배합사료 의무화 앞두고 품질향상 인식전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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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합사료 의무화 앞두고 품질향상 인식전환 노력
  • 윤창훈
  • 승인 2015.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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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양식품종인 광어(넙치)가 2017년 배합사료 의무화를 코앞에 두고 있다.
정부는 양식산업발전법을 제정해 내년부터 의무화할 계획이었지만 2017년부터 시행하되 냉동된 생선을 갈아주는 생사료(MP) 사용량이 90%가 넘는 광어 한 품목만을 우선 시행하고 단계적으로 품목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는 늦어도 올 연말에는 양식산업발전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고 통상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7년부터 법 시행에 맞춰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고시로 규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기존 배합사료 시범사업에 참가한 양식어가들은 배합사료 법제화 조기추진과 함께 양식장 규모별 보조금 한도 조정, 비타민이나 효소 등 광어 양식용 첨가제 지원, 배합사료 광어 유통업체 설립에 따른 물류비 지원 같은 다양한 요구사항을 정부에 제시하고 나섰다. 이처럼 올해 양식업계 화두로 부상한 배합사료 의무화를 위해 품질향상은 물론, 양식어업인의 인식전환에 앞장서고 있는 곳이 바로 제주어류양식수협 친환경사료사업본부(본부장 오동훈)다.

광어, 생사료 사용량 90% 이상

정부의 배합사료 정책은 고품질 고효율 배합사료의 확대를 통한 산업화에 있다. 실제로 세계 연어시장을 석권한 노르웨이는 지난 1990년대부터 친환경적이고 고효율 배합사료를 개발, 보급함으로써 양식장의 노후화를 막고 사료효율을 높여 생산원가 절감과 함께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광어가 양식어종을 대표하고 있지만 아직도 90%이상 생사료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제주에는 350여 곳의 육상수조식 광어양식장이 있으며, 연간 광어생산량은 2만3000톤에 2600여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제주의 양식광어 생산량은 전국의 62%를 점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제주시 한림읍 월각로에 제주어류양식수협 친환경배합사료 공장이 들어섰다. 친환경 배합사료공장은 모두 91억8400만원(국비 20억원, 지방비 12억원, 자담 59억8400만원)을 투자해 청정 제주바다 환경을 보전하고 어족자원 감소를 극복하는 사료공급 체계 구축과 양어사료 품질개선을 통해 제주 양식산업 발전을 구현하기 위해 건립됐다.
공장규모는 대지면적 2만2906㎡, 건축연면적 2820㎡ 규모로 전자동시스템이 적용된 최첨단 배합사료 생산라인 구축은 물론 연구실, 보관창고, 사무실 등이 함께 건축돼 맞춤형 배합사료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생산규모는 연간 1만톤 수준이다.
제주도내 양식장이 모두 배합사료로 전환할 경우 연간 4만톤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위해 제주도내 친환경배합사료 공장에서 연간 2만톤 정도를 생산, 양식어업인들에게 저렴하고 양질의 고효율 배합사료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배합사료 시범사업 통해 문제 노출

제주도 지역에서는 지나 2012년부터 배합사료 시범지역사업을 벌여 국고 30%, 지방비 20%, 자부담 50% 방식으로 해마다 희망하는 양식장에 배합사료 구입비를 보조해주고 있다. 2012년엔 100억원을 들여 서귀포시 양식장 33곳에 대한 지원을 벌였다. 또한 2013년에는 76억8000만원이 투입돼 서귀포시 양식장 45곳에서 시범사업이 진행됐다. 작년에도 제주시 22곳(50억원), 서귀포시 63곳(149억5400만원)이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이같은 시범사업은 생사료 사용으로 인한 연안 환경오염 방지와 어족자원 남획을 방지하기 위해 추진돼왔다. 하지만 제주도내 어류 양식장 중 절반 이상은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어 양식을 기준으로 지난해의 경우 제주시 127곳 중 22곳, 서귀포시 224곳 중 63곳이 신청하는 등 전체 참여율이 24.2%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배합사료를 먹일 경우 성장 지연, 어병, 비만도 문제 등이 발생한다는 생각이 퍼져있는 탓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친환경사료사업본부는 우선, 생산자 위주의 맞춤형 배합사료 생산에 나서고 있다. 자체브랜드인 ‘보그락’을 붙여 제주지역에 최적한 배합사료를 만들고 유협 유통조직을 통한 유통단계 축소와 원가절감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기존 사료제조회사들과 동반성장은 물론, 견인차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수산과학원 사료연구센터가 특허 출연한 접목해 양어사료의 기본모델을 제시, 전반적인 사료의 품질향상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동훈 본부장은 “배합사료의 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학연 공동으로 다년간 진행된 연구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실용화 단계에서 저급 배합사료의 공급으로 사용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제주 맞춤형 개발해 품질향상 주도

배합사료 사용은 아무리 취지가 좋다 하더라도 현장의 양식어업인이 외면하고 시행과정에서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업체에서는 그동안 생사료 광어 양식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오태곤 원양수산 대표는 “같은 시기 입식한 광어를 배합사료와 생사료로 키웠을 때 성장속도와 생산비에서 생사료가 월등히 우수하다”며 “그럼에도 양식어가들이 배합사료를 사용하는 것은 정부의 보조금 정책 때문인데 보조금이 중단되면 제주도 광어양식이 공멸할 우려가 높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해양수산부 측은 법제화 시행까지는 보조금 지원과 참여 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모니터링 참여업체 등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배합사료를 사용하는 양식어업인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품질향상은 물론, 정부 보조사업의 방향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오동훈 본부장은 “광어가 500~700g 크기까지는 배합사료로 키우고 이후 출하단계까지 생사료를 공급하는 방안에 대해 정부의 행정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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