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조합법인 해성 광어 가공품 개발은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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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조합법인 해성 광어 가공품 개발은 선택 아닌 필수
  • 윤창훈
  • 승인 2014.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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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양식품종인 광어가 출하량 증가와 소비심리 위축까지 맞물려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출하가격이 원가에도 못 미치자 제주어류양식수협을 중심으로 자체 수매 등 수급조절에 나섰지만 워낙 양식장들마다 재고량이 많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해양수산부와 지자체도 추락하는 광어값을 부축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잇지만 결국, 가공품 생산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광어 양식업계에 당면한 난제를 타개해 나가기 위해 소비촉진과 수출 마케팅이 한창인 가운데 일찌감치 가공품 개발에 나선 곳이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광어포를 시작으로 광어를 이용한 생선가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영어조합법인 해성(대표 김성준)이 바로 화제의 주인공이다.

2010년부터 국내 첫 광어포 사업 진출

영어조합법인 해성의 모태는 지역연고산업 육성사업(RIS)을 진행 중인 제주대학교 제주광어브랜드육성사업단(단장 이영돈 교수)이다. RIS를 통해 개발한 기술이 이 회사의 밑천이 된 것이다.
김성준 대표는 지난 1992년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고향인 제주도로 내려와 전분공장을 운영했다. 당시 제주도에선 광어 육상양식장이 붐을 이루고 있던 만큼 전분공장 시설을 활용, 광어양식에 도전장을 내기로 결심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본격적인 양식을 준비하기 위해 제주대에 편입, 이영돈 교수 연구실에서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단순히 양식장을 운영하는 것에서 300~400g 크기 광어를 원물로 가공품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꿈을 키워나갔다. 실제로 이 회사의 조릿대 광어포는 지난 2012년 국내 최초로 ‘아이해브’ 브랜드를 달고 롯데백화점 노원점 프리미엘 매장에 납품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제품은 김녕수산에서 생산한 무항생제 건강 광어에 항균, 면역증진 효과가 우수한 조릿대 추출물을 첨가해 만들었다. 기존 어육포와 차별화한 명품 광어포로, 구이용과 요리용으로 구분해 시장공략에 나섰다. 특히 제주어류양식수협 주관으로 실시한 광어포 맛 조사에서 해성 측이 만든 제품이 1등을 차지했다.
하지만 기존 활어 유통방식을 고집하는 양식장들이 작은 크기의 광어 납품을 꺼리면서 원물 확보가 어려워 광어포 생산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양식장 입장에선 1㎏이상 크기로 판매해야 수익을 더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이같은 양식업계의 비협조와 시대를 앞서가면서 겪어야 하는 시련에 굴하지 않고 지난 2013년 무농약 우리밀 광어 수제 생선가스 제품을 내놓았다. 더불어 ‘어멍아라’라는 자체 상표를 달고 프리미엄 즉석식품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어멍아라’는 엄마의 바다라는 의미인데 제주어(어멍)와 순우리말(아라)을 조합해 만들었다. 넓고 깊은 바다와 같은 어머니의 마음과 정성으로 정직한 제품을 공급한다는 이 회사만의 기업철학이 담겨 있다.
김 대표는 “광어 생선가스는 제주의 푸르고 싱싱한 바다 속 자연의 이로움과 신선함을 그대로 전해주기 위해 국내산 광어 통살과 친환경 무농약 우리밀을 사용하고 합성첨가제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간편식을 선호하는 젊은 층을 고려, 광어를 활어가 아닌 전자레인지로 즉성 조리해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프리미엄 즉석식품 시장에 승부를 걸었다.

프리미엄 즉석식품 시장에 올인

이 제품은 광어 살을 원재료로 해 제주 조릿대 추출물과 표고버섯 분말, 다시마 분말, 천일염 등 친환경 재료로 염장한 후 튀겨 바로 급냉 처리한 제품이다. 특히 해동후 전자렌지나 오븐에 바로 데워 먹을 수 있는 간편성까지 갖춰 더욱 주목받고 있다. 데운후 실온에서 1분 정도 수분을 증발시키면 생선가스 특유의 바삭함까지 느낄 수 있다는 것. 가정에서 튀김요리를 할 경우 여러 준비와 청소작업이 만만치 않은데 해성의 광어 수제생선가스는 이러한 번거러움을 말끔히 해결한 것이다.
실제로 이 제품은 홈쇼핑을 통해 팩당 60~70g 짜리 20개 묶음으로 5만9000원에 판매 중이다. 소스를 제외한 팩당 가격이 3000원으로 고가이다 보니 아직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해성 측은 가격을 낮추고 맛을 끌어 올리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부분 활어로 소비하는 광어를 냉동품으로 가공한다고 말하면 모두들 비웃는 게 현실”이라며 “최근 원가 이하에 거래되는 광어의 안정적인 수급과 소비확대를 위선 냉동가공품 개발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가격 낮추고 맛 개선 연구 집중

광어 생선가스는 최근 미국 동부지역의 H-마트 매장에 진출하며 수출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어류양식수협,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제주광어의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각인시키기 위해 연 2회 추진 중인 행사에 해성의 광어 생선가스도 당당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해성 측은 오는 3월 30억원을 들여 제주시 도남동에 제2 가공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연면적 450평(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금의 공장보다 생산능력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광어 역시 다른 생선과 마찬가지로 가공을 통해 판매계층을 넓히고 산업의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원전 사고이후 소비자들의 잘못된 인식으로 수산물 소비가 줄고 제주광어 산업이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적정 생산과 더불어 2차 가공식품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수요처를 발굴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광어가 활어 외에 다른 먹을거리로 활용이 부족한 점이 아쉬웠다”며, “누구나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제품으로 재탄생시켜 소비도 늘고 광어업계도 더욱 활성화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품이 시장에 자리잡기 위해선 지속적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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