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주민의 애환 서린 조금부부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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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주민의 애환 서린 조금부부를 아시나요
  • 윤창훈
  • 승인 2014.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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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 달이 지구를 중심으로 직각을 이루는 날, 조금 때만 되면 섬 사나이는 설렘이 앞선다. 한 달에 두번 찾아오는 이날은 가족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생계를 위해 기러기 아빠가 된 그에게 ‘조금부부’라는 애환 서린 푸념이 입에서 엉겨 붙는다.
10년째 전북 부안군 위도면 식도에서 어촌계를 이끌고 있는 박희영(46) 계장도 초등학생 막둥이부터 살가운 아내까지 뭍에서 생활하는 가족들의 안부가 그립기만 하다. 당장이라도 어루만지고 싶어 손을 들어 가리키면 애잔함은 더욱 커져간다.
이처럼 바다로 사방이 막힌 작은 땅덩이 섬은 단절의 공간이자 그리움과 동경이 응어리진 공간이다. 바다 건너편 또 다른 섬이나 뭍이 보일 때 간절함은 더욱 커진다. 그래서 식도 주민들은 2.5㎞ 거리의 위도까지 다리를 놓는 게 숙원이 됐다.
다리만 연결되면 어획고를 대체해 관광객을 유치할 기대가 부푼다. 더구나 해가 떨어지면 배편이 끊겨 집을 지척에 두고도 객지서 하룻밤을 지나야 하는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다리 공사에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어야 하는데 사정이 녹록치 않다. 게다가 순박한 어촌인심이 외지인들 탓에 한 순간에 황폐화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교육과 의료 등 정주기반이 열악해 ‘조금부부’가 될 수 밖에 없는 섬지역에 정책당국의 관심과 배려가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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