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어업에 새로운 활로 개척...통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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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선어업에 새로운 활로 개척...통영시
  • 남달성
  • 승인 2004.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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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려수도 뱃길중심에 자리잡고있는 경남 통영시는 자연경관이 아름답기로 그지없다. 2백여개가 넘는 올망졸망한 섬들이 마치 예저기 줄지어 서있고 그 섬사이로 고기잡이 배들이 어장을 향해 파도를 가른다. 어느 섬 할 것없이 섬주위에는 하얀 부자(浮子)가 질서정연하게 행렬을 이루고 그 사이사이로 양식어업인들이 바다의 영양염류를 듬뿍 머금은 굴을 수확하느라 여념이 없다. 또 한켠에서는 불그름한 우렁쉥이가 양망기를 타고 줄줄이 선상으로 올라온다. 정녕 바다는 어업인들의 풍요를 캐는 삶의 터전인가 보다.

이곳에 바다목장사업이 터전을 마련한 것은 1998년. 통영시를 에워싼 주변해역에는 굴을 비롯, 미역 조피볼락(우럭) 등 온통 양식장이 빼곡히 들어차 있지만 바다목장사업은 이와는 개념이 다르다. 수산양식은 마치 돼지와 닭을 사육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바다를 칸막이 해 유용한 수산생물을 인위적으로 키우는 것이지만 바다목장사업은 이와달리 ‘울타리 없는 양식’으로 정의된다. 또 다른 점은 여느 양식장의 경우 소유주가 정해져 있지만 이들해역에서 자라는 어패류는 무주물이다. 말하자면 그 지역어업인들의 소득을 위해 자원을 늘리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따사로운 햇살이 누리에 가득한 4월 하순 기자는 국내 처음으로 벌이는 통영시 산양읍 연화리 연명부락일대 바다목장사업 현장을 찾았다. 해양호(3t)에 몸을 맡긴채 선창가에서 대장두도 앞 뗏목위에 떠있는 현장사무소로 이동했다. 이곳은 한국해양연구원 바다목장사업팀이 지난 6년간 수산자원조성과 어업인 소득증대를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를 하는 곳이다. 뗏목 바로 밑에는 곧 방류할 조피볼락과 감성돔 등이 이따끔 머리를 꼿꼿이 치켜세운 채 수면위로 떠오르고 뗏목을 중심으로 한 반경 0km해역에는 3~4년전 방류한 어미들이 산란, 치어들이 유영(遊泳)하곤 한다.

이곳에 지금까지 풀어놓은 새끼고기는 자그마치 4백24만8천여마리. 사업 첫해였던 1998년에는 5만5천여마리를 풀어주었으나 1999년 5만5천여마리, 2000년 1백16만여마리, 2001년 1백33만여마리 2002년 1백15만여마리에 이어 작년에는 000만여마리를 방류했다. 대상어패류는 조피볼락과 볼락, 참돔과 감성돔 및 전복. 이 가운데 39만여마리는 통영시와 민간업체가 스스로 지원한 것이다. 따라서 바다목장사업팀은 대상생물의 생태 및 행동연구와 시험어의 이동범위, 어종별 상호관계와 먹이생태 규명, 방류종묘의 성장에 따른 구조물 이용을 계절별 수심별로 조사했다.

이 결과 볼락의 폴리에틸렌 평판 구조물투입에 대한 반응을 보면 3일째부터 저층 평판주위를 맴돌았고 주간에 원형수조 가장자리를 회유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 뜬말 주위에서 볼락의 경우 처음에는 14.4cm짜리 한 마리가 얼굴을 내밀었으나 점차 그 수가 늘어 3~4개월 후에는 22.1~31.5cm크기가 떼지어 유영하고 있는 것을 알아냈다. 더불어 일주일간의 절식후 3년생 조피볼락 20마리 가운데 4마리가 어린 볼락을 잡아먹었고 볼락의 구조물 이용은 클 수록 단독생활을 하는 반면 조피볼락은 암초나 어초주변 등 어두운 곳에 머문다는 사실을 수중관찰 결과 드러났다.

특히 바다목장화 조성대상해역 20㎢에 투하된 인공어초는 모두 7천8백52개. 이는 1978년부터 집어넣은 인공어초를 포함한 것이다. 이에따라 시설후 약 15년이 지난 곤리도 사각어초어장에서 삼중자망의 폭당 어획량은 4,46kg으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오곡도의 2,3kg이었다. 이 조사에서 조피볼락과 볼락은 주축성 어류여서 면구조를 선하하지만 농어는 보목적성 어류이기 때문에 부피가 큰 구조물을 좋아하는 것을 밝혀냈다. 따라서 어초를 시설할 경우 어초그룹의 적정규모는 2천4백㎡가 적당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방류용 우량 종묘생산 및 판별 등 자원조성기술을 위해 2002년 6월5일부터 1백20일간 볼락치어의 수용밀도별 실험을 한 결과 ℓ당 1.2마리 수용구가 가장 높은 일간 사료섭식량을 보였고 2.0마리 수용구가 가장 낮은 일간 사료섭식량을 나타냈다. 이와함께 중간육성기술은 점등에 의한 대상생물의 반응에 따라 섭이능력평가와 섭이결과 평가 먹이생물 조성 등으로 구분했다. 이 결과 야간점등에 의한 먹이생물 유도효과는 9월과 10월의 경우 단각류가 빛에 민감해 출현 개체수의 80%이상을 차지했으나 비점등지역에서는 3.4%수준에 머물러 빛에 대한 양성군집반응을 보였다.

또 조피볼락 방류 3주전부터 급이때마다 음파를 수중에 내보내 음향학습을 실시한 결과 먹이를 주기 5분전부터 음파를 방성(放聲)한 결과 2~3일후부터 민감한 반응을 보여 그물구석으로 이동하면서 사료를 먹었다. 그러나 수중음을 발신하지 않은 다른 방류어들은 관리인이 접근할 경우 표면을 향해 수직으로 상승하는 행동을 나타내는 것과는 좋은 대조를 나타냈다. 방류어가 자연수계에서 얼마나 잘 적용하는 가를 알아보기 위해 조사한 결과 아가미 뚜껑을 절단한 표지방류이 가장 효과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적정방류 크기는 12~14cm가 이상적이었다.

외톨개모자반 종묘생산에 따른 해조종묘생산 및 이식시험조사에서 외톨개모자반 유배는 배양 1주일이후 약 2mm로 자라 1개월후에는 16mm, 2개월 뒤에는 51mm, 3개월 후에는 최대 80mm로 성장한 것을 한실포연안에 가이식했다. 이를 바탕으로 평균 엽장 30mm의 가이식 외톨개모자반은 1개월 후 1백23mm, 2개월후에는 3백11mm, 3개월 후에는 6백18mmfh 각각 생장, 바다목장 현장에 이식할 수 있었다. 이처럼 외톨개모자반 유엽을 가이식해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을 감안할 때 이곳 인공어촌에 1년생 괭생이모자반과 다년생 외톨개모자반을 적절히 혼합, 해조장을 조성할 경우 어패류 자원조성에 안성맞춤일 것으로 유추된다.

이같은 실험과 함께 자원조사를 실시한 결과 통발어구에서 37종, 총 1천8백개체, 11.62kg이 출현했다. 출현대상종은 볼락류가 6백16개체 76.3kg으로 34.2%와 65.7%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조피볼락은 4백77개체, 6.98kg이 나타나 각각 26.5%와 60.1%의 조성비율을 나타냈다. 다음으로 볼락이 1백6개체, 2.42kg으로 5.88%와 2.08%, 황점볼락이 7개체,3.20kg으로 0.38%,2.60%를 점유했다. 월별 풀연양상은 10월의 경우 조피볼락이 1백41개체,1.99kg이 나와62.,39%와 87.0%를 나타냈고 월별체장 조성은 4~5월 출생할 경우 5월들어 6.5cm로 컸다.

따라서 2001년 4월부터 2002년 5월까지 대장두도 남쪽 연안 수심 6m의 인조해조장으로 구축된 수중구조물내 자원조성은 모두 16종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연중서식어종은 상어였다. 볼락과 조피볼락 미역치 등도 거의 연중 출현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또 같은 해역에 설치된 다목적 연안어초에는 5월 설치 한달만에 용치놀래기와 농어 등 8종, 7월에는 놀래기와 어렝놀래기 등 비교적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10종으로 늘었다가 2002년 2월에는 미역치와 볼락, 조피볼락, 노래미 등 5종으로 외려 줄었다가 11월에는 다시 12종으로 늘었다.

이렇듯 바다목장사업팀은 어장조성분야와 자원조성분야 및 이용관리분야로 구분,지금까지 000억원을 투자했다. 특이한 시설물은 뗏목형 음향급이기 1세트와 거치형 환경측정시스템 1세트 인공해조장 등. 앞으로 올연말까지 여기에 쏟을 자금은 000억원, 주로 000과 000, 000둥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관련, 바다목장사업의 총괄책임을 맡고있는 김종만(金鍾萬)박사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않던 바다목장사업이 가시적 효과를 거둘 시점에 와있다”며 “이 사업은 자원고갈로 사활의 기로에 서 있는 어선어업자들의 새로운 활로를 열게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따라서 바다목장사업이 끝나는 올연말 이후 서서히 효과를 보여 연ㅁ여부락 등 14개마을 12개 어촌계 소유 6백여척의 동시조업이 가능한 시기는 오는 2012년부터, 최대 지속적 어업생산 실현은 사업착수 23년후가 되는 2021년으로 잡고있다. 이때 연간 어획량은 4천여t. 외지어선을 포함, 총 조업척수 1천여척을 고려할 때 척당 4t을 잡아 연간, 4천여만원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이때 수익률은60% 안팎. 또 연간 통영방문객 가운데 1만명이 바다목장사업이 이곳을 찾을 경우 24억원, 2만명일땐 48억원의 간접수입을 올릴것으로 예상하고있다.

사회경제적 타당성 측면에서 볼때 순 현재가치(NVP)가 4백18억~4백66억원, 내부수익률(IRR)이 15.8~16.7%, 투자회수기가은 사업시행후 16~17년, 목장조성이 끝난이후~7년으로 보고있다. 또 기술적측면에선 첨단기술의 공동개발에 따라 세계적으로 우위를 선점한데다 환경친화적 수산자원 증대기술을 확보하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산업적으론 어장과 어항 어촌의 안정화를 유도, 수산업진흥과 수산물의 안정적 공급을 꾀하고 어촌과 도시의 경제와 문화교류의 활발한 장(場)을 마련,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해양생태계의 구조와 기능 및 동태를 살피기 위해선 어류의 종(種)조성과 먹이사슬, 해류흐름과 방향 및 세기 그리고 유입오염원 총량과 성분을 정확히 판별해야 하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연구원 스스로 잠수장비를 갖춰 수심 35m까지 들어가 갖가지 실태를 파악하고 있으나 여전히 위험성을 안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없이는 이 사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해양연구원 명정구(明正求)박사는 “바다목장사업은 다른 사업과는 달라 아무리 많은 투자를 하고 어떠한 기술을 도입해도 어업인들의 자발적 참여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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