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인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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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인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총론
  • 남달성
  • 승인 2004.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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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목장사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지고있다. 1998년 국내 처음으로 경남 통영시 산양읍 연화리 일대 20㎢에 바다목장사업을 착수할때만 해도 대다수 국민들은 물론 심지어 어업인들도 바다목장사업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미친 짓 한다”며 비웃던 그들이 이젠 “바다목장사업이 이런거구나”하면서 뒤늦게 이 사업을 이해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반증하듯 해양수산부가 작년들어 동해와 서해에 이어 제주도에 시범사업해역을 정하려 할땐 서로 이를 유치하겠다며 각 시군마다 어업인들을 주축으로 한 유치위원회를 구성, 온갖 로비를 한 것이 좋은 사례다.

그럼 바다목장사업이란 도대체 어떤것인가. 현행 수산업법 제 79조2항은 행정관청은 수산자원 조성사업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장관은 수산자원 조성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시․도지사는 지역특성에 따라 수산자원 조성사업 시행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에따른 구체적 방법과 시설 기준 및 절차는 해양수산부령으로 정하고있다. 따라서 현재 해양수산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산자원 조성사업은 크게 수산종묘 방류와 인공어초 시설사업으로 대별된다. 이에 소요되는 자금은 수익자로부터 거둬들인 부담금과 국고 및 지방비로 충당된다.

그렇다고 종묘방류와 인공어초 투하를 바다목장사업이라고 할 수 없다. 사실 바다목장사업을 정의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바다목장사업의 개념은 수산물 생산과 제어 등에 필요한 모든 공학기술을 해양생물과 유기적으로 결합한 제조업적 생산시스템으로 단순한 채포가 아니라 계획적 생산과 기업적 경영시스템을 접목한 것을 일컫는다. 그래서 현재의 증양식보다 해양생물자원의 지속가능한 생산력 유지와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해양공학과 등의 기술을 활용, 자원을 증식하고 어업인 소득증대를 꾀하자는 것이다.

말하자면 육상목장의 경우 넓은 초원을 대상으로 일정장소를 구획, 소나 말 돼지 양 등 가축을 방목, 사육한다. 반면 수산양식은 돼지와 닭을 사육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바다를 칸막이 해 유용한 수산생물을 인위적으로 키우는 것이다. 그러나 바다목장사업은 ‘울타리가 없는 양식’이다. 이렇게 설명하면 더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도 있다. 이동성이 강한 물고기를 울타리도 치지 않고 고기를 키워 어떻게 잡을까. 의문이 꼬리를 잇는다. 바다목장사업은 현재까지 개발된 토목공학을 비롯, 해양공학 전기, 전자공학 재료공학 등 관련기술과 연계, 물고기를 달아나지 못하도록 순치시키고 보금자리를 마련재 주는것이다.

그럼 외국의 바다목장사업은 어디까지 진척돼있는가. 일본은 1980년부터 1995년까지 해양목장기술개발연구계획을 짜 오이타현을 비롯, 현재 20여곳을 해양목장으로 지정, 운영하고 있다. 이 결과 넙치의 경우 30%, 참돔은 10%의 증산효과를 거두고있다. 또 미국은 1995년부터 태평양쪽에서 미․일 공동으로 참다랑어 양식에 심혈을 쏟고 유럽 역시 내파성 양식공학기술을 도입, 노르웨이 등 어업선진국이 이미 해양목장사업에 뛰어들고있다. 중국도 최근 복건성과 광동성을 중심으로 바다목장사업의 기반을 구축,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다소 늦은 감이 없지않다. 가장 먼저 시도한 통영바다목장사업에 쏟을 총사업비는 2백40억원. 이 가운데 1백49억7천만원을 이미 투입했다. 총 공정률은 63%. 올 연말까지 90억3천만원을 더 부어 종묘방류량을 더 늘리고 지속적 연구를 거듭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현재까지 들어선 시설물은 뗏목형 음향급이기 2대(5억5천만원)를 비롯, 사각어초 등 어초시설 1백여개(19억5천만원) 종묘방류 4백24만마리(36억5천만원) 수온과 조류세기 등을 실시간으로 재는 관측부이 3대(3억2천만원) 등을 갖춰놓았다.

이처럼 바다목장사업은 어장조성분야와 자원조성분야 및 이용관리분야로 구분, 서서히 진행돼왔다. 따라서 바다목장사업이 끝나는 올연말 이후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효과가 드러날 시기는 오는 2012년부터. 또 최대지속적 어업생산실현은 사업착수 23년이후가 되는 2021년으로 잡고있다. 이때 연간 어획량은 4천여t. 외지어선을 포함, 총 조업척수 1천여척을 고려할 때 척당 4t을 잡아 연간 4천여만원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이때 수익률은 60% 안팎. 해양연구원은 현재 조성된 자원량을 2천여t으로 잡고있다.

이같은 자원회복에 따라 지금도 가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이 사업을 착수하기 전이었던 1998년만 해도 통영시가 발급한 낚시어선의 경우 2백여척이었던 것이 연년이 늘어 지금은 1천1백35척에 달하고 있다. 바다목장사업해역내 자원이 늘어남으로써 보호수면 바깥쪽에서 유어(游漁)객들이 낚시를 해도 짭짤한 재미를 볼 수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따라 낚시용품판매와 낚시선 대절 등으로 연간 30억원에 가까운 소득을 얻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 이들과 함께 통영을 찾는 관광객만도 연간 2만여명은 넘으리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통영바다목장사업을 추진하면서 얻은 기술축적은 값진 것이다. 그 중의 하나가 야간점등에 의한 중간육성. 3~4cm 안팎의 어린 종묘를 10cm정도까지 키우는데 일반 양식장에서는 보통 4~5개월 걸리기 일쑤지만 밤에 불을 밝히면 새끼고기가 몰려든 동식물 플랑크톤을 잡아먹기 때문에 자연화가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다. 만약 배합사료를 계속 주다가 바다에 풀어주면 환경에 적응하지못해 폐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광(Sunshine)순치 사육방법은 자연에서 먹이를 구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어서 배합사료 공급때보다 경비가 무려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것.

또 수중방류를 시도한 것이다. 보통 어류방류는 선상 또는 어창에서 직접 새끼고기를 바다에 놓아주는 것과는 달리 연구원이 특수제작한 상자(Cage)에 방류대상종묘를 넣어 적정 서식장소에 풀어준다. 따라서 선창 또는 어창방류때보다 군집성이 강해 한곳으로 몰려다니기 때문에 큰 고기에 잡아먹히지도 않고 방류사업 자체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새로 고안된 음향급이기 설치비가 1억5천만원이어서 15억원에 달하는 일본의 음향급이기보다 가격이 10분의 1에 불과, 그만큼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

2002년부터 착공에 들어간 전남 여수 바다목장사업은 당초보다 진척이 늦은 감이 없지않다. 이는 여수권과 고흥권 완도권과 해남 진도권을 놓고 사업대상해역 선정에 많은 시간을 허비했기 때문이다. 이곳에 부어넣을 총사업비는 3백58억원 규모. 국고 3백7억원과 여수시부담 33억원이고 나머지 가운데 어업인부담이 6억원 민간업체 12억원으로 짜여져있다. 현재까지 쏟은 투자비는 40억8천만원. 중간육성장 1곳에 7천4백만원과 인공어초 00개를 투하하는데 23억원, 조피볼락과 감성돔 참돔 등 종묘방류 70만마리에 7억여원을 들였다. 사업기간은 오는 2008년말까지.

더불어 지난해 동해와 서해 그리고 제주도 바다목장사업장을 선정하기 위해 정부는 물론 해양연구소가 1백여명이 넘는 각계의 전문가를 동원했다. 그 결과 동해에 경북 울진, 서해에 충남 태안, 제주도에 북제주군을 사업대상지역으로 확정했다. 울진바다목장사업에는 총사업비 국고 3백55억원과 울진군 40억원, 어업인 8억원 민간기업 1백55억원 등 모두 5백87억원을 예상하고있다. 태안의 그것은 국고 3백37억원과 지방비 77억원 어업인 6억원 민간기업 30억원으로 짜여져있다. 북제주군은 국고 3백50억원과 지방비 40억원, 어업인 8억원 민간기업 2백35억원 등 모두 6백33억원을 편성해 놓고있다.

그러나 놀라운 사실은 불과 몇해전까지만 해도 바다목장사업에 대해 별 반응을 보이지않던 각 시․군이 어업인들로 구성된 유치위원회를 구성, 유치에 나설만큼 경쟁이 뜨거웠다. 뿐만 아니라 유치를 위해 지금까지 바다목장사업에 냉담한 반응을 나타내던 어업인들이 양식장과 정치성어업권을 스스로 포기하겠다고 스스로 약속도 했다. 이같은 현상은 첫째 통영바다목장사업이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는 사실과 각종 매체를 통해 바다목장사업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연안수산자원 회복방안으로 이만한 대안이 없다는 것과 이 사업에 따른 예산의 대부분이 국고로 지원된다는데 지방자치단체가 관심을 가진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러한 장밋빛 청사진에도 불구, 올해 정부예산이 10억원 밖에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초 해양연구원은 각 사업장마다 올해 10억원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생각대로 예산확보가 안돼 어려움에 빠져있다. 때문에 해양수산부는 통영과 여수지역 사업장의 예산 가운데 일부를 떼내 착수할 것을 면밀히 검토하고있다. 이는 당초 국민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더 이상 신뢰성을 잃지말아야 한다는 절박성 때문이다. 그러나 칼자루를 쥔 기획예산처는 이미 사업을 벌인 통영지역 바다목장사업의 성공여부를 보고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는 천부당 만부당 한 일이라고 수산계에선 반박하고있다.

또 한가지 걱정은 이같은 예산을 쏟느다고 해서 사업장 모두가 반드시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다. 아무리 좋은 시설과 환경여건을 갖추었다고 해도 현지 어업인들이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일정기간동안 보호수면내 조업중단 중단과 함께 불법조업을 해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선 사업대상 시군이 어업인들을 대상, 교육을 펼쳐야한다. 어업인들이 “이 사업은 바로 내 것이다”라는 사고전환을 하지않으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지금 어업인들이 너나 할 것없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자원고갈때문이란 점을 깊이 명심할 필요가 있지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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