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인류학자 브라이언 페이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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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인류학자 브라이언 페이건 교수
  • 장승범
  • 승인 2013.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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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업 없으면 자손들 재앙 만날 것

세계적 인류학자 브라이언 페이건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수협중앙회와 국제협동조합연맹(ICA) 수산위원회가 공동으로 28일 개최하는 제3회 KNFC 국제수산심포지움 참석을 위해 내한한다. 브라이언 페이건 교수는 심포지엄에서 '수산업이 인류문화에 미친 영향과 중요성’에 대해 기조연설하고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와 특별대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페이건 교수와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전문을 게재한다.

-언제부터 바다 또는 수산업에 관심을 가졌습니까? 지난해 ‘Beyond the Blue Horizon'을 발간하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습니까. 책 소개를 간단히 해주십시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고고학자이지만 제가 바다에 대해서 책을 쓸 때 알게 되었던 것 말고는 어업이나 수산업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수산업의 일부분에 대해서나마 저술한 책이 두 권 있습니다.
2004년에 출판된 “금요일엔 생선(Fish on Friday)”이라는 책은 유럽역사에서, 특히나 성일이나 사순절에는 고기 먹는 것을 금지했던 기독교의 종교적 교리가 중요했던 시대에 수산업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설명하는 책입니다. 이러한 종교적 교리로 인해서 유럽과 뉴펀들랜드의 청어어업과 아이슬란드 대구 무역이 발전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또한 건어물이나 염장한 생선이 선원들에게 얼마나 중요했는지에 대해서도 소개했습니다.
작년에 발간된 “푸른 지평선 넘어(Beyond the Blue Horizon)”는 인류 초기에 바다 탐험을 시도했던 것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책입니다. 이 책은 역사적인 배에 관한 책이 아니라 전통적인 선박과 선원들이 왜 육지를 떠나 바다를 건넜는가에 관한 책입니다. 당연히 이 역사의 일부는 수산업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동남아시아에서 처음 항해가 시작되었던 4만5000년 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장구한 시간을 다루고 있습니다.

-수산업을 연구하면서 기억나는 것들은...
△지금까지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유럽과 지중해 연안 해역과 태평양 군도 및 뉴질랜드 해역 등지를 항해했습니다. 저는 어업을 생계로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세계 곳곳을 여행 다니며 각지의 수산업을 관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뉴펀들랜드의 어항과 북노르웨이의 로포톤(Lofoton) 섬 해안가 마을입니다. 두 곳 모두에서 대구 건조 덕장을 볼 수 있었는데, 아직도 사용되고 있는 곳들이 많았습니다. 오래 전에는 우간다 빅토리아 호수에서 일하는 아프리카 어부와 함께 살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과거 선사시대 때부터 수산업이 우리 인류문명에 어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으며 근대사의 발전에 어떠한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어업이 언제부터 인류의 생계에 중요한 의미를 차지하게 되었는지는 잘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마 수렵 생활을 하던 인류가 서부 유럽에서 되돌아오는 연어를 잡기 시작했던 빙하기 후반이 아니었을까 짐작됩니다. 비슷한 시기에 동남아시아 해안 어종과 참치 낚시가 시작되었을 것 같고 3만년 전부터는 분명히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해양어업이 팽창하게 된 것은 해수면이 상승하기 시작한 빙하기 이후, 만 년 이후 일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양어업은 무거운 하중의 짐을 실을 수 있고 바다에서 태풍에 견딜 수 있을 만한 어선의 개발이 필요하였기 때문에 좀 더 최근에 와서 발전하였습니다. 이러한 원양어선은 500년 전이나 그 보다 조금 일찍 사용이 확대되었고, 지중해 및 기타 지역의 원양어업은 주로 참치 중심이었습니다. 어업은 인류 역사, 특히 어업의 규모나 조업 효율성이 크게 개선된 지난 2000년 간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어류는 특히나 염장기술이 발달하면서 선원 및 군인들의 주 영양원이 되었고 신앙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게 중요한 영양원이 되었습니다. 또한 아시아 및 페루 해안과 북미대륙의 북서부 해안 등지의 전통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식량이었습니다. 자연용승이 발생한 지역에서 다량의 어류가 채집되면서 사람들은 정착생활을 시작했고 도시와 국가를 형성하게 된 것 입니다.

-바다 또는 수산업의 중요성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신다면...
△지속적인 수산업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는 우리의 자손들이 재앙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번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한국의 수산업과 수협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역사의 중요한 교훈 한 가지는 인간 사회가 연안 지역 인구가 그 전 보다 더 적어진 지난 2000년 간 바다에서 과다 어획을 했다는 것입니다. 인구가 증가하고 빈곤이 확대되는 오늘날 과다어획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이점을 염두해 두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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