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도루묵 자원 회복, 어업인들의 협조 있었기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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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도루묵 자원 회복, 어업인들의 협조 있었기에 가능
  • 안현선
  • 승인 2013.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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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수산기술지원센터 정선홍 계장

자망·기선저인망 업계 분쟁 해결에 주력
도루묵 어획량 약 1만 톤으로 껑충 뛰어

지금 강원도 연근해에선 기현상(奇現象)이 나타나고 있다.
5월 하순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겨울철 어종인 도루묵이 대량으로 어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도루묵은 제철인 10~12월 이외에도 연중 소량씩 어획되는 어종이긴 하지만 지금처럼 많이 잡히진 않는다.
유례에 없던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어업인들은 ‘도루묵 자원회복사업’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자원회복사업의 효과가 정점에 달했다는 것.
특히 어업인들은 도루묵 자원회복사업이 성공하기까지는 어업인, 연구소, 행정기관 등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그 중에서도 강원도 수산기술지원센터 정선홍(39) 계장의 열정을 최고로 손꼽았다.

자율적 협약 체결 성공
“도루묵 자원회복사업이 자리 잡기 위해선 어업인 스스로의 인식전환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합니다. 그래서 현장 설명회를 통해 자원회복은 어업인을 위한 사업임을 지속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주인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정 계장은 지난 2008년부터 도루묵 자원조성사업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도루묵 자원회복사업은 정부에서 수립한 수산자원회복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소형어 남획, 산란장 파괴 등으로 어획량이 급감한 도루묵을 중점 관리함으로써 자원을 회복하는 사업이다.
우선 정 계장은 도루묵 자원회복사업의 첫 단추를 꿰기 위해 어업인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작업에 돌입했다. 도루묵을 조업하는 자망, 기선저인망, 트롤 업계 어업인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각 업종 간 의견이 상이했기 때문이다. 특히, 자망과 기선저인망 업계의 분쟁은 극과 극의 대립을 보였다.
이에 정 계장은 두 업종간의 의견을 절충키 위해 어업인과 공무원,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도루묵자원관리위원회를 구성, 갈등 사항을 하나 둘씩 해소시켜 나갔다. 그러나 이 과정도 쉽지만은 않았다.
정 계장은 “대부분의 어업인이 어한기 설정, 그물코 제한, 채포 금지 체장 설정 등의 안건이 도출될 때 마다 그에 대한 보상금을 먼저 생각했다”며 “모든 사항을 보상과 연계 짓는 어업인들이 넘지 못할 큰 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도루묵 자원 회복 방향을 설정해 놓은 과학위원회(동해수산연구소)의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찾아가는 어업인 설명회를 개최, 결국 자율적 협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그 내용을 보면 2007년엔 강원도연안자망연합회와 척당 어망을 25필로 제한하고 추가 외부승선 1인당 10필을 허용(척당 승선기준 45필 제한)하는 어구사용량 제한 협약을 체결했다. 또 일일 출어 조업 횟수를 1회로 한정하고, 산란보호구역(23개소, 621ha)도 지정했다.
이어 2008년엔 동해구기선저인망협회의 도루묵 총허용어획량(TAC) 참여를 이끌어 냈으며, 2009년엔 자원회복 협약사항 모니터링을 위한 7곳의 자율관리 신규 공동체도 발굴해 냈다.
이밖에도 수산자원회복 심포지엄 개최, 도루묵 실외부화기 설치, 어종별 관리위원회 개최, 도루묵을 주제로 한 한-일 세미나 개최 등 다양한 자원회복 방안을 모색해냈다.
그 결과 2005년 1400~1500톤에 불과하던 도루묵 어획량이 지난해 약 1만 톤으로 껑충 뛰는 놀라운 기적을 만들어 냈다.

대문어 자원회복사업에도 박차
자원회복사업 초창기엔 어업인 스스로 나서서 자원을 보호해야 한다는 정 계장의 주장에 어업인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당연히 찾아가는 어업인 설명회도 호응이 적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다. 자신들이 직접 만든 자발적 협약으로 동해안이 도루묵 풍어를 이루자 이제는 어업인들이 스스로 나서 교육을 자청하고, 더욱 높은 강도의 규제 협약안을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정 계장은 “수산자원에 대한 어업인들의 의식 개혁을 위해 그동안 꾸준히 노력해 온 결과를 보상받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는 소감을 전했다.
현재 정 계장은 도루묵에 이어 대문어 자원회복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문어는 지난 2009년만해도 연간 어획량이 4682톤에 달했지만 2010년 3588톤, 2011년 3577톤으로 꾸준히 줄고 있어 자원회복이 필요한 어종이다.
정 계장은 “어업인들에게 높은 소득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대문어 자원회복을 위해 다시 한 번 뛰어볼 생각”이라며 “도루묵과 같이 대문어도 동해안 바다 가득히 풍어를 이룰 수 있도록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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