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피해 현장을 가다-완도 전복양식장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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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피해 현장을 가다-완도 전복양식장 초토화
  • 탁희업
  • 승인 2012.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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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호 태풍 볼란벤의 직격탄을 맞은 전남 완도군 완도읍 망남리. 태풍이 지나간 지 4일이 흐른 지난달 31일 오후 4시. 망남리 마을 입구 정자에는 마을주민 10여명이 모여 있었지만 시선은 마을 연안에 몰려온 가두리를 향하고 있었다. 3-4년간 투자해 온 전 재산이 한순간에 날아가 모두들 넋을 놓고 있었다. 부서지고 찌그러진 전복가두리 시설 잔해물에 가까이 가니 전복 썩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지난 6월 22일 이곳을 찾았을 때 바둑판 처럼 잘 정리된 1만1000여칸의 양식장은 오간데 없고 겨우 몇몇 가두리만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다. 지난해부터 전복가두리가 시작된 망석리와 정도리 가두리양식장은 완도읍관내에서 가장 큰 양식단지이지만 시설이 대부분 유실돼 흔적 조차 창을 수가 없었다. 이곳의 시설들은 인근의 해남쪽으로 밀려갔다.
망남리 포구 한켠에는 한무리 작업 인부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태풍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이리저리 휩쓸린 가두리에서 살아남은 전복을 선별하는 중이었다. 이곳에서 명품전복 판매장을 운영하는 오한윤 거성수산 대표도 가두리에서 작업을 마치고 포구로 돌아왔다. 오사장과 함께 10여년전부터 이곳에서 전복가두리 양식에 전념해 온 부인 씨는 기자를 보자마자 󰡐이제 어떻해 해야 하나󰡑 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거성수산은 가두리는 30%정도의 시설이 남아 있었다. 앵커(닻)를 강화하고 시설물 고정을 타 시설보다 2배이상으로 견고하게 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태풍으로 전체 가두리들이 한방향으로 휩쓸릴 때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명품전복 판매장 앞에서는 3-4명의 여성들이 가두리에서 건져온 살아있는 전복 설별작업에 여념이 없고 바로 옆에서는 파손된 가두리에서 전복을 걷어내고 있었다. 그러나 전복양식에 참여했던 34가구 양식어가 대부분은 복구작업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손을 놓고 있었다.
오 사장은 앵커를 콘크리트로 강화하고 그물과 로프등을 현재 보다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이러한 시설기준을 마련해야 양식보험 가입도 차등 적용을 받으며, 가입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망석리에서 육상양식장과 가두리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는 신흥수산 김양수 사장은 다행이 가두리양식장 피해는 면했으나 넙치 육상양식장은 정전으로 인한 피해가 컸다며 조속한 피해 복구를 위한 지원을 호소했다.
지난 1일 완도전복협회에서 긴급 모임을 가진 전복산업연합회 최영태 회장은 완도읍과 보길도 일부 지역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으며, 생물과 시설 피해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조속히 실시하고 농신보의 특례보증을 요구했다. 또한 이번 피해의 가장 큰 원인인 가두리시설 고정 앵커(닻) 시설에 많은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재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고정 시설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후 7시 작업을 마무리 한 인부들이 돌아가면서 포구는 태풍에 할퀸 상처를 안고 고요속에 빠져 들었다. 마을ㅇ파 정자에 모여 있던 주민들도 허탈한 표정으로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오 사장은 주민들이 의욕을 되찾고 양식장으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방치돼 있는 시설 철거가 시급하다며 정부와 관계기관의 신속하면서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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