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 위기극복 현장을 가다-⑫신흑수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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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업 위기극복 현장을 가다-⑫신흑수협
  • 윤창훈
  • 승인 2010.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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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마른김 위판장 운영

가을이 익어가는 요즘도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은 주말이면 수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명소다. 더구나 예전 학창시절 아련한 추억을 가지고 다시 대천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십중팔구 번성해 버린 주변 상권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만다. 이처럼 대천해수욕장이 위치한 보령시 신흑동에서 법인어촌계로 시작해 지난 2002년 4월 협동조합으로 승격한 신흑수협(조합장 고영욱)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신흑수협은 법인어촌계 출범 때부터 지금까지 32년 동안 마른김 위판장을 계속 운영해오고 있다. 현재 서해안일대 수협들은 모두가 물김 위주로 위탁판매를 하지만 마른김의 경우 정부의 비축정책 실패 탓에 제값을 받지 못하면서 모두 포기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신흑수협은 국내 유일의 마른김 위판조합이라는 명성을 걸맞게 연간 30억~40억 원에 이르는 마른김 위판규모를 늘리기 위해 자체 수매 비축사업을 준비 중이다. 물김을 마른김으로 단순 가공하는 가공공장들은 대규모 맛김공장들과 직거래하면서 품질 좋은 제품을 우선 납품하고 나머지 하급품을 수협 측에 위판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부터 신흑수협 이끌고 있는 고영욱 조합장은 “전반적인 마른김 품질을 끌어올리고 수급조절을 위해선 비축사업이 절실하지만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며 “가격이 저렴할 때 수매해 보관했다가 수협이 보유한 20여명의 중도매인을 적극 활용해 판매에 나선다면 마른김 비축사업도 수익사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흑수협은 내년부터 대천항 내 신흑위판장 주변에 700평의 부지를 확보, 수산물 판매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대상 품목은 우선 냉동명태로 정했다. 국내에선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냉동명태는 수요가 달리면서 수협과 직거래를 희망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최근 러시아산 명태를 수입, 판매에 나선 강원 고성군수협과 죽왕수협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서해안에서도 이 같은 직거래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고 조합장은 “올해 위판액 목표를 180억 원으로 잡아놨지만 어황이 나빠 이를 충족하기 어렵게 됐다”며 “냉동명태 등 다양한 수입품도 수협을 거쳐 공급함으로써 수급안정과 경영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신흑수협은 대전 유성구에 상호금융 점포 개설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이는 조합원 800여명에 임직원 23명의 규모로는 사업규모를 불리는데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다. 특히 수협상호금융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같은 지역 내에서 영업 중인 농협이나 신협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 조합장은 “수협이 이율은 높지만 담보비율이 낮아 대출규모가 적을 수밖에 없어 고객을 다른 금융기관에 빼끼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실제로 신흑수협은 대출 고객이 줄어 예탁금 280억 원 가운데 절반 정도만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신흑수협은 올해부터 보령시 어업인한마음체육대회를 단독으로 개최해 어업인은 물론 관련단체들의 구심체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충청공제보험지부를 유치, 공제사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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