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 위기극복 현장을 가다-⑧강원 고성군수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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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업 위기극복 현장을 가다-⑧강원 고성군수협
  • 윤창훈
  • 승인 2010.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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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선 싹쓸이조업 5년간 300억원 피해

최는 동해안 대표어종인 오징어 어황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북한수역을 점령한 중국 쌍끌이어선의 싹쓸이 조업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올해 강원도 지역 오징어 어획량은 8월말 현재 501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289t 보다 3280t이 줄었다. 특히 동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강원 고성군수협(조합장 최영희)은 8월말 현재 211t으로 예년의 262t보다 훨씬 떨어졌다. 수협 측은 이들 중국어선의 조업 탓에 위판량이 줄어 경영 정상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위판량 줄어 경영위기 초래

고성군수협이 위기를 맞게 된 것은 지난 2004년 중국 쌍끌이 어선이 동해안 북한해역에 입어해 수산자원의 씨를 말리는 싹쓸이 조업을 하면서부터다. 중국은 지난 2004년 6월 북한 상명무역총회사와 중국 베이징 종합화통무역공사가 원산앞바다 50마일 외측 해상에서 5년간 오징어를 대상으로 조업을 하는 북중간 공동어로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중국 쌍끌이 어선 수백여척이 투입돼 자원남획을 불러왔다. 동해안 어업인들은 이 때문에 150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어업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성지역 어업인들은 대부분 북한과 접경수역에서 어업에 종사해온 터라 엄청난 충격파를 불러왔다. 실제로 수협 측이 집계한 연도별 위판 현황을 보면 1999년부터 2003년까지 5년간 어획량은 4만3775t으로 연평균 875t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 쌍끌이 어선 조업이 시작된 2004년부터 5년간은 모두 3만1140t, 연평균 6228t으로 조사돼 30% 정도가 적어졌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60억 원씩 5년간 300억 원의 어업인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 조합 역시 매년 10억원 이상의 피해를 입어 조합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 때문에 조합원 부실대출이 증가, 연체율이 30%에 육박했고 부실채권 또한 100억 원이 발생, 부실조합이라는 멍에를 떠안아야만 했다. 문제는 조합원들의 불신이 갈수록 팽배해졌다는 점이다. 조합원들이 등을 돌리면서 고성군수협은 더욱 곤경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급기야 강원지역 조합장들은 최근 성명서를 내고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기까지에 이르렀다. 그러나 피해를 막으려는 정부의 의지도 부족한데다 피해액 산출마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부실우려조합 멍에 탈피 ‘안간힘’

지난해 6월 최영희 조합장이 취임하면서 고성군수협에 작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 조합장은 조합이 하루빨리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등을 돌린 조합원들의 마음을 다시 끌어안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어촌현장을 찾아 조합원들이 조합 경영에 참여해 줄 것을 마음으로 호소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고성군수협은 전년대비, 50억 원이 증가한 280억 원의 위판실적을 달성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처음 도루묵 위판을 시작해 976t을 취급한 것이 크게 주효했다. 여기에다 어선들의 원활한 조업을 부축하기 위해 미끼를 구매해 공급한 것도 위판량 증가로 이어지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성군수협은 2008년과 2009년 2년간 중국어선이 북한수역에 입어를 하지 않는 동안 약 2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부실조합에서 부실우려조합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아울러 고성군수협은 자기자본 확충에 절대적 요소인 조합원 출자금도 2억2800만 원이 불어났다. 이 또한 전년에 비해 1억 원이 증가한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12억1700만 원의 잉여를 실현한 것은 조합원 모두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고성군수협은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위판사업 등 경제사업과 비이자 수익사업인 공제사업의 활성화가 그것이다.
우선 상호금융사업의 경우 저원가성 예탁금 증대에 힘을 기울이고 주 수익원이라 할 수 있는 대출금 증대를 위해 탄력적인 여신금리를 적용,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비이자 수익사업인 공제사업은 직원별, 부서별 목표를 부여, 매월 실적 관리를 통한 비이자 수익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고성군수협은 올 상반기 17억6834만 원의 공제료 실적을 기록, 전년 동기의 7억3226 원에 비해 무려 241% 증가했다. 공제수익 또한 1억2000만 원으로 강원관내 조합 중 1위를 차지했다.

인터뷰- 최영희 강원 고성군수협 조합장
“남북경협 지원금으로 어업피해 보상해야”

“중국어선이 북한수역에서 조업하면서 고성군 관내 어업인들이 약 300억 원의 피해를 봤습니다. 여기에다 최근 한-페루 FTA(자유무역협정)이 체결돼 어거하락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이 때문에 어업인들의 부실 대출금이 증가해 수협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 통일부와 농림수산식품부에 건의서를 내며 발품을 팔고 있다는 최영희 강원 고성군수협 조합장은 올해부터 재개된 중국어선의 싹쓸이조업과 FTA 체결에 따른 오징어 수입량 증가에 대한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최 조합장은 “현 정부 들어 남북한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어선의 북한수역 입어를 저지할 수 있는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 지난 2004년부터 중국어선의 입어로 발생한 피해를 조사해 남북경협 지원금에서 어업인 피해를 보상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그는 농수식품부와 수협중앙회가 FTA 체결이후 국내 수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강력히 대응함으로써 동해안 어업인의 생계는 물론, 수협 경영정상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최 조합장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위판사업을 비롯한 경제사업과 상호금융 및 공제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비이자 수익사업인 공제사업에 많은 역점을 두고 있다.는 것. 이를 위해 직원별, 부서별 목표를 부여해 매월 실적관리를 하고 있다.
최 조합장은 “자본 잠식조합의 경우 출자금을 환급하지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막아놔 출자금 조성에 어려움이 많다”며 “전 임직원이 혼연일체로 위기를 극복해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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