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선사로부터 수천만 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기소된 강무현(姜武賢)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항소심에서 1심보다 가벼운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서기석·徐基錫)는 지난 11일 강 전 장관에게 1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추징금 7천8백5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강 전 장관이 친분이 있던 자에게 퇴직 위로금 성격으로 돈을 받았을 뿐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가 고위 공직자였고 받은 금액이 1회에 50만∼1천5백만 원에 달했으며 일부가 부인의 차명계좌에 입금된 점, 제공자가 해운 업무 관련자인 점을 고려할 때 뇌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그가 임용 전에 받은 돈에 대해서도 이를 무죄 판단한 1심과 달리 "사전 뇌물수수에 해당한다"며 유죄 판결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강 전 장관이 이모 씨 등 8명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돈을 받았고 그 액수가 7천만 원이 넘는 것이 인정되지만, 제공자와 상당한 친분이 있고 구체적인 청탁을 받거나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점, 퇴직 예정일 이후에 돈을 받아 위로금 성격도 일부 있고 돈을 받은 사실을 자백하는 점 등을 감안한다"고 덧붙였다.
강 전 장관은 해수부 장차관으로 재임할 당시 중견 해운선사 D사와 지역 수협 등 8곳으로부터 여객선 운항 및 항만 준설공사 수주 편의제공 명목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8천3백5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추징금 7천6백50만 원이 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