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옥신 파동 책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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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옥신 파동 책임져라
  • 남달성
  • 승인 2007.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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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에 보도된 수산물의 다이옥신 검출과 관련, 수산업계가 일대 치명타를 입고 있다. 국내 최대 수산물 도매시장인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의 경우 지난 20일 현재 10kg들이 갈치 한 상자가 며칠 전 11만 원에 거래되다가 다이옥신 검출 보도이후 9만 원으로 20% 가량 떨어졌고 꽁치 역시 1만8천 원에서 1만4천 원으로 25%가 폭락하는 등 대부분의 수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반드시 다이옥신검출과 연관된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경기가 오래 동안 침체되고 소비가 갈수록 둔화되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격이 아닐까 유추된다.

그러나 수산업계는 이 문제를 제 2의 말라카이트 그린 사태로 발전하지 않을까 크게 걱정하고 있다. 2년 전 9월 국내산 뱀장어와 자라 향어 송어 등에서 발암성 의심물질인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자 생산과 유통 심지어 횟집영업에 이르기까지 심대한 피해를 안겨주었던 사실을 떠 올린다. 급기야는 넙치 조피볼락 등 바다에서 생산되는 수산물 가격도 덩달아 폭락해 어업인들의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만약 이번에도 이런 여파가 몰아닥친다면 그러잖아도 파죽음이 된 수산업계가 재생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서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말 작성한 수산물의 내분비계 장애물질 오염실태 조사 보고서는 권고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채 생산자인 어업인들에게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처럼 멍에를 뒤 집어 씌운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다이옥신은 오존층 파괴와 지구온난화 등과 함께 전 인류가 해결해야 할 과제 중의 하나다. 담배 한 갑을 피울 때 7 피코그램(pg)의 다이옥신이 나오는데 비해 조피볼락 간 1g을 섭취하면 담배 9갑을 피우는 결과와 맞먹는다고 하니 그 독성이 얼마나 강한지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한국 어류양식업연합회도 경위야 어찌됐건 조피볼락 간에서 허용기준치 4pg의 15배가 넘는 연구결과를 대외에 공개한 해양수산부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보고 사후대책을 마련하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환경단체도 대 국민 건강을 위해 성명을 내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다이옥신 파동이 어떻게 해서 일어났는지 원인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첫째 육상기인 폐기물 해양투기가 가장 큰 원인이다. 작년 한해동안 인분과 축산분뇨 음식쓰레기 공장폐수 하수오니 등 육상에서 바다로 흘러든 양은 무려 8백80만t에 이른다.

이는 마치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인식을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양수산부는 한 때나마 축산분뇨의 해양투기를 허용해 주었다니 말이될 법 한가. 바다를 지키고 가꾸어야 할 해양수산부가 스스로 해양을 오물처리장으로 둔갑시킨 꼴이다. 둘째 수산물에 대한 다이옥신 권고기준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 현재 유럽연합(EU)을 제외하곤 이 기준치를 적용하는 국가는 한 곳도 없다. 그만큼 많은 자료와 과학적 증거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우리의 경우 지난 2001년부터 이를 연구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만족할만한 자료가 축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확신이 설 때까지 계속 연구에 몰두해야 할 것이다. 셋째 해양수산부의 미온적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번 사태가 나자 해양수산부는 '연근해 수산물 독성물질 다이옥신 다량검출‘보도에 대한 해양수산부 입장을 밝혔을 뿐 출입기자들에게 브리핑이나 설명시간도 갖지 않았다. 왜 이처럼 소극적으로 대응하는지 알 수가 없다. 해양수산부가 설명 자료를 통해 육질과 내장 등 부위별 오염도 차이가 많다는 점을 부각한 것은 다행이지만 이런 자료를 좀더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다는 것은 재고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말라카이트 그린사태 때 당시 오거돈(吳巨敦)장관이 처음 중국산 뱀장어를 놓고 문제를 제기했다가 국내산 뱀장어에서도 이것이 검출되자 더 큰 곤욕을 치른 사실 때문에 해양수산부가 지레 겁을 먹고 공식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는 설도 있다. 그렇게 자신이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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