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사랑 남산걷기대회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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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사랑 남산걷기대회 환영한다
  • 남달성
  • 승인 2007.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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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래전부터 수산물을 비교적 많이 먹는 민족이다. 국토가 넓은 미국이나 아르헨티나 뉴질랜드 등지에서는 방목한 소나 양으로부터 단백질을 확보해 왔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가축사료를 재배할만한 국토가 비좁은데다 산악지대가 많아 상대적으로 축산업이 크게 자리 잡지 못했다. 반면 반도주변의 동서남해에는 수산자원이 풍부해 일찍이 수산업이 융성했다. 거기에는 각양각색의 어류와 패류 해조류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고 있다. 전 세계 3만여 종의 해양생물 가운데 3천여 종이 우리해역에 서식 분포할 정도로 자원이 풍부하다.

이 가운데 오징어를 비롯, 참치 등 등 푸른 생선에는 피로회복에 좋은 타우린 성분과 머리를 맑게 하는 DHA와 EPA가 많이 들어있을 뿐 아니라 셀레늄 등 생리기능성분들도 꽤 많이 함유돼 잇다. 연간 생산량은 한 때 3백30만t을 웃돌기도 했지만 근년에는 자원 감소로 2백70만t 선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큰 걱정거리가 생겨나고 있다. 소비가 안 된다는 것이다. 굳이 이유를 든다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국내 경기가 장기간 침체하고 있고 젊은 세대들이 가시가 많고 비린내가 난다는 이유로 옛날만큼 덜 먹지 않나 유추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수산회가 지난 27일 일요일을 맞아 수산물사랑걷기대회를 펼쳐 아주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소식이다. 원래 이 대회는 한국일보가 지난 1978년부터 다달이 거북이 마라톤대회를 개최하던 것이었지만 수산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번 행사를 진행한 결과 당초 예상한 2천 명보다 두 배가 훨씬 넘는 5천2백여 명이 동참, 두 시간 이상 수산물 소비 홍보를 벌였다. 특히 행사기간 중 요즘 대풍을 이루고 있는 오징어 초무침 시식회와 전복을 원료로 한 해물 죽을 먹는 대회참가자들은 너나없이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는 뒷얘기도 들린다.

우리가 이번 행사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불특정 다수의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소비촉진운동을 개최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기회 있을 때만다 수산물 소비촉진운동을 펼쳤지만 수산인들을 위주로 한 행사였지 진정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것은 거의 없었다. 소위 ‘우물안 개구리’식의 행사였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대회를 이끈 한국수산회가 지난해 미스코리아 출신 3명을 홍보위원으로 위촉, 이들이 시민들과 함께 땀을 뻘뻘 흘리면서 소비촉진운동에 합류했고 정준호 등 인기탤런트도 나와 대회를 빛내는 등 큰 홍보효과를 거두었다.

물론 이번 행사가 있기 전 2005년 12월 한국수산회가 서울 명동 한 복판에서 넙치 소비촉진운동을 가졌고 작년 11월에는 한국어촌어항협회가 역시 명동에서 ‘수(水) 수요일에는 수산물을 먹읍시다’라는 캠페인을 벌여 그 때도 인파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능동어린이 대공원에서 가진 수산물홍보에는 별 성과가 없었다. 왜냐하면 앞서 지적한 것처럼 시민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연예인과 미스코리아들을 움직이지 않았고 특히 한국일보라는 대중매체의 힘을 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행사 목표를 일구기 위해선 행사계획을 빈틈없이 짜야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이번 행사가 걷기대회와 시상식 등을 합쳐 5시간 넘게 걸려 참가자들이 다소 지루하게 느낀 데다 주최 측이 의도한 수산물 영양특성 등 홍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금치 못한다.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해 다음 행사에서는 이 같은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국수산회는 비단 이번 행사에 만족하지 말고 더욱 분발해 진정으로 수산물 소비가 늘고 이것이 생산어업인들의 소득과 직결되도록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한다.

따라서 이 같은 행사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말고 1년에 두어 차례 전개하는 것도 검토할만하다. 그러기 위해선 예산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 문제만큼은 해양수산부가 앞장서 지원해야 한다. 수산물 소비가 안 되고 수지가 맞지 않아 어업인들이 생업을 포기하는 이 마당에 소비촉진과 관련,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웬만한 정책수립보다 훨씬 나은 효과를 얻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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