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해진진 적조...태풍때 잠수, 지나면 수면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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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해진진 적조...태풍때 잠수, 지나면 수면 부상
  • 하주용
  • 승인 2003.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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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13일 전남 여수시 봇돌바다에서 발생한 적조가 50여일째 지속되고 있고 예년과 달리 태풍이 지나간 뒤에도 좀처럼 소멸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어업인들이 시름에 빠져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해수 표층에서 주로 활동했던 적조가 표층에 비해 수온이 훨씬 낮은 수심 30m까지 내려갔다 올라오는 등 통념을 깨는 현상까지 보이고 있어 관계당국이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김학균(金學均) 수산과학원 해양환경부장은 이런 현상에 대해 "적조가 국내 바다환경에 적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내성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金부장은 지금까지 적조가 수심 20m까지 내려간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수심 30m까지 깊이 내려간 적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태풍 매미에도 불구, 적조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올해 남·동해안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유해성 적조가 예년에 발생했던 적조에 비해 똑똑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문제는 갈수록 적조의 내성이 강화되고 지능적으로 변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정부가 고작 할 수 있는 조치란 것이 황토를 살포해 확산을 막는 것이지만 이 또한 매년 눈에 띄게 효과가 반감하고 있다.
결국 하늘만 쳐다보고 수온이 떨어지기만 기다리는 셈인데 당장 적조로 막대한 피해를 봐야하는 양식어업인들로서는 답답하기만 할 뿐이다.
金부장에 따르면 적조가 활동하기 좋은 최적의 조건은 풍부한 먹을거리(영양염류)와 충분한 햇빛 및 적당한 수온 등 딱 세 가지다. 이중 충분한 햇빛과 적당한 수온은 자연의 이치로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풍부한 먹을거리는 어느 정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영양염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해양오염이 심각해졌다는 뜻이다. 그리고 해양오염 원인의 70% 이상이 육상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미 대안은 나왔다고 봐야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적조로 어업인들이 곤혹을 치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결국은 돈이 해결의 열쇠다. 그리고 정부가 바다와 수산업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아시다시피 국가예산은 한정돼 있다. 여러 분야에 걸쳐 이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사안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부존자원도 없고 노동경쟁력도 이미 바닥이 난 우리나라는 종국에는 바다에서 살길을 찾아야 한다. "이제라도 정부는 바다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수산관계자는 "그동안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바다를 소홀히 한 대가를 지금 톡톡히 치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주용기자 hjy1356@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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