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 예방 안하나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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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조 예방 안하나 못하나
  • 남상석
  • 승인 2003.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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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특징

올 적조는 통념을 깰 정도로 내성이 강해 전문가들을 당혹케 하고 있다. 피해 또한 사상 최대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보통 적조는 수심 15m까지 생존하고 수온이 18℃ 이하로 떨어지면 거의 생존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심 30m의 10~15℃에서도 살아 있는 등 내성이 강해지고 생존력 또한 끈질겨졌다는 것. 이대로 가다가는 지난 95년의 피해액 7백65억원을 넘어서고 발생기간도 최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동,남해안의 적조는 이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태풍 매미와 초이완의 내습에도 불구, 전남 진도해역에서 강원도 동해 연안까지 어느 한곳에서도 소멸되지 않은채 세력을 꿋꿋이 유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적조는 태풍이 발생하면 바닷물의 뒤섞임현상과 수온 하강으로 세력을 잃고 소멸하는 것이 정상이었으나 올해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고 되레 세력이 강화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들은 단언하지는 않지만 올해 일조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부족했음에도 적조가 쉽사리 소멸하지 않는 이유를 “코클로디늄이 바닷속 유기물을 섭취, 세력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적조생물의 내성강화에 새로운 원인 가능성을 시사했다.

피해

어업인은 역시 봉인가보다. 태풍 매미로 쑥밭이 된 남해안의 수산 및 양식업계가 망연자실해졌다. 두말할 것 없이 적조때문이다. 마땅한 정부의 대책은 없고 황토만이 유일한 대안일 뿐이니 답답하기가 그지없다. 어업인들은 그나마 조금 남아있는 물고기가 배를 허옇게 드러내고 떠오르는 것을 바라만 봐야 한다. 현재 남해안에서 적조피해가 가장 심한 곳은 경남 남해군 서면~남면~상주~미조~삼동~장포연안과 통영시 산양~사량~ 욕지~ 한산해역이다. 또 고성군 하이면, 부산시 영도구~기장연안도 만만치않다. 손을 바다에 넣으면 커피색 바닷물이 손을 감싼다. 경남 통영지역 가두리양식장이나 굴,우렁쉥이(멍게)양식장들 모두 태풍으로 50% 이상 어장을 잃고 적조 때문에 다시 20~30%를 잃을 전망이다. 이렇게되면 올해 거둘 수 있는 생산량은 당초 계획의 20~30%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적조 발생으로 입는 수산피해는 대부분 질식사 중독사 등의 직접피해와 생산성 감소 식중독 등의 간접피해가 있다. 전자의 질식사 경우 아가미 폐색으로 물고기가 호흡장애를 일으키다 죽거나 용존산소부족과 수질악화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중독사는 적조생물이 내뿜는 독성물질이나 유독성분이 주요인이다. 한편 전남 완도 고흥지역은 전복과 넙치가 주어종으로 해상가두리보다 육상가두리가 훨씬 우세하다. 이에따라 적조피해가 생겼을때 피해보상문제로 항상 시끄럽다. 현행 관련법상 육상수조는 해상처럼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적조를 대비한 경보장치나 액화산소 공급장치 비치, 밀식 주의 등에 대한 규정이 강제가 아닌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행정관서가 이러한 대비시설을 하지않았다고 문제를 삼을수 없는 것이 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가 발생하면 행정관서는 그 피해가 반드시 적조때문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서 여전히 보상대상에 제외하고 있다.
지난 10년동안 피해지역과 피해액을 살펴보자.
1993년 경남 통영 고성 거제연안 84억원
1994년 경남 거제연안 5억원
1995년 남해안 동해안 전역 7백64억원
1996년 경남 전남 연안 21억원
1997년 경남북 부산 전남 15억원
1998년 경남 통영인근 1.6억원
1999년 경남 통영 포항 3.2억원
2000년 경남 전역 2.6억원
2001년 전남 경남북 84억원
2002년 전남 경남북 강원도 48억원
2003년 전남 경남북 강원도 5백억원 추정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9월30일 현재 전체 적조피해는 1천2백35만마리가 폐사, 2백7억원 정도 집계되고 있다. 이가운데 전남이 1백80억원(9백17만마리) 경남 19억6천만원(2백77만마리) 경북 3천7백만원(7만마리) 울산 7억원(34만마리) 등 이었다. 해상피해는 34억원(4백50만마리)으로 16.5%였으나 육상피해는 1백73억원(7백85만마리)을 기록하며 83.5%를 차지, 적조피해에 관한한 육상수조 피해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시설은 전남완도 92곳, 경남통영 30곳을 포함, 모두 1백56개소가, 피해어가 역시 완도 98가구, 통영 1백7가구를 포함한 2백89가구였다.

대책

적조 하면 으레 떠올리는 키워드가 황토다. 아직까지 뚜렷한 방제책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황토만이 유일한 대안인 것처럼 알려져 있다. 최근 박병배(朴炳培.37) 천안 호서대 화학과교수는 지난달 16일 녹조 및 적조제거 효율이 높고 생물에 영향을 주거나 수중산소 결핍현상 등의 2차오염이 없는 제제를 개발했다. 마그네슘과 칼슘이 주성분인 이 제거제는 황토와는 달리 바닥으로 가라앉은후 일정시간이 지나면 자연분해되며 산소를 발생할 뿐아니라 바닥층을 산성화시키지 않는 것이 장점이라고 한다. 朴교수는 디엔텍(주)(www.de-an.co.kr)을 창업,옥시월드라고 명명해 이 제품을 시판중이다. 현재 20kg 포장단위로 판매하는데 가격은 10만원이다. 1천t의 적조오염해수를 20kg 1포로 해결할수 있다는 것이 이 업체의 주장이다. 주로 육상수조에 사용중이어서인지 아직 해상에서는 큰 효과가 입증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중순 경남 남해군 미조면 어촌계가 가두리양식장에서 디엔텍으로부터 무상공여받은 30포 가량을 사용했지만 해역이 넓어서인지 큰 효과를 보지못했다는 것. 만약 이제품으로 1ha해역(깊이 10m 기준)을 커버하려면 5백만원 이상이 필요할 듯하다. 황토살포에 비해 두배이상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문제이고 아직 해역에서 확실히 효능이 입증되지 못한 이유로 현재 이 제품사용이 활성화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같은 피해상황에서 보듯 육상수조가 압도적이고 어종으로는 전복과 넙치가 주류를 이룬다는 점에서 이 부문에 집중적으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이에대해 양금철(양금철) 해수부 양식개발과 사무관은 “단기적으로는 액화산소 공급 수중모터 운영 등으로 적조때 취수중단 대체수단을 활용하고 중장기간은 적조물질이 유입되지않도록 지하해수 관정을 개발할 것 ”이라고 말했다.또 한발 더 나아가 관련법을 개정, 육상수조양식을 지금의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해 허가기준에 적조예방장비를 갖출 것 등을 명시토록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남상석기자 nasas77@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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