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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반짝하던 수산물 소비가 새해 초부터 다시 얼어붙었다. 지난해 2월 9일 설 대목을 기점으로 매출이 내리막 길로 접어든 유통업계는 지난 1997년 11월 국제통화기금(IMF) 환란때 보다 경기가 더 위축되면서 매출이 급감, 원가보다 30%이상 싼 덤핑 판매에도 불구, 거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유통업계는 지난해 9월 초 중국산 민물장어 등을 비롯, 10월 초에는 국내산 송어와 향어에서 발암 의심물질인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됨에 따라 소비가 급격히 감소된데다 생산자들도 가격하락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같은 후유증으로 도매시장 중도매인들은 시장 중판상인과 재래시장 및 외부 판매업체에 외상으로 밀어준 어대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해 도산위기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또 납품업체가 파산해 아예 어대금을 떼이는 유통업체도 부지기수여서 도미노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가락시장 한 중도매인은 “지나해 초 서울에 있는 한 소규모 할인매장에 수산물을 납품해왔으나 개장한지 8개월도 안돼 판매부진으로 문을 닫아 1천여만 원의 피해를 보았다”고 한탄했다.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의 한 판매상인은 “지난해 매출규모가 개업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도매법인에 내는 관리비 등 각종 경비를 제하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다"고 실토했다. 이 때문에 평일 점포를 닫은 곳이 60여개가 넘는 등 소비자들이 찾는 주말과 휴일에만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량진수산시장과 가락시장 등 도매시장 내 중도매인과 판매 상인들이 연초 개장식부터 삼삼오오 모여 국내 경기 전망과 다양한 향후 생활대책에 대해 의논하는 등 웃지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오는 5월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펼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고등어 등 대중성어류를 주로 소비하는 서민 경제가 되살아나지 않는 한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꽤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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