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각원료 재활용 다각적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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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각원료 재활용 다각적 모색
  • 남달성
  • 승인 2005.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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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굴양식어업이 첫 뿌리를 내린 것은 1960년대 초반. 당시 경남 창원군 천가면 용원리(현 진해시 용원동)에 살던 정상복(鄭相福․1994년 작고)씨가 굴의 인공종패생산에 성공, 오늘날 연간 5만t에 가까운 굴을 생산함으로써 일본을 앞지르는 굴 생산 대국이 됐다. 그러나 알굴을 채취한 후 산업폐기물로 남는 굴패각을 처리할 길이 없어 갖가지 병폐를 낳고 있다. 우선 양식어업인들이 굴껍질을 바닷가 아무곳에서나 버리거나 방치하고 있어 천혜의 한려수도 경관을 헤치는가 하면 여름철 심한 악취가 날뿐 아니라 파리와 모기 등이 번식, 지역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또 굴패각은 폐기물관리법에서 사업장 폐기물로 분리, 양식어업인들이 직접 처리하거나 폐기물업체에 위탁처리해야 하지만 영세어업인들이 경제적 부담 때문에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패각폐기물을 패화석비료공장까지 갖다주는데도 t당 7천원의 운반비가 들고 동해의 일정해역에 패각폐기물을 투기할 경우 t당 2만5천원이나 들어 양식어업인들이 이를 외면해 온 것이다. 따라서 환경부가 굴패각 무단투기행위에 대한 단속을 실시,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7년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돼있어 자연 양식어업인들이 부담을 져야할 판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양식어업인들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해양수산부는 갖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작년말 현재 전국 굴양식장 규모는 4천9백98ha. 경남이 3천5백13t이고 전남이 1천4백85h나 된다. 따라서 연간 굴생산량은 4만8천6백13t에 이른다. 그러나 문제는 알굴을 채취한 후 내버리는 굴패각이 연간 27만5천t이 생긴다. 이 가운데 국고보조 등 총사업비 76억원을 들여 경남 통영에 패화석비료공장을 세워 연간 8만t 안팎의 패각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비롯, 굴채묘용은 8만6천4백t 매립에 2만4백90t 및 김포자용을 2천5백t 으로 재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7만~8만t의 굴패각을 재활용 또는 처리하지 못해 해마다 바닷가 야적장에 쌓여 흉물로 남아있다. 굴채묘용으로 사용된 패각도 굴을 생산할 때 다시 폐패각으로 재생산되고 있어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특히 토지개량제로 쓰이는 패화석비료 공급가격이 t당10만원이어서 전통적으로 농업인들이 사용하는 석회비료의 6만4천원보다 무려 36%나 비싸다. 이 때문에 국고와 지방비등 1백% 보조로 벌이는 토지개량사업외에는 농업인들이 직접 자기 돈을 주고 사지 않아 공급확대에는 한계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해양수산부는 이같은 현안을 풀기 위해 지난 5월 김명주(金明柱․한나라당)의원을 비롯 굴수협등 부처관계자들이 일본 히로시마현 하츠카이치 치고마에 어업조합이 운영하는 굴패각처리공장을 방문했다. 이 조합은 연간 1만t의 패각원료를 재활용, 비료생산은 물론 닭사료를 생산, 해마다 버려지는 굴껍질을 전량 소진하고 있다. 또 이 지역 농업인이나 축산인들도 패각재활용제품에 대한 우수성을 높이 평가, 정부의 지원없이 자율적으로 처리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 5월과 7월 해양수산부와 농림부 환경부 및 경남과 전남도 관계자들이 모여 관계관협의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패화석비료 공급확대 △굴처리장에서 분쇄한 패각을 퇴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폐기물관리법 민 비료관리법 개정에 따른 세부기준을 마련하는데 대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해양수산부는 이를 계기로 올해 국고 및 지방비 등을 포함 9억원의 예산을 확보,1만5천t의 패각원료를 처리하던 것을 내년에는 25억원(국고 14억원, 지방비 11억원)을 예산에 편성, 패각원료 2만5천t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또 패화석비료가 사과나 포도 등 원예 및 과수작물에 효과가 크다는 점을 감안, 내년에 소요예산 15억원을 따내 굴패각 1만5천t을 비료로 공급한다는 것이다.

특히 골프장 잔디관리에 소요되는 석회석비료 대신, 패화석비료로 바꿔 친환경재활용품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기 위해 골프협회관계자들과 접촉을 시도하기로 했다. 예컨대 골프장 1곳에서 3년에 1회 사용량이 40t으로 가정할 경우 전국 1백94개 골프장에서 소진할 수 있는 굴패각원료 만도 2천5백t이 넘는다. 아울러 양계사료에 칼슘첨가제로 넣어 사용을 권장하고 분쇄굴패각을 배합사료에 썩어 넣을 경우계란불량률을 낮추는 등 용도다각화를 통한 수요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이와함께 굴패각을 어초시설사업에 일정비율 넣도록 의무화를 꾀하고 항만건설 또는 매립때 패각분쇄물을 혼용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재작년의 경우 패화석비료공장에 지원하는 경영자금 10억원을 확보했음에도 불구, 이르 쓰려는 업체가 없어 지난해는 국비 5억원을 확보했으나 한푼도 어는 업체도 융자를 요청하지 않았다는 것. 따라서 해양수산부는 연 5.5%짜리 경영자금 금리를 4%로 낮추고 1년으로 돼있는 상환기간을 3~5년으로 늘려 지원하는 방안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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