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부표 보급 시급한데 현장과 괴리?
상태바
친환경부표 보급 시급한데 현장과 괴리?
  • 안현선 기자
  • 승인 2021.11.29 08: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부 부표에서 부서짐 현상 나타나 문제 제기
피복 두께 규정 마련 등 인증기준 재검토해야

정부가 2024년까지 양식장 스티로폼 부표를 제로(0)로 만든다는 목표로 정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일부 양식어업 현장에서 친환경 부표 인증기준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친환경 부표는 크게 발포형과 비발포형으로 나뉘는데, 일부 어업인들이 문제 삼는 부표는 발포형이다. 발포형 부표는 EPP(발포폴리프로필렌 소재 부표)와 EPE(발포폴리에틸렌 소재 부표), EPP·EPE에 피복(PP, PE)을 덮어 싼 제품으로 구분된다. 

어업인들은 EPP와 EPE 제품은 친환경 부표 인증 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손에 의한 압력만으로도 쉽게 부서지기 때문이다.

박남수 한수연 진도군연합회장은 “발포성형 부표는 쉽게 파손되기 때문에 친환경 부표 인증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특히 EPP, EPE 부표는 로프 등에 의한 마모에 취약해 미세 스티로폼을 발생시키는 종래의 스티로폼 부표와 별반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EPP, EPE를 덮어 싸는 피복에 대한 기준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친환경 부표 성능기준 중 피복 부분은 자연 상태에서의 부식 정도를 측정하는 촉진내후성 시험(2000시간)만 진행하고 있을 뿐 두께 등에 대한 별도의 기준은 없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피복이 너무 얇으면 찢어질 수 있고, 피복이 찢어지면 내부 소재인 EPP, EPE가 바닷물에 닿아 쪼그라들거나 부식될 수 있다”며 “피복 두께가 2mm 이상은 돼야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4개 업체가 인증받은 460개의 친환경 부표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으나, 어업인들이 모든 면에서 만족하는 제품은 드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부표 사용량이 많은 경남 통영의 굴수하식수협은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자체적으로 친환경 부표 수중실험을 진행하기도 했으나, 어업인들의 반응은 마뜩잖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굴수협 관계자는 “어업인들은 가볍고, 적재하기 편하고, 기존 스티로폼 부표와 비슷한 가격의 친환경 부표를 원하고 있으나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은 대다수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게다가 일부 지역에선 친환경부표 생산업체 간 경쟁 과열로 업체가 어업인들이 부담해야 할 자부담 비용을 대납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친환경 부표 보급 지원사업은 국고 35%, 지방비 35%, 자담 30%로 추진되고 있다. 

양식업에 종사하는 한 어업인은 “시장은 한정돼 있고, 친환경부표를 생산하는 업체는 많다 보니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이라며 “어업인들의 자부담 비용을 업체 측에서 부담하게 되면 친환경 부표 생산단가를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든 업체는 시장 경쟁에서 밀리고, 친환경 부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부표가 시중에 가장 많이 유통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