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척사업의 역설… 경기만에서의 새꼬막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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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척사업의 역설… 경기만에서의 새꼬막 양식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1.11.0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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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경기도어업기술센터장
박승 경기도어업기술센터장

경기만은 예로부터 바지락, 동죽, 가무락 등 천혜의 황금어장이었다. 

1994년 시화호 방조제가 완공되고, 이어서 화성호 간척사업이 완료된 2002년도에도 경기도 바지락 생산량은 연간 6857톤이었으나 2020년에는 542톤으로 20년 전에 비해 생산량이 10분의 1로 줄어들자 어촌 경제 사정은 갈수록 나빠지고 결국 많은 어업인들이 어촌을 떠나갔다.

패류 생산량이 줄어든 이유는 대규모 간척으로 어장이 상실되고, 공업화에 따른 오염, 어장 노후화, 기후온난화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시화호, 화성호, 탄도호 등 갯벌 제방 쌓기로 바다 물길이 막히자 바지락의 서식 적지인 모래가 유실되고 그 자리에 뻘이 쌓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경기만뿐만이 아니다. 새만금 간척사업의 영향을 받은 전남 영광군 낙월면 안마도의 경우도 바다 물길이 바뀌면서 갯바위에 뻘이 쌓이자 갯바위에 붙어 자라는 해조류가 사라지고 그다음으로 전복과 그 많던 민꽃게(돌게) 등 게류가 함께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렇듯 바다에 제방을 쌓는 간척사업과 해안가 난개발 등은 갯벌에 새로운 뻘이 쌓이게 함으로써 사니질에서 잘 사는 바지락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남해안이 주산지인 새꼬막이 경기만에서 대량 서식하게 된 것이다.

경기만 갯벌의 이러한 저질 환경 변화에 따라 경기도 해양수산자원연구소 수산기술센터에서는 새로운 소득품종으로 새꼬막을 선정하고 2015년부터 자체 시험사업을 실시해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2019년부터는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지원하는 연구교습어장 운영으로 2차 확인 시험사업과 어촌계 기술보급을 통해 2020년도에는 백미리, 매향리, 송교리 어촌계 등에서 새꼬막 192톤을 생산해 6억2000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2021년도에는 경기도 5개 어촌계에서 총 227톤의 새꼬막 종패를 살포해 10월 현재까지 약 70% 이상의 생존율로 정상 성장하고 있으며, 약 700톤 생산을 예상하고 12월부터 출하할 계획이다

새꼬막 양식장에서는 피뿔고둥이 많이 나타나 새꼬막을 잡아먹고 있었다. 피뿔고둥에게 잡아먹히는 피해에 대한 정확한 분석 통계는 없으나 양식어장에 있는 대부분의 피뿔고둥이 새꼬막을 물고 있고, 그 양도 많아 상당한 피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새꼬막의 판매단가도 kg당 3800~5000원으로 바지락의 3000원보다 높고 채취하는 작업환경도 바지락보다 쉽고 소득이 높아 어촌계 어업인들도 새꼬막 채취작업을 더 선호하고 참여율도 높다.

이렇듯 경기만 갯벌의 수산자원 생태계는 바지락이 가고 단절된 것이 아니라, 생물들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뛰어난 능력으로 역설적이게도 새꼬막 양식의 적지로 계속 순환하고 있다.

새꼬막은 찬 바람이 부는 11월부터 맛이 들기 시작해 진달래 필 때부터 벚꽃 질 때까지 맛이 제일 좋다고 알려져 있다.

올겨울 경기만 갯벌에서 생산된 새꼬막 무침으로 원기를 회복하고, 코로나19에 지친 삶에 활력을 되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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