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개성공단’으로 남북교류 물꼬 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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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개성공단’으로 남북교류 물꼬 트자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1.10.0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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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규식 아무르콜라겐 대표이사 “경제적 관점보다 교류 우선인 ‘바다에서 협력’ 필요해”
근해채낚기 어선 300척 입어할 경우 남한 1125억 원, 북한 408억 원 경제적 효과 기대
장전항, 주어장으로 진입 용이하고 남한과 근접한 항구로 항만시설 비용 줄일 수 있어
연규식 아무르콜라겐 대표이사(전 구룡포수협 조합장)
연규식 아무르콜라겐 대표이사(전 구룡포수협 조합장)

국내 연근해 어획량은 매년 감소하고 있으며 어선원들의 고령화도 심각해지고 있다.

오징어 어획량을 보면 지난 2003년 23만3000톤이었으나 2019년 5만2000톤으로 77.8%가 감소했다. 일본 역시 오징어 어획량이 25만3000톤에서 4만8000톤으로 크게 감소했다.

어선원의 고령화로 외국인 선원이 급증하고 있으나 언어장벽으로 생기는 소통 문제와 안전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고용된 외국인 선원의 잦은 이탈로 조업 활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러한 국내 수산업의 어려운 현실을 남과 북의 협력으로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육지에 개성공단이 있다면 바다의 개성공단도 가능하지 않을까? 

북한 노동자들의 낮은 이직률에 따른 노동시장의 안정성 확보, 언어소통 문제 해결을 통한 안전 사고율 감소 등 북한 노동자들의 이점이 적지 않다. 

따라서 남한의 우수한 인재와 기술력,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한다면 상당한 경제 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바다의 개성공단은 경제성 관점보다 남북통일에는 교류가 우선이며 바다에서의 협력 수단을 풀어나가자는 것이다. 즉, 바다의 개성공단은 교류가 목적이고 북한 측에서는 경제성을 감안할 것이라는 점을 전제한다면 가능하리라고 생각된다.

북한 수역에서 중국 어선의 무분별한 불법조업으로 오징어 자원 남획 등 생물 다양성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오징어 채낚기어선만 대체 입어해도 북한의 수익에는 큰 변화가 없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어선의 입어 금지가 전제돼야 한다.


중국 어선 입어로 자원 고갈

지난 2004년부터 500∼1400척의 중국 어선들이 동해 북한 수역에서 조업을 시작한 이래 강원도를 비롯한 동해 전반에 어획량이 감소하고 북한 수역으로 이동하는 중국 어선들에 의한 어구 파손, 불법어업이 자행돼 수산자원 고갈의 주범이 되고 있다. 

특히 북에서 남으로 회유하는 오징어를 북한 수역에서 대량 어획함으로써 동해안 자원 감소는 물론 어업인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1999년 체결한 한일 어업협정으로 동해어장이 대폭 축소돼 그 타개책으로 우리 어선 100여 척이 러시아 연해주 수역으로 입어하고 있으나 매년 상승하는 입어료와 원거리 조업에 따른 관리비용 등이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잠깐이면 갈 수 있는 북한 수역에서는 중국 어선들이 버젓이 조업하고 있으니 우리 어업인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바다의 개성공단 지정항은 어디가 좋을까?

바다의 개성 공단으로 지정될 항구는 주어장으로의 진입이 용이하면서도 남한과의 근접한 항구가 돼야 하며, 북한 어선원들의 승·하선 및 대기 공간 확보가 용이하면서도 항만시설 투자비용이 최소화돼야 한다.

장전항이 이러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남한과의 근거리로 비용 절감이 가능하며, 모선(母船) 대기 및 물자 공급이 용이하고 금강산 관광 유람선 기항지로서 접안시설이 이미 확보돼 있다.

국내 20톤 이상 근해 채낚기어선 300척이 입어할 경우 경제 효과를 분석해보면 남한의 예상 수익은 1125억 원에 이르며, 북한은 인건비와 입어료 등을 감안할 경우 40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입어료는 총허용어획량에 따라 결정하되 선지불하며 인건비는 외국인 선원에 준해 지급하면 된다. 입·출역 체크포인트를 지정해 통항과 어획량에 관한 명확한 관리 점검과 위성추적장치 설치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한다면 보안 문제도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지속 가능한 남북한 경제협력 과제와 효과

바다의 개성공단이 이뤄지면 남북 해양수산자원 공동조사를 회유성 어종에서 정착성 어종으로 확대하고 공동 어로조사 등을 통해 동해 해양 정보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과학적 자료 및 통계를 통한 가공, 유통, 양식업 확대, 합작사업 개발 등 한반도 수산 정책 방향성도 협의해나갈 수 있다.

특히 남북한 경제협력은 쌍타망과 무차별 어업 등 중국 어선 조업 방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중국 어선 입어 전면 제한을 통해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유엔 SDG14 해양생태계 보존의 필요성과 동해 생물 종 다양성 회복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의 이러한 경제 협력은 중국의 무분별한 대형어선으로 침해받는 북한 어민들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유엔의 경제 제재로 바다의 개성 공단은 즉각 실행이 불가능한 상태이지만 과학적 조사 연구는 가능하며, 유엔 제재 해제 즉시 실행이 가능하도록 사전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바다의 개성 공단은 남북 경제협력을 통한 남북통일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고는 경상북도 남북경제협력포럼이 주최한 울독세미나에서 발표한 것을 요약·정리한 것으로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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