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의 전쟁을 질서 있게 마무리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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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의 전쟁을 질서 있게 마무리하려면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1.07.1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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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탁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코로나19가 중국 우한 지역에서 처음 보고된 지 2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 7일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1억80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코로나19를 앓고 약 40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실제 감염자와 사망자는 이보다 10배에 이른다는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도 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과 이를 막기 위한 정책의 결과로 많은 사람들이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피해, 자녀를 둔 여성들의 경제 활동 포기, 코로나19 관련 공무원들의 살인적인 업무량, 학생들의 학업 능력 저하, 공공의료기관의 파행적 운영, 사회 전반의 우울 증가 등의 어두움이 있다. 더구나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변이가 계속 발생하면서 감염력은 증가하고 면역을 회피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 코로나19의 종식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코로나19는 없어지지 않고 대표적인 호흡기 감염병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유행의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우리나라는 3차 유행의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으나 이후 감염자 수는 3차 유행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고 2차 유행의 정점 수준으로 유지됐다. 오랜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국민들의 경각심이 약화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이 이완되면서 7월 들어 4차 유행의 파도가 본격적으로 밀려오고 있다. 이번 파도의 크기는 3차 유행의 수 배 이상이 될 수 있다.   

이런 암울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터널 끝에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를 코로나19 터널의 끝으로 이끌어주는 길잡이는 바로 백신이다. 전 세계 과학자들의 집념과 노력, 막대한 투자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불과 1년 만에 백신 개발에 성공해 접종을 시작했다.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빠른 속도다.

우리나라도 지난 3월에 접종이 시작된 이후로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인구의 약 30%에 이르는 국민들이 1차 접종을 2분기까지 마쳤다. 계획대로라면 3분기에 인구의 약 70%가 1차 접종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논란들이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접종하고 있는 네 가지 코로나19 백신 모두 매우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코로나19에 맞서 그동안 모든 국민들이 노력한 결과,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보지 않고 지난 2년을 버텨냈다. 백신이라는 큰 무기를 얻으면서 이 싸움을 끝낼 수 있다는 희망도 보인다. 하지만 4차 유행의 큰 파도는 아직 이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엄연한 현실을 깨닫게 한다. 코로나19를 ‘감당 가능한 호흡기 감염병’으로 만들 수 있을 때까지 몇 개월 더 인내해야 한다.

우선, 백신이 이 지루한 싸움을 끝낼 수 있는 가장 큰 무기임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백신을 맞아야 하겠다. 그리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지난 2년간 지켜왔던 원칙들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마스크 착용과 손 위생은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식사 모임과 같이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는 상황들은 최대한 피하거나 연기해야 한다. 감기와 같은 사소한 증상만 있더라도 주변의 선별진료소나 안심진료소로 빨리 가서 코로나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유지해왔던 진단, 추적, 격리, 검역, 치료 등을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해 오던 코로나19 유행 대응체계를 급격한 혼란이나 붕괴 없이 점진적·체계적으로 질서 있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보완해야 하는 체계는 무엇인지 살펴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지금 포기하면 지난 2년간 힘들게 쌓은 공든 탑들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질서 있는 마무리를 위해 이번 4차 유행의 마지막 고비를 잘 넘겨야 하겠다. 조금만 더 지혜롭게 행동하고 인내하면 올겨울 혹은 내년 봄에는 긴 터널의 끝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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