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부산물 자원화에 지원 늘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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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부산물 자원화에 지원 늘려라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1.07.0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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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또는 폐기물은 인간이 사용한 부산물이다. 하지만 이것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쓰레기가 될 수도 있고, 자원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의 생활이나 생산 활동으로 생겨나는 쓰레기 또는 부산물은 그대로 버려졌다. 하지만 그 양이 점차 늘어나면서 환경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것이 인간 생활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처리 여부가 현안으로 등장했다.

최근 육상에서 바다로 흘러든 폐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등은 바다 환경 악화의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환경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플라스틱은 분해돼 자연환경으로 돌아가는 데 수백 년이 걸릴 정도로 환경에 오랜 기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세플라스틱은 바다에 서식하는 생물들이 먹이로 흡입하면 폐사에 이르게 할 뿐만 아니라 바다생물을 이용하는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바다나 강 등 자연 환경으로 유입된 쓰레기들이 부패나 부식, 미생물 작용 등으로 순환된다면 심각성은 줄어들겠지만 순환이 어려울 경우 환경 파괴는 물론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쓰레기 또는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줄 수 있는 본보기가 되고 있다.

지난해 굴 생산량은 32만5000여 톤에 금액은 2840억 원에 달한다. 수출도 7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남해안의 주요 소득 품목으로 어업인들의 소득원이면서 수산업계의 대표적인 효자 품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굴 껍데기는 폐기물이면서도 자연경관 훼손, 악취 발생 등으로 어촌지역의 골칫거리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연평균 28만여 톤의 굴 패각이 발생하고 있지만 절반 정도만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방치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약 100만 톤(누적)이 적재·방치돼 있는 상황이다. 해상투기, 매립재 등으로 다양한 활용이 시도되고 있지만 막대한 비용과 2차 환경 피해 우려로 활용이 저조한 실정이다.

해외에서는 굴 패각을 자원으로 인식하고 산업자재, 해양환경 보호소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은 체사피크만 인근에 25억 개의 굴 패각을 살포해 해양 정화, 암초 복원 등에 활용하고 있다. 영국과 네덜란드는 해양수산생물 인공서식지 조성을 통한 종 복원 및 수질필터제로 활용하고 있으며, 일본도 토양개량제, 인공어초, 수산자원 조성 등에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기존 ‘폐기물관리법’의 엄격한 규제에 막혀 굴 패각이 고부가 소재로 재활용되지 못했다.

지난해 6월 발의된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굴 껍데기의 조속한 처리가 굴 생산 어업인의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됨은 물론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으며 특히 어촌지역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어업인들을 비롯한 수산업계의 숙원사업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번 법안 제정은 쓰레기 또는 폐기물로 치부되던 것을 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는 데 더 큰 의의를 부여할 수 있다. 공유수면 매립용 재료, 농경지 살포, 산업 분야 재활용 등 다양한 이용이 가능해졌으며, 탈황원료, 액상소석회 자원화 등으로 활용 가능성도 높아졌다.

해양수산부는 법 시행까지 남은 1년 동안 하위법령을 제정해 굴 껍데기를 포함한 수산부산물의 친환경적 처리와 자원화를 위한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우선 기본계획에 수산부산물에 대한 명확한 범위를 담아야 한다. 산업폐기물과 구분될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들어야 하며 재활용 범위도 설정해야 한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에는 수산부산물의 분리 배출 의무화 규정도 있다. 재활용이나 자원화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을 경우 분리 배출도 쉽지 않다. 참치 가공 부산물의 경우 생사료로 활용이 가능하지만 이용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쓰레기나 폐기물의 자원화는 산업적 활용뿐만 아니라 바다 환경의 유지와 지속 가능한 생산 활동도 보장할 수 있다. 처리방법이나 활용 여부에 따라 차별화된 결과를 얻게 된다.

굴 껍데기는 그동안 사업장 폐기물로 간주돼 어촌의 애물단지로 여겨졌다. 하지만 새로운 규정이 마련됨에 따라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금까지 활용되지 못했던 화력발전소의 탈황원료, 제철소의 석회석 대체재 등 이미 개발된 기술이 산업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와 지방정부의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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