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구,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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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구,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1.06.1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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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식 한국수산자원공단 전략사업본부장
김옥식 한국수산자원공단 전략사업본부장

지난 4월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바다에서 폐어구에 얽혀 꼬리가 잘려나간 남방큰돌고래 ‘오래’(건강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래라는 이름을 붙여줬다)가 20여 마리 동료 돌고래들과 사냥을 위해 수면 위에 올라왔다가 잠수하는 모습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래’는 지난 2019년 6월 낚시줄 또는 폐그물에 꼬리가 걸리면서 살을 파고 들어 긴 꼬리가 잘려나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우리 연근해에 버려지는 어구가 늘어나면서 이것에 물고기가 걸려 죽는 유령어업(Ghost Fishing)의 피해가 심각하다. 우리나라에서 유령어업 피해액은 전체 연근해 생산액의 1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유엔 식량농업기구와 유엔환경계획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유령어업으로 죽는 물고기와 바다생물들의 비율이 정상그물 어획량의 약 30%로 추정되고 있다.

침적 폐어구는 운항 중인 어선이나 여객선 등 선박의 통항 안전을 위협해 안전한 조업과 항해를 불가능하게 만들며, 심각할 경우 선박의 전복까지 야기해 큰 인명 피해를 초래하는 대형 사고를 발생시킬 수 있다. 해상 표층에 부유하는 자망, 통발 등의 폐어구와 폐로프는 조업 중인 어선과 운항 중인 여객선 등 선박의 핵심 추진장치인 프로펠러와 표면에 노출된 다양한 부속에 휘말리거나 부착돼 항해 중인 선박의 엔진을 급정지시키거나 손상을 입혀 해상 사고를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폐어구에 의한 해상 안전사고는 어선에서도 빈번히 나타나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어선 안전사고 2134건 중 부유물 감김으로 발생한 어선 안전사고는 277건으로 전체의 약 13.0%를 차지해 기관 손상, 충돌 다음으로 많은 사고 발생 건수를 기록했다.

또한 침적된 폐어구가 수거되지 않을 경우 분해에 오랜 기간이 소요돼 해저의 생태계를 파괴함과 동시에 폐어구에 갇혀 죽은 수산자원으로 말미암아 주변 해양환경이 오염되는 현상을 야기한다. 특히 폐어구는 먹이생물이 풍부해 다양한 수산자원이 서식하는 바다의 숲이라고 할 수 있는 산호초 위를 덮치면서 기초 생태계를 파괴하고, 수중에서 폐어구가 산화되면서 배출하는 화학물질은 수중생물에 악영향을 미치고 오염시키는 등 수산자원이 서식할 수 있는 터전을 사라지게 만들고 있다.

이상과 같이 폐어구는 바다 생태계의 복원력을 감소시키고 수산자원을 죽음에 이르게 하면서 죽음의 바다를 만들고 있다.

이에 정부는 바닷속 폐어구로 보게 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 어구 생산부터 폐기까지 생애 주기별로 관리하는 수산업법 전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폐어구로 생기는 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폐어구 수거 위주 정책에서 수거와 투기 방지를 병행하는 정책으로 개선해 추진할 계획이다.

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어구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어구 생산업 및 판매업, 어구의 생산업자 및 어구판매업자의 의무, 어구의 과다 사용 등 방지를 위한 판매량·장소·방법 등 제한, 어구의 생산·유통·사용·관리 등의 실태조사, 행정관청의 폐어구 직접수거, 폐어구 집하장 설치, 폐어구 수거·처리 관련 사업 등 폐어구 해양투기의 근본적인 예방을 위한 정책을 포함하고 있다.

그동안 바다에 버려진 어구 때문에 생태계 파괴와 어업인 피해가 심각했다. 한국수산자원공단은 수산자원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설립 취지에 따라 이번 수산업법 전부 개정에 맞춰 수산자원 이용에 직접 이용되는 어구의 제작부터 사용 및 폐기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해 어구의 효율적인 관리체계에 대한 정부 정책에 관심을 갖고 우리 바다를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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