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용선 제주어류양식수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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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용선 제주어류양식수협 조합장
  • 장승범 기자
  • 승인 2021.05.03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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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 선어·냉동제품으로도 가공해 소비 늘리렵니다”

소비자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수도권에 활어회 프랜차이즈 매장 추진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 시설 관련 지역별·업종별 현실에 맞게 적용해야
배합사료 사용 정착 위해선 매뉴얼·양식방법 교육·홍보하는 정책 필요

 

수입산 횟감 증가, 소비 감소, 출하 부진,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광어양식업계가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최근 양식 광어 출하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산물 유통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어류양식수협(조합장 한용선)은 급변하는 소비자의 니즈와 소비패턴에 맞추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어업인들이 안정적으로 광어를 양식할 수 있고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가 정부 정책에 반영되게 하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한용선 제주어류양식수협 조합장을 만나 제주 광어양식업계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산물 유통구조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소비 활성화에 따른 제주어류양식수협의 유통방안이 있다면?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산물 유통구조가 변화됐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와 소비패턴에 맞추기 위해서는 가공시설과 유통망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광어 유통은 지금까지 활어 상태의 유통이 대부분이었으나 선어 및 냉동제품 가공사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작년 인천수산물물류센터를 개점해 수출 활성화를 위한 미국 FDA 및 유럽의 위생허가 기준에 맞는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 인천활어가공센터를 준공해 소비지 수산물 거점센터 로 활용하면서 침체된 수산물 소비시장을 살리고 소비자들이 가정에서도 접하기 쉽도록 해 소비를 촉진하고자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활어회 프랜차이즈 매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판매전략과 배송 위주의 매장 형태로 누구나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활어 매장의 변화를 추구하고자 합니다.


-현재 조합에서는 광어어묵 등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데, 이러한 간편식 제품군을 더욱 확대할 계획도 있으신지요? 아울러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제품 소개도 해주세요.
△우리 수협에서는 활광어에 국한된 판매시장을 다양화하고, 소비 부진으로 인한 물량 적체 해소를 위해 가공제품 개발을 추진해왔습니다.
2017년 처음 시작한 광어어묵 제품은 현재 10가지 종류가 판매되고 있으며, 인터넷 쇼핑몰, 대형마트 등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고, 매년 매출이 25%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광어생선가스, 횟감용 광어 냉동필렛을 개발해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로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광어멘보샤, 광어탕수어 등 신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기업과 공동으로 간편식 광어구이를 개발하는 중이며, 전국 대형마트, 편의점을 통해 대량 공급할 계획입니다.


-식품 안전성 문제는 이제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사회·공익적 이슈가 됐습니다. 광어의 안전성 강화를 위해 조합에서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최근 소비자들의 식품 위생에 대한 관심과 기준이 높아지면서 양식수산물의 식품 위생 및 안전관리는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제주광어는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수산물 방역 및 안전성 검사에 관한 조례’가 제정돼 양식 수산물 중 전국에서 유일하게 출하 전 안전성 검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법이나 제도의 공백으로 생기는 소비자들의 불안함과 생산자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2019년 2월 조합 총회에서 전 조합원 결의를 통해 자체 안전성 관리요령을 제정해 생산 단계에서 출하 단계까지 발생할 수 있는 위해요소에 대한 검사·관리·규제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위해요소 발생 시 즉각적인 출하 제한 등의 조치를 통해 신속하게 대처하는 실효성 있는 위생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수산질병관리원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면서 수산생물질병에 대한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을 위해 질병 예찰 및 정밀검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안전적 생산활동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수산동물용의약품 사용 저감 등 식품 위해요소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2022년 광어양식장 배합사료 사용 의무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조합의 친환경 배합사료 공장은 잘 운영되는지? 그리고 양식 현장에서 배합사료 사용이 정착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지요?  
△친환경사료사업본부는 고품질 및 식품 안전성에 기반을 둔 양어 전용 친환경 배합사료 공장으로 ISO 22000 식품안전경영시스템 인증을 받아 지속적으로 안전성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도내 양식 대상 어종인 광어뿐만 아니라 기타어종(도다리, 돌돔, 터봇 등)에 맞는 맞춤형 배합사료를 생산해 조합원(양식어가)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배합사료 원가절감 방안을 마련해 조합원들의 경제적 이익 도모도 동시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양식 현장에서 배합사료 사용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생사료에 비해 성장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배합사료의 품질 향상을 위해 양식장, 연구기관, 배합사료 제조업체를 포함해 지역 특성에 맞는 실질적이고 현장감 있는 연구개발을 수행할 수 있는 지원정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즉, 배합사료에 대한 매뉴얼 생성 및 사양관리에 있어 산학연이 결과물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환경친화형 양식방법을 교육·홍보하는 정책 시행이 필요합니다. 
이번 공익직불제 사업과 관련해 어가당 최대 2억9000만 원 한도로 지원하고 있지만, 2020년 배합사료 지원사업(보조금 40%)에 비해 현저히 낮아 지급단가를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정부와 지자체, 수협중앙회 등에 건의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건의하고 싶은 사항은 너무 많지만 우선 세 가지 내용을 건의드리겠습니다.
첫째, 수출 물류비 지원입니다.
코로나19 감염 지속에 따른 해외 소비량 감소, 항공료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항공 수출 화물 스페이스 부족으로 수출물량이 감소하고 있고,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으로 2019년 대비 항공료가 180% 상승했고, 추가 화물 선적 요청 시 항공료의 두 배를 지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항공료 지원을 통한 수출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수출 활성화로 국내 수급 안정을 도모하고 판로의 다양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농어업 분야 세제 지원 불균형 해소입니다.
농업 분야는 논밭을 이용한 곡물·식량작물 생산 시 소득세 전액 면제, 논밭 제외 작물재배업 소득 10억 원 이하 면세, 일정 규모 축산소득 면세 등이 있는데, 수산 부문은 농가 부업소득으로만 인정돼 3000만 원까지만 비과세되고 있습니다. 농어업 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어업인의 세 부담 경감을 통한 어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득세법 개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외국인 인력 수급 및 기숙시설 강화 부분에 대한 건의사항입니다.
2020년부터 신규 외국인 근로자들이 입국하지 못하고 있어 일선 어가에서는 인력 문제로 수면적을 줄여 운영하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 상황은 알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외국 인력 수급대책이 나와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 시설 확충에 대한 지침으로 사업장 건물을 숙소로 제공할 경우 건축물대장상 용도가 주택인 경우만 허용하고 있어 실제 현장과는 많은 괴리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용도 변경을 하려고 해도 건축법에 따른 기반시설(상하수도) 등이 없고, 특화경관지구에 포함된 지역은 개발행위가 제한돼 주택 시설이 불가한  지역도 다수 있습니다.
양식장의 경우 관리의 특성상 24시간 상주해야 하며, 관리사가 시설돼 시설물 관리 및 주거 상황에 불편이 없는 현대화된 시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지역별, 업종별로 현실에 맞는 탄력적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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