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낭만이 묻어나는 목포해상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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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낭만이 묻어나는 목포해상케이블카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1.03.15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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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는 항구다. 담양에서 나주, 영암 등을 지나온 영산강은 목포를 거쳐 서해로 흘러든다. 그래서 ‘남포’(나주의 남쪽 포구), ‘목개’(목처럼 중요한 지역)라는 옛 이름이 세월을 거듭하다 목포가 됐다. 어원은 그렇지만 여행자에게 목포는 낭만이다. 옛 항구에 깃든 시간이 여행을 로맨틱하게 물들인다.

 

‘목포에 오길 참 잘했다’ 
목포해상케이블카는 북항스테이션에서 유달산스테이션을 지나 고하도스테이션까지 총 길이 3.23km, 왕복 40분 동안 육상과 해상을 넘나든다. 항구도시이자 낭만 도시인 목포 전경을 공중에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밤에는 달맞이를 겸한 야간 여행으로 매혹한다. 
무엇보다 목포의 산과 섬을 함께 여행한다는 장점이 있다. 케이블카 탑승만 고려하면 반쪽 여행에 그친다. 유달산은 물론 고하도 여행까지 염두에 두고 시간을 넉넉하게 안배해야 한다. 고하도에서 일몰을 보고, 유달산으로 돌아와 야경과 달맞이하는 일정으로 짜면 알차다.


북항스테이션을 출발한 케이블카는 유달산 이등바위와 일등바위를 향해 오르고, 잠시 후 유달산 곁을 지난다. 유달산 상부의 5번 타워는 높이가 무려 155m에 이른다. 유달산스테이션에서 고하도스테이션까지는 영산강이 서해로 흘러드는 모습을 내려다보며 이동한다.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일반캐빈과 크리스탈캐빈으로 나뉘는데, 이 구간을 지날 때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캐빈의 장점이 잘 드러난다. 발아래 아득하게 펼쳐진 바다가 짜릿한 스릴을 선사한다. 


케이블카 유리창에 ‘안녕, 목포’,‘목포에 오길 참 잘했다’ 같은 문구 또한 눈길을 끈다. 목포해상케이블카 인증 사진으로 인기다. 


고하도는 ‘높은 산(유달산) 아래 있는 섬’이라는 뜻이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 후 108일간 머물며 전열을 가다듬은 곳이다. 칼섬, 용섬, 병풍도 등 또 다른 이름이 말해주듯 목포의 전략적 요충지다. 고하도스테이션에 내리면 숲속 산책로를 지나 고하도전망대와 고하도 해안 데크를 돌아볼 만하다. 고하도전망대는 이순신 장군의 판옥선을 본떠서 지었다. 모양이 특이해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다. 1층에 카페가 있고, 계단을 오르면 이순신 장군과 고하도, 유달산과 북항 권역의 관광지 전시물이 차례로 나온다. 전망대 정상에서 유달산을 거쳐 고하도에 이르는 목포해상케이블카와 고하도 해안 데크 너머 목포대교 등 사방 전경이 시원스레 안겨든다. 고하도 해안 데크는 바다 위에 놓인 산책로다. 멀리 목포대교를 눈에 담고 걷다 보면 이순신 장군과 용 조형물 포토 존이 나온다. 

고하도에서 해 질 녘까지 머문 뒤 다시 유달산스테이션으로 이동한다. 케이블카 안에서 누리는 일몰의 여운도 특별하다.

유달산은 목포의 어머니 산이다. 보통 노적봉인공폭포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른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유달산스테이션에서 좀 더 쉽게 오를 수 있다. 그마저 부담스러울 때는 마당바위나 관운각에서 야경을 감상해도 좋다. 서쪽은 바다 한가운데 놓인 목포대교의 위용이, 동쪽은 오밀조밀하게 모여 앉은 목포 시가지 전망이 화려하다.


도시 야경은 목포 여행을 한층 로맨틱하게 만든다. 시간이 여의치 않을 때는 유달산스테이션 옥상전망대도 무난하다. 목포대교와 고하도 일대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한시적으로 단축 운행한다(평일 오전 11시~오후 8시, 주말·공휴일 오전 10시~오후 8시). 매표는 오후 7시에 종료하며, 오후 6시 이후 발권부터 야간 할인을 적용한다. 기상 상황이나 안전상 사전 공지 없이 휴장할 수 있으니, 방문 전에 확인하길 권한다.


근대 풍경이 곳곳에 남아 있는 목포
목포는 1897년 개항해 근대 풍경이 곳곳에 남아 있다. 1900년에 목포 일본영사관(사적 289호)으로 지은 목포근대역사관 1관이 대표적이다. 르네상스 양식 붉은 벽돌 건물은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한다. 지난해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를 이곳에서 촬영했다. 실내는 1~2층에 목포의 역사를 7가지 주제로 전시한다. 건물 뒤쪽에 일제가 판 방공호도 들어가볼 수 있다. 목포근대역사관 2관은 1관에서 약 240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1920년경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전남기념물 174호)으로 지은 건물이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되새기며 돌아볼 일이다. 목포근대역사관 1·2관은 입장권 하나로 돌아볼 수 있다. 주변은 일제강점기 적산 가옥이 남은 근대역사거리로, 카페와 식당 등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이 많다.


서산동 시화골목도 눈길을 끈다. 유달산 서쪽이라 서산동이고, 과거에는 너른 보리밭이 있어 ‘보리마당’이라 불렸다. 영화 <1987>에서 연희(김태리 분)가 살던 달동네로 나오며 알려졌다. 이한열(강동원 분)과 연희가 시국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연희네슈퍼 앞 평상도 그대로다.


연희네슈퍼에서 언덕 쪽으로 계단을 오르면 ‘바보마당’과 첫째·둘째·셋째 골목으로 갈린다. 골목마다 1970~198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구멍가게나 벽화가 눈길을 끈다. 바보마당은 보리마당에서 이름을 딴 ‘바다가 보이는 마당’으로, 카페와 미술관, 사진관 등이 있어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마을 위쪽 보리마당로에는 마을과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포토 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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