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산업 ‘파란불’ 전망, 현실화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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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산업 ‘파란불’ 전망, 현실화될까?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1.03.0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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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산업이 긍정적인 것으로 전망됐다. 자원 감소와 기후변화, 각종 생산비용 증가 등 그동안 지적됐던 문제들이 존재하고, 코로나19가 올해 말까지 지속되리라는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수산업 전망이 파란불로 평가됐다는 것은 다행스럽고 안도감을 주기도 한다. 나아가 올 한 해의 수산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어촌과 어업인들의 한숨이 잦아들기를 기대해본다.

지난 3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온라인으로 주최한 ‘2021 해양수산 전망대회’에서는 연근해어업은 물론 원양, 양식, 어촌사회, 수출입 등 대부분의 수산업 분야에서 비교적 밝은 전망들이 나왔다.

올해 어업 총생산량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380만 톤으로 일반 해면어업이 소폭 늘어나고 원양어업도 예년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양식산업 역시 해조류와 어류, 패류 등의 생산이 전년 대비 3.5% 증가돼 239만 톤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됐다.

원양산업은 생산량이 전년 수준인 43만 톤으로 예상되지만 침체됐던 세계 경기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여 수출 증가가 예상됐다. 또한 세계적인 경기 호전을 전제조건으로 코로나19로 침체된 수요 회복 등으로 수출이 증가될 것으로 예측됐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수산물 수출 25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수출 확대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촌사회는 인구 감소와 수산업의 높은 장벽으로 말미암은 진입의 어려움, 초고령화, 어업 의존도 감소와 어업경영비 증가 등으로 어촌 지역사회 쇠퇴와 소멸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됐다.

하지만 올해 수산업 전망이 결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이번 전망대회에서 분야별 토론자들은 수산 현장의 문제와 개선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냈다.

이번 전망대회에서는 ‘탄소 중립 시대 개막’이라는 단어가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업무계획에 해양수산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 2050년까지 연간 411만 톤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이상 감축하고 이 중 어업의 배출량은 37.5% 이상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가 대유행 상황에 처하면서 위기에 빠진 수산업을 회생시키기 위한 현안 해소를 어업인과 수산업계는 요구해왔다. 디지털 혁신을 통한 유통구조 개선, 초고령화로 소멸 위기로 나아가는 어촌사회 회생, 어선 감척, 연근해어업 구조조정, 자원관리와 TAC, 생산원가 절감, 부가가치 제고를 위한 가공품 생산 등이 위기 탈출방안으로 거론돼왔다.

한데 그동안 접해왔던 수산업계와 어촌, 어업인들로서는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탄소 중립이 정책의 핵심으로 등장한 것이다.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상황이냐’는 반응이다. 현안이 탄소 중립과 무슨 상관이 있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탄소 중립 시대 개막’이란 미사여구를 갖다붙인다고 전망이 현실화되지는 않는다.

친환경 엔진 개발이나 어선 현대화사업은 수년 전부터 수산정책의 핵심 사안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사업의 최종 목표가 탄소 중립과 탄소발생 저감으로 연계되니 쉽게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어선 현대화사업이 에너지 효율화와 탄소 발생 저감과 연계돼 있다면 이러한 사업이 성과를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한데 올해 어선 현대화사업 예산은 고작 160억 원에 불과하다. 근해어선 몇 척을 현대화하면 되는 정도다. 친환경 어선 개발이나 친환경 어구·부표 보급 확대, 어촌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통한 자립마을 조성, 갯벌 복원, 바다숲 조성 등 친환경 생산활동을 발전시킨다면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한 기반을 우선 마련한 후 탄소 중립과 저감 목표를 추진해나가야 한다.

높은 진입장벽으로 귀어·귀촌이 어려워진 상황임에도 개선의 조짐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어촌에서 새로운 어업에 종사하기 위해 필요한 어업 또는 양식면허를 확보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마을어장을 이용하는 제도적인 문제는 여전히 상존해 있어 기업들의 참여가 여의치 않다. 수출 확대에 참여하고 싶지만 대표브랜드 K-FISH는 검증된 10여 개 제품만이 사용할 수 있다. 새로운 품종의 해외시장 개척은 개인기업이나 제품 개발자의 몫이다.

KMI는 이번 대회를 통해 코로나19가 수산업 전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신수요 창출과 기존 트렌드 강화를 전망했다. 또한 가치지향적 소비로 변화되면서 단순소비자가 아닌 고객의 관점에서 수산물을 소비할 수 있는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KMI도 전체적인 상황은 파란불로 전망하면서도 올해 수산업 상황에도 변수가 상존해 있다고 밝혔다.

즉, 국제 유가의 상승, 다자간 무역기구의 공식 출범에 따른 보조금 지급 금지는 물론 어업 생산에 투입되는 어획노력량의 지속적 감소 등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언제 종식될지 전망조차 어려운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는 상황에서 수산업 전망이 밝게 나온 것은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도 있다. 희망을 포기하기보다는 도전하고 극복하는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해양수산전망대회의 전망’이 결과로 입증되고 현실화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미사여구를 동원한 정책보다는 현안 해소를 위한 세심한 정책 추진이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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