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새만금 개발에 김제 어업인 ‘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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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새만금 개발에 김제 어업인 ‘설움’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1.02.2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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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30세였던 청년이 60세가 넘은 할아버지가 되었다.

새만금에 대한 부푼 꿈을 안고 10년이면 개발을 완료해서 땅으로 3개 시·군에 배정해주겠다는 말을 믿고 살고 있는데 20~30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개발 논리 속에서 인근 농어업인들은 환경, 공해 등 피해만 고스란히 안고 있으며 생계를 위해 경비, 풀베기, 신호수, 막노동 등 일당제로 어렵게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새만금 바다는 황금알 낳는 금싸라기 땅이었다. 백합, 꽃게 등 수산물의 주산지였으며 옛말로 1980년대에는 동네 개도 만 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잘사는 어촌이었다.

김제시는 새만금사업으로 3355건의 보상을 받았으나 몇몇 양식장 운영자를 제외한 대다수의 어선어업인(3000만~4000만 원)이나 맨손어업인(300만~400만 원)들은 소액의 보상금뿐이었기에 먹고살기 위해 다시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70~80대 할머니도 맨손어업, 그레 (백합 잡는 기구)를 메고 갯벌에서 1~2시간만 일해도 7만~8만 원의 소득을 올리는 황금어장을 나랏님만 믿고 아무 조건 없이 갯벌을 내어준 우매함에 자책도 하지만 농지를 나눠주고 잘살게 해준다는 말로 현혹한 정부에 대해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

새만금 개발 과정에서 김제 어업인들은 새만금 내측에서 새만금 외측 바다로 군산 비응항, 부안 가력항 등에 정박하고 연안어업을 하며 바다 없는 설움을 많이 겪고 있다.

“왜 여기까지 와서 어업을 하느냐! 여기에 배를 대지 말아라!”
김제 어업인들의 서러움과 불만이 하늘을 찌르지만 하소연할 곳도 없어 어업인들의 시름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어업인들 간의 갈등은 심화되고 중앙부처는 불법어업이라는 규정만 내세워 단속에만 집중하고 있어 어업인들은 범법자로 전락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계획을 수립한다고 하는데 과연 누구와 대화를 하는지 묻고 싶다.

작금의 현실은 새만금개발청, 농림축산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기관들은 어업인들의 의견 청취를 단 한 번도 하지 않고 마지막 기본계획을 2월 중 확정지으려고 한다.

1억2000만 평 어업인의 땅을 개발하면서 약속한 2000ha 수산용지는 지금 그 어디에도 없으며 기본계획에 반영해달라는 의견을 제출해도 “결정 권한이 없다! 우리 부서 일이 아니다!”라고만 하니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10~20년이면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30년이 지난 지금도 10년 후 약 40년이 돼야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지역에 있는 어업인들은 어떻게 생활을 유지하라는 것인지 묻고 싶다. 외지의 대기업들만 유치하고 주민들은 먹고살 것이 없고, 조업에 나서도 불법이라 외지로 떠돌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새만금개발청은 지선의 어업인들의 마음을 헤아려 정책에 반영해줄 것인가? 새만금 기본계획에 수산용지 반영 및 새만금 내측의 재첩잡이, 신재생에너지 주민 참여, 농업용지 저류지, 어업적 활용방안 등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현안 사업이 많다.

김제 어업인들이 희망을 품을 방안이 있을 것인지? 지역의 수협 조합장으로서 막막하기만 하다. 

※ 외부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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