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조합장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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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조합장 또 있을까요?”
  • 장승범 기자
  • 승인 2021.02.01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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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자 서귀포수협 조합장 관할 지역 해녀 실종 소식에 바로 현장 달려가 구조작업 지시
주말 조합 직원과 해경 합동으로 수색작업 벌여… 해녀 안전 위해 스쿠버시계 지원 추진

지난달 23일 제주 서귀포 해상에서 소라를 채취하던 70대 해녀가 실종돼 다음 날 24일 숨진 채 발견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당일 사고가 발생하자 김미자 서귀포수협 조합장(사진)은 열일 제쳐두고 실종 해녀 찾기에 나서 ‘진정 어업인을 위하는 조합장’이라고 지역에서 화제다.

서귀포수협의 한 조합원은 “김 조합장이 열성적으로 실종된 해녀를 찾는 모습에 이런 조합장이 또 어디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업인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조합장의 모습을 몸소 보여준 모범 사례”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조합장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3일 토요일 저녁 약속이 있어 외출하던 차에 오후 5시 47분 어촌계장으로부터 “해녀 한 분이 물속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전화를 받았다. 김 조합장은 실종된 해녀를 찾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바로 약속을 취소하고 부둣가로 달려가면서 조합 책임자 직원들을 비상소집시켰다.

저녁시간 어둑한 부두에는 비와 바람까지 불고 있었다. 해경보다 일찍 도착한 김 조합장은 해경에 조속한 수색뿐 아니라 조명탄을 쏘아 바다를 비춰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또 동원할 수 있는 민간구조대원들에게도 연락하면서 구조에 안간힘을 썼다.

기상 악화로 해경 헬리콥터는 움직일 수 없었다. 조합에서 가능한 어선을 동원해 수색하려 했지만 파도가 높아 소형어선은 바다로 나갈 수 없어 9.77톤 어선 3척을 띄어 사고 발생 지점에 불을 비춰가며 수색에 나섰다. 초조한 마음으로 실종자를 찾기를 바랐지만 구조 소식은 없었다.

밤 9시, 급박했던 수색작업은 깜깜한 시야와 기상 악화로 중단됐다. 일요일 아침 7시 서귀포수협 직원 100여 명이 나와 해경,  민간구조대원들과 실종된 해녀 찾기에 나섰다.

지역 지리를 잘 아는 직원들에겐 꼼꼼한 수색을 지시했다. 그로부터 30여 분 뒤 김 조합장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실종된 해녀를 직원이 찾았다고. 

실종된 해녀를 찾아서 다행이라는 마음도 들었지만 해녀가 목숨을 잃은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고 김 조합장은 전했다.

김 조합장은 “조합에서 해녀사고가 근래 없었는데 이렇게 사고가 나서 안타깝다”며 “해녀들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더욱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해녀에게 스쿠버시계를 지급할 수 있도록 지원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바닷속에서 작업시간을 확인하면 안전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조합장은 “조합장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고, 조합원의 안전을 위해 앞으로도 더욱 신경쓰겠다”고 전했다. 한편 서귀포수협은 494명의 해녀에게 해녀안전보험, 유색해녀복, 오리발 수경, 태왁보호망, 허리밴드 등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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