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바다서 대왕고래·긴수염고래 소리 분리 성공
상태바
남극 바다서 대왕고래·긴수염고래 소리 분리 성공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1.01.25 09: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여 년 30만 시간 자료 확보… 10만 건 이상 식별
극지연구소, 고래 개체수·활동 반경 연구 등에 활용

극지연구소(소장 강성호)는 남극 바다에서 대왕고래와 긴수염고래의 소리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대왕고래와 긴수염고래는 현존하는 가장 큰 동물들로, 물속에서 멀리까지 전파되는 저주파(약 20㎐) 소리를 발생해 의사소통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리는 개체수나 활동 반경을 연구하는 데 활용된다. 하지만 수작업으로 관측 자료를 분석해 시간과 비용 소모가 많고, 분석 결과의 통일성도 떨어졌다. 또 남극 바다에서 오랜 시간 체계적인 관측이 힘든 것도 고래 연구의 걸림돌이었다.

이에 극지연구소와 호주 남극연구소, 미국 해양대기청, 프랑스 브리타니대학, 남아공 프레토리아대학 등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남극의 소리를 안정적으로 담을 수 있는 무인자율 수중음향 관측 장비를 도입해 지난 20여 년간 30만 시간의 자료를 확보했다.

연구팀은 저주파 소리의 특징을 활용해 음향관측 자료에서 이들 고래의 소리를 자동으로 찾아내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로 식별된 10만 건 이상의 고래 신호 자료는 일반에 공개됐다. AI기술과 만나 고래의 시공간적인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왕고래는 출산을 위해 열대 바다로 이동했다가 새끼와 함께 5000㎞를 헤엄쳐 먹이가 풍부한 남극해로 돌아오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거대 고래들은 배설물이 광합성을 하는 식물 플랑크톤의 먹이가 되거나 죽은 후 다량의 탄소를 품고 바다로 가라앉아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대왕고래와 긴수염고래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고, 관측 자료 부족으로 정확한 개체수 파악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연구개발인 ‘서남극 스웨이트 빙하 돌발 붕괴의 기작 규명 및 해수면 상승 영향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국제 저명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극지연구소 이원상 빙하환경연구본부장은 “남극 바다에 설치한 관측망을 활용해 멸종위기종 및 다른 해양동물들의 서식 연구와 더불어 기후변화가 남극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으로 연구를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