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과학원 조직 개편, 미래 성장동력 확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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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과학원 조직 개편, 미래 성장동력 확보 가능할까?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1.01.18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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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산과학원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미래 혁신 연구기관으로의 재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산과학원은 이번 조직 개편의 의미를 급변하는 국내외 여건과 연구 수요에 대응하고, 달라진 정부 수산·과학기술 정책을 반영해 수산업 미래 100년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연구 기능을 재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편된 조직이 미래 혁신 연구기관으로의 도약이라는 목표를 위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수산업 최고의 연구기관으로서 획기적인 변화나 전환 모습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조직 명칭만 바뀌었을 뿐 크게 변화가 없다는 반응부터 내수면양식기술 개발 관련 연구 기능 축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우선 이번 조직 개편에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수산종자육종연구소 신설과 중앙내수면연구소 이전이다. 환경 내성, 속성장, 내병성 등을 지닌 어패류와 해조류 신품종을 개발하고 국내 수산 종자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수산종자육종연구소를 원장 직속기관으로 신설했다.

경남 거제의 육종연구센터와 해남의 전복육종보급센터의 육종 업무와 해조류 양식 연구를 담당했던 해조류 양식연구센터 업무를 통합·관리하게 된다. 연구소는 전남 해남에 위치하게 된다. 이에 따라 해조류 양식연구센터는 폐지됐다.

충남 금산 신청사로 이전하는 중앙내수면연구소는 내수면 수산자원의 과학적 관리와 친환경 첨단양식 연구 등 내수면과 관련된 연구를 통합한다. 청평 부지는 이미 수과원 손을 떠나 해양수산부로 이관될 전망이다. 내수면양식기술 개발과 연구를 전담했던 경남 진해의 내수면양식연구센터는 스마트 양식기술 개발과 실증연구를 전담하는 첨단양식 실증센터로 기능이 바뀌게 된다.

이번 조직 개편에서 수과원은 3부 6연구소 22과 10센터였던 것을 3부 7 연구소 22과 9센터로 개편했다. 연구소 1개가 늘어나고 센터 1개가 줄어든 정도다.

본원의 부(部)도 연구기획부, 기반연구부, 전략양식부에서 연구기획조정부, 자원환경식품부, 양식산업연구부로 명칭만 바뀌었다. 고래연구센터는 동해수산연구소에서 본원 자원환경식품부로, 내수면양식연구센터는 스마트양식기술 개발과 실증연구를 전담하는 첨단양식실증센터로 소속 부서가 바뀌게 된다.

연구 활성화와 미래 100년을 위한 조직 개편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종자연구소는 기존 해조류연구센터와 전복육종보급센터를 한 조직으로 묶은 정도다. 육종 연구를 총괄해온 경남 거제의 육종연구센터가 전남 해남의 종자연구소 지휘를 받게 돼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업무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수면양식연구센터의 기능 변화는 내수면양식기술 개발과 연구 기능 포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충남 금산으로 이전하는 중앙내수면연구소는 지리적으로 직원들의 생활 환경이 갖춰져 있지 못하고 시설과 수원이 부족해 내수면의 종합적인 연구 활동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청평에 위치한 중앙내수면연구소는 국내 어류양식산업을 선도해온 기관이며 내수면양식기술 개발과 연구 역사를 모두 품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국내 내수면양식기술 및 내수면 자원관리 업무를 담당해온 역사적인 연구기관을 문닫게 해 수과원 스스로 자랑스러운 역사를 포기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수과원은 이미 연어양식 연구를 담당했던 강원도 양양내수면연구소를 한국수산자원공단에 넘겨준 후 연구 기능을 스스로 축소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진해의 내수면양식연구센터 역시 그동안의 기능에 어울리지 않는 스마트양식 기술 업무를 맡아 겨우 생존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확대 개편도 모자랄 형국에 축소 지향적인 개편은 수산 연구의 총본산인 수산과학원의 위상마저 떨어뜨릴 수 있다. 수산연구 활성화를 위해서는 연구 기능과 함께 행정 기능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해야 한다. 농촌진흥청과 같이 행정과 연구 기능, 현장 지도 기능까지 포함한 수산진흥청으로의 확대도 고려해봐야 한다.

미래 100년 성장동력 확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연구 기능 활성화와 함께 내실있는 후속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각 분야별 연구 담당자를 배치하고 전문인력을 육성해야 한다. 전체 연구원 및 직원들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연구인력 배치 등에 관한 방안부터 마련해야 한다.

특히 수산과학원이 수산 연구의 총본산으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연구 전담인력 육성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해산어류 담당자가 내수면양식 연구를, 내수면 관련 담당자가 패류나 해조류를 연구하는 인사 발령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신규 채용에서부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업무로 배정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래 혁신 연구기관으로의 도약은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할 때 한발짝 다가설 수 있다. 거창한 구호나 이미지 쇄신 정도로는 불가능하다. 연구 기능 활성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목표 달성에 걸맞은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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