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탁’ ‘펑펑’ 겨울엔 굴구이가 별미
상태바
‘탁탁’ ‘펑펑’ 겨울엔 굴구이가 별미
  • 장승범 기자
  • 승인 2021.01.11 08: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운 겨울이 와야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있는 수산물이 있다.

숯불이나 가스불에 탁탁, 펑펑 소리를 내며 익어 벌어지는 굴을 집어 김 오른 속살을 쏙 발라 먹는 굴구이는 겨울철 최고의 별미로 꼽힌다.

굴구이로 유명한 충남 보령시 천북면 지역의 굴구이 음식점은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 북적이던 모습은 볼 수 없지만 그래도 제철인 굴구이를 맛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외부 모임과 이동을 자제하라는 권고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도 길어졌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이 있지만 방역수칙을 준수한다면 안전하게 겨울철 별미인 굴구이를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천북 굴구이 음식점에 들어가려면 단지 초입에서 발열 체크를 하고 이상이 없으면 손목에 인증줄을 차고 들어갈 수 있다.

최근 천북굴단지가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하면서 음식점들도 깔끔해졌고 주차도 공영주차장을 마련해 편해졌다. 

천북 굴은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살이 차 맛이 최고로 꼽힌다. 가스 불이나 찜기에 쪄진 굴이 입을 벌리기 시작할 때 껍데기를 벌려 속살을 발라 먹는 굴구이는 겨울철 최고 별미 중의 별미이다.

천북굴단지에 가면 굴구이반찜반 4만 원, 굴구이 4만 원, 굴찜 3만5000원, 굴파전 1만5000원, 생굴 1만5000원, 돌솥영양굴밥 1만2000원, 굴칼국수 7000원, 굴물회와 굴무침은 2만~3만 원의 가격으로 책정돼 있다. 깐굴은 1봉지에 1만8000원에 판다. 어느 식당을 가도 4인 가족 기준 6만~8만 원이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천북지역의 굴은 알이 굵고 담백해 외지인들에게 인기다. 겨울철 아낙들이 굴 까는 작업을 하다가 벌겋게 타는 장작불에 석굴을 올려 시장기를 달래며 먹던 굴이 지명과 함께 알려지면서 지금의 천북 굴구이가 됐고, 이것이 겨울철 별미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이다.

서해안에서 채취되는 굴은 수하식 양식을 하는 남해지역 굴과는 차이가 있다. 염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영양염류도 풍부한 천수만지역에서 생산되는 굴은 갯벌에서 채취하기 때문에 밀물 때는 바닷속에 있다가 썰물 때에는 햇볕과 해풍을 맞고 자라 크기는 작지만 굴 향이 풍부하고 맛 또한 고소해 미식가들이 선호하고 있다.

굴은 수산물 가운데 영양가가 완전한 식품에 가까워 ‘바다의 우유’라고 불린다. 우유만큼이나 풍부한 무기질로 성장기 어린이나 회복기 환자, 노인 등에게 아주 좋은 식품이다.

굴의 영양이 가장 좋고 맛있는 시기는 겨울인데 이때는 지질과 글리코겐 성분의 양이 증가해 우유처럼 부드러운 맛이 난다. 열량은 낮지만 단백질과 글리코겐 함유량이 높고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타우린 함량도 높아 고혈압이나 저혈압 모두 정상으로 조절하고 혈전을 예방하며 가슴이 뛰는 증세를 가라앉히고 동맥경화나 심근경색 등의 성인병에 효과가 있으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이 밖에 칼슘 철분, 인, 구리, 마그네슘, 요오드, 아연 등의 무기질이 풍부하다. 특히 섹스미네랄이라고 불리는 아연이 어패류 중에서 가장 많이 함유돼 있어 기원전부터 유럽의 여러나라와 미주대륙 등에서는 강정·강장식품으로 애용돼왔다.

수산물을 날것으로 먹지 않는 서양에서도 유독 굴만은 생으로 즐길 정도로 인기가 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 독일의 재상 비스마르크가 즐겨 먹었고 고대 그리스·로마인들은 ‘사랑의 묘약’이라고 극찬한 음식이다.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굴은 비타민C가 거의 없어 굴만 먹으면 영양적 균형이 잡히지 않으므로 상추, 깻잎과 함께 먹거나 레몬즙을 뿌려 곁들이면 더욱 좋다. 전통적으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맛이 있지만 최근 젊은 층에서는 핫소스와 레몬즙을 준비해와 자신만의 취향으로 먹기도 한다.

천북 굴과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보령의 대표 먹을거리는 오천항의 키조개다. 자연산 키조개는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해 인기가 좋다. 잘 양념된 간재미회무침이나 키조개회, 신선한 미역에 키조개를 넣은 미역국도 별미다.

또 천북방조제에서 낙조를 바라보는 것도 별경이다. 뉘엿뉘엿 지는 해가 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앞바다에 떠 있는 어선들이 운치를 더해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