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고등어 시장의 주요 이슈와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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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고등어 시장의 주요 이슈와 시사점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0.12.07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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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고등어 소비 늘리려면 고품질 제품 공급이 우선

노르웨이 수입량 늘면서 소비자 입맛 길들이고 있어
고품질 고등어 어획할 수 있는 시도와 연구 등 필요
식품안전 보장할 수 있도록 유통과정 선진화도 중요

고등어는 연근해 생산량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수산물이며, 국민 먹거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품목이다. 그러나 최근 고등어 생산량 변동성이 커지고, 자원량 감소로 어획 부진이 장기적으로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업계의 경영 지속성에도 적색불이 켜진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라 노르웨이산 고등어 수입이 꾸준히 늘면서 고등어 자급률도 낮아지고 있다. 

중·대형 고등어 어획량 급감
고등어 생산량은 1996년 41만 톤을 기록한 이후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연간 고등어 생산량이 10만 톤을 겨우 넘긴 수준에서 종료된 후 2016년까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017년 들어 그 양이 급격히 줄었으며, 2019년에는 전년 대비 30% 가까이 감소했다. 
그런데 고등어 어획 부진 상황보다 더욱 우려가 되는 점은 국민 선호도가 높은 중·대형어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약 10년 전인 2008년 부산공동어시장의 중·대형어 위판비율은 전체 고등어 위판물량의 70% 수준이었으나, 2014년 들어 30% 수준으로 급격히 줄었다. 특히 2019년에는 주 어기인 연말로 갈수록 중·대형어 어획 비중이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11~12월 중·대형어 비율은 20% 수준에 그쳐 심각성을 더했다.
이는 국민이 섭취할 만한 크기의 고등어가 크게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결국 2008년 13만 톤 이상이었던 중·대형어 생산량은 2019년 3만 톤 이하로 크게 줄었다. 
이에 냉동품 비축에 적절한 중·대형어 공급이 줄면서 고등어 재고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가격 변동성도 커져 고등어 수급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노르웨이 고등어 시장점유율 확대
2014년과 2015년에는 북동대서양 고등어 총허용어획량(TAC) 증가로 노르웨이의 고등어 생산량이 크게 늘었으며, 특히 큰 크기 생산이 원활했다. 또 환율 변동과 러시아의 유럽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 등으로 수출 단가가 하락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로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 
반면, 이 시기에 국내에서는 소형 고등어 중심의 어획으로 실제 국민이 섭취할 만한 고등어의 공급이 부족하게 되면서 민간 유통업체들은 부족한 고등어 공급을 대체하기 위해 노르웨이산 고등어 수입을 크게 늘렸다. 
결과적으로 2009년에 1만 톤 이하였던 노르웨이산 고등어 수입량은 2019년에는 3만4000여 톤으로 크게 늘었으며,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9년 노르웨이 고등어의 국내 점유율은 국내 고등어 공급량의 35%에 달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국산 고등어에 비해 크기가 규격화돼 있고, 어획 후 냉각해수, 피시펌프, 자동선별 및 급냉 등의 선도관리를 통해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자반과 필렛으로 가공된 후 유통되기 때문에 최근 간편·손질포장식의 수요가 높은 소비자 니즈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 고등어의 수입 초기에는 국산과 달리 선명한 줄무늬에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았으나, 최근 들어 노르웨이 고등어가 선진화된 어획·가공·유통 시스템으로 품질이 뛰어나다는 점이 소비자에게 인식되면서 국내 주요 대형할인마트의 홈페이지에서 고등어를 검색하면 그 절반은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검색될 정도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어획물 선도·품질관리 개선 요구 증대
고등어는 일시에 대량으로 어획돼 위판되지만, 쉽게 부패되기 때문에 어획과 동시에 일관된 선도 및 위생관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어획 및 산지 위판 단계에서 어획물의 품질과 위생관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위판·유통돼왔다. 그 결과, 고등어를 이용한 선어와 가공품 등은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기 힘들고 위생상으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시장에서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고등어의 산지 위판과정을 살펴보면, 운반선이 양륙항에 도착하면 손수레나 트럭을 이용해 위판장 바닥에 어획물을 옮기고 바닥에서 선별·입상돼 경매가 이뤄진다. 또한 경매로 낙찰된 고등어는 여전히 위판장 바닥에서 재선별·재입상된 후 일반차량을 이용해 도매시장 또는 냉동창고로 운반된다. 고등어를 양륙하는 산지위판장은 저온경매장이 전무한 실정이며, 양륙된 고등어가 양륙·진열된 후 경매가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시간 동안 상온에 노출되기에 선도 관리에 한계가 있다. 저온 유통 및 자동화가 수반돼야 하나 현재까지도 상온의 비위생적인 조건하에서 수작업에 의한 선별, 입상, 적재 등이 이뤄지고 있어 그만큼 부가가치를 높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형선망업계의 경영 악화
최근 고등어 생산 현장에서는 이상 기후와 한일 어업협상 지연 등에 따른 어획 부진뿐만 아니라 중·대형어 어획률이 낮아지면서 국산 고등어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대형선망업계의 어려움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하고 있는 어업경영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형선망어업의 재무 구조가 2017년 이후 더욱 악화된 것을 알 수 있다.
대형선망어업의 경영 상황을 살펴보면, 자기자본 비율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2017년 이후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어업 이익은 2012년 25억 원을 달성하면서 어업이익률이 10%대 이상을 기록했으나, 2013년부터는 어업수입보다 어업비용 상승률이 높아 적자로 돌아서면서 어업이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와 같이 현재 대형선망어업의 경영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생산력의 확대를 통한 양적 생산의 노선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근해어업의 중심축인 대형선망업계의 불황은 단순히 어획 부진뿐 아니라 선원 일자리와 고등어 양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산지역의 전후방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최근 전남 장흥 등 일부 지역에서 고등어 선망어업 유치 등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향후 고등어 주요 위판지역의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와 업계의 상호협력 필요
대형선망업계는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어획 부진을 업계 스스로 개선하고자 2019년 휴어기를 2개월(금어기 포함 시 3개월)로 연장하는 데 합의했으며, 2020년 현재도 실행하고 있다. 최근 어획 부진이 자원 감소라는 근본적인 원인에 기인하는 만큼 이러한 결정은 장기적 관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결정으로 보인다. 대형선망업계는 이러한 계기를 통해 자원관리와 품질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에서도 민간이 수산자원 회복을 위해 자구책을 마련한 만큼 감척사업 지원이나 산란기 예측을 통한 최적휴어기 제시 등 자원관리와 관련된 여러 정책 방안을 제시해줄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고등어 어획 부진과 함께 중·대형어 공급이 감소하는 반면에 노르웨이 고등어 수입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노르웨이 고등어는 품질이 가장 좋은 시기인 9~11월 사이에 집중 어획돼 11~1월에 전 세계로 공급되기 때문에 국산 고등어는 품질 경쟁력 측면에서 다소 우려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늘고 있는 노르웨이 고등어에 소비자들의 입맛이 길들여질 경우 국내 고등어의 위상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고등어 소비 확대를 위해 고품질의 고등어를 어획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소비자들의 식품안전성에 대한 수요가 높은 만큼 고등어 소비 확대를 위해 생산과 유통 과정을 선진화하고, 이를 통해 안전한 먹거리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단기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며, 막대한 비용 투입이 뒤따른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수산업과 미래 식량안보를 생각한다면 올바른 자원관리와 미래 수요 예측은 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킬 수 있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다소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업계와 정부의 상호협력을 바탕으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나가야 한다.

<자료 제공=한국해양수산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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