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정인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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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방] 정인푸드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0.11.23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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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탕 대명사 ‘메기’ 이젠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긴다

오근호 정인푸드 대표, 메기 가공품시대 열며 대중성 주력
HACCP 시설 인증받은 국내 최초 민물어류 전문 가공업체
반건조 몸통살로 매운탕·찜·구이·볶음 등 4가지 제품 출시 
수면적 3000여 평에서 연간 50톤의 메기 안정적으로 생산
허가제 등을 통해 생산 규모 규정하고 시설도 현대화해야

내수면어류(민물어류) 중 가장 대중적인 음식인 ‘매운탕’으로 널리 소비되는 메기가 변신을 꿈꾸고 있다. 뼈와 내장을 제거하고 몸통 살만을 발라낸 반건조 메기를 특제 양념만 첨가하면 쉽게 먹을 수 있는 가공품으로 재탄생했다. 매운탕이나 찜용 냉동제품도 소비자들에게 다가간다.

12억 원 들여 가공공장 설립, 3월 시제품 선봬
충남 홍성군에서 20년 이상 메기양식에 전념해온 오근호(결성양식장, 충남메기양식협회장) 정인푸드 대표는 지난해 메기 소비 확대와 신시장 개척을 위해 가공 사업에 뛰어들어 지난 3월 가공제품 개발에 성공하고 본격적인 메기 가공품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정인푸드는 현재 구이, 볶음, 탕, 찜 등 메기 냉동 가공품 4가지를 출시하고 있으며 메기덮밥도 연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냉동품은 가정이나 야외에서 즉석 요리가 가능해 코로나19 비대면 시대에 소비자들로부터 관심과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8년 총사업비 12억 원을 들여 가공공장을 완공한 정인푸드는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은 국내 최초 민물어류 전문 가공업체로서 직접 키운 메기를 전문으로 가공·판매하는 업체다. 다양한 가공품 개발을 통해 ‘메기=정인푸드’라는 기업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정인푸드는 믿을 수 있는 원재료를 사용해 청결하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재료 손질을 거쳐 가정이나 야외, 식당 등에서 손질없이 편안하게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제품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인푸드의 이러한 기업 이념은 오 대표의 막무가내식(?) 추진력 때문이다.
인천에서 공직 생활을 하던 오 대표는 민물낚시에 빠져 전국을 누비던 중 메기의 매력에 빠져 홍성으로 찾아들었다. 짜릿한 손맛을 전해주는 메기를 인공적으로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직접 메기를 키우기로 한 것.
전국을 돌며 양식 기술을 습득하고 나름대로 기술을 익혀 출하하기까지 시간과 돈은 2배 이상 소요됐다. 하지만 직접 경험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양식장 현장에 맞는 기술을 확립하고 시설과 기자재도 갖췄다. 현재는 수면적 3000여 평에서 연간 50톤의 메기를 길러내고 있다. 메기양식업계에서도 품질이 좋은 메기를 안정적으로 키우는 양식장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연간 50톤 메기 생산, 소비 확대 위해 가공품 개발
하지만 대중적인 음식인 매운탕 재료로만 이용되고 있는 메기가 최근 기호도가 낮아지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오 대표의 호기심과 도전 정신이 또다시 발동하게 됐다.
안정적인 생산과 달리 메기 출하 가격은 수시로 변화됐다. 생산자들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소비 동향이나 수입량, 심지어 유통상인들의 여건까지 출하 가격에 반영돼 생산자들의 수익은 외부 여건에 좌우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특히 생산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와 약품 구입비, 인건비 등이 높아지면서 메기양식 경영 상태는 매년 나빠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안정적인 소비체계가 갖춰진다면 메기 생산자들의 경영 여건도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오 대표는 저장성이 높고, 쉽고 간편하게 소비되는 가공품 개발과 보급을 구상하게 된 것이다.
현재 이곳 시설로는 연간 1000톤의 가공품을 생산할 수 있다. 국내 500여 메기양식어가의 연간 생산량이 6000여 톤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물량이다. 양식 메기 출하가격 조절 기능은 물론 소비 확대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 대표는 가공품 시제품을 들고 지역 식당을 중심으로 직접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지역 내 대학과 연계해 메기 가공품에 대한 기능성과 보관, 요리 레시피와 소스 개발을 협의하고 내수면양식단체연합회의 드라이브 스루 판매행사에서 메기 가공품을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가공품 홍보 주력하면서 수출 가능성 타진
중국에서 참게와 민물새우 등을 수입해 국내에 공급하고 국내 민물 조개 등을 중국에 수출해온 오 대표는 수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일부터 진행된 부산국제수산엑스포에도 참가해 메기 가공품을 알리는데 힘썼다. 부산에서는 3일간 이곳을 찾은 국내 수산물 가공업체와 실질적인 상담을 가져 중국으로의 수출 가능성도 확인했다.
또한 일본 바이어와의 상담을 통해 수출 가능성도 확인했다. 장어덮밥 수요가 많은 일본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뱀장어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메기로 대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 대표는 “시제품 개발 이후 메기 가공품에 대한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젊은 층이나 가정에서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것을 알려 대중성을 확보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메기 가공품 소비 확대와 양식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생산과 수급을 위한 양식업계의 적극적인 동참과 협조가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메기 양식은 송어, 뱀장어 등과 달리 저비용으로 참여가 가능하고 기술력 역시 일반화돼 생산 규모가 가격과 소비 등 외부 여건에 따라 자주 변한다. 따라서 허가제 등을 통해 생산 규모를 규정하고 시설을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80여 어가가 회원으로 가입한 충남메기양식협회장을 맡고 있는 오 대표는 전국 500여 어가가 업계 발전이라는 목표를 향해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오 대표는 메기 양식업계 전체를 한데 모을 수 있는 역할도 구상하고 있다.
공직자 생활을 청산하고 생면부지 메기양식에 도전했다가 민물고기 수출입은 물론 메기 가공사업까지 손을 댄 오 대표는 “필요성과 가능성만을 가지고 과감히 도전했던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며 “현재 몸담고 있는 메기양식이 국내 내수면양식산업 발전은 물론 국민 먹거리를 제공하는 업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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