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경제 초대석] 김청룡 목포수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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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경제 초대석] 김청룡 목포수협 조합장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0.11.16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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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판고 2000억 원 눈앞… 서남권 주요 조합으로 발돋움”

김청룡 조합장 어업인·상인과 소통… 공정한 경매 환경 조성 힘써
목포수협에 위판하면 연말 0.5% 돌려줘 연간 지급액 4억 원 넘어
부가가치 높이기 위해 냉동하지 않은 ‘목포 갈치’ 제품 선보일 계획
사상 최대 풍어에 북항시설 임시 사용 허가 목포시에 요청한 상태
선어위판장 비롯해 냉동시설과 제빙공장 등 확대 지원 사업 필요

목포항이 떠들썩하다. 13년 만에 참조기와 갈치가 대풍을 기록하면서 목포항에 물량이 넘쳐나고 활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전남 목포시 목포수협 위판장은 위판이 끝난 참조기와 갈치 등을 재포장하는 작업이 쉴틈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오전 5시부터 시작된 위판이 진작 끝났으나 냉동 포장과 선어 재포장을 위한 분주한 손길은 오후 2시 이후까지 계속되고 있었다. 다음 날 위판을 위해 오후 6시까지는 작업을 마쳐야 한다.

13년 만의 대풍에 위판 대기표 등장
올해 참조기와 갈치, 젓새우 어장이 흑산도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최근 들어 사상 최대의 풍년을 기록하면서 목포수협을 찾는 유자망과 안강망 어선들이 크게 늘어났다. 목포수협을 찾는 유자망 어선이 80여 척, 안강망과 기타 어선까지 포함하면 120∼150여 척에 이른다.
1일 최대 1만3000상자가 위판 최대량이지만 물량이 끊임없이 들어온다. 오후 2시 이후부터는 참조기와 갈치 등을 가득 실은 냉동차들이 대기에 들어간다. 진도 등지에서 하역작업을 마친 물량들이 대기 순번을 기다려야 하고, 어선들도 많을 경우 3일까지 대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자망어선들은 참조기를 그물에서 분리하는 인력 구하기에 애를 먹고 있다. 유자망 1척에서 조기 분리작업에 필요한 인원만 60∼80명이다. 위판장 물량을 처리하는 항운노조 인력도 크게 부족해 가끔 다툼이 벌어지곤 한다.
목포수협에 따르면 어획량이 참조기의 경우 170∼180%, 새우젓은 150∼20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참조기와 갈치, 새우젓 등의 호황으로 목포수협은 올해 경제사업 위판고 전국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남 영광, 제주 추자도, 심지어 여수 선적의 어선들까지 목포수협을 찾는 것은 인근에 어장이 형성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목포수협의 공정한 위판과 가격, 24시간 유류 공급과 선수품 수급 등의 조건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경제사업 위판고 전국 1위 눈앞
목포수협은 4년 전 당기순이익이 5억 원 수준으로 전국수협 중 68위에 해당했으나 올해 20억 원을 상회해 전국 20위권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며 위판고도 사상 처음으로 2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한 수도권 점포 개설 등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신용사업도 김청룡 조합장  취임 전 4441억 원에 불과했던 여·수신고를 1조 원으로 늘렸으며 1조5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수협중앙회에 8억 원을 출자금으로 내 중앙회 출자금을 총 17억 원으로 늘렸다.
10여 년 동안 조합장들의 비리와 고소, 고발 등으로 부실조합으로 전락해 공적자금 수백억 원을 받았던 조합이 이제 서남권의 주요 조합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 같은 목포수협의 변화는 4년 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재선조합장이 된 김청룡 조합장의 탁월한 경영 능력 덕분이다.
지난 2016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 조합장은 변화와 혁신만이 수협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지름길이라는 소신을 가지고 ‘변화와 능동적 대응’을 몸소 실천했다.
매일 오전 5시 위판장에 나와 어업인들과 상인들을 만나 소통의 시간을 늘리고 변화를 추구했다. 위판 서비스 개선과 공정한 경매 환경 조성에도 나섰다.
어업인과 중매인, 경매사 간의 갈등 해소를 위해 경매사 순서를 무작위로 결정해 공정성을 기했다. 참조기 자동선별기 6대를 설치해 선별 시간과 인건비를 절약하게 했다. 24시간 유류 공급시설을 갖춰 어선들의 대기시간도 줄였다. 하역비를 일부 지원하고 외지 어획물을 냉동차로 이동해 위판할 경우 수송비도 지원했다.
위판마일리지 제도는 어업인들로부터 가장 호평받는 제도다. 이곳 목포수협에서 어획물을 위판할 경우 0.5%를 연말에 돌려준다. 지난해에는 1700만 원을 돌려받는 어업인이 있었으며, 연간 지급액이 4억 원을 넘었다.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상호금융사업도 시대적 상황을 반영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독립문에 서울 1호점, 2019년 보라매역에 서울 2호점을 개설하고 목포시내 실적 부진 점포는 대형상권이 형성된 중심으로 이전하거나 폐쇄했다. 내년에도 수도권 점포 개설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2800억 원 수준이었던 예탁금이 지난해 5000억 원을 상회했으며, 대출금도 지난 2016년 2388억 원에서 지난해 3998억 원으로 67% 신장했다.
 

상호금융 사업도 괄목할 만한 실적
김 조합장은 “변화와 개혁을 위한 직원들의 노력과 동참이 큰 힘이 됐으며, 이제는 어업인들도 조합을 믿고 협력하는 단계에 이르게 됐다”며 감사를 표하면서 “목포수협이 진정한 서남권 핵심 조합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수익사업 개발과 환경 개선 등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유통 가공을 위한 시설 확보에 나선다.
김 조합장은 위판 수수료는 이제 한계에 달했기 때문에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지역특산품 개발과 유통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번도 냉동하지 않고 신선함을 유지한 ‘목포 갈치’ 가공품을 생산해 식탁에 올릴 수 있는 유통사업에 나선다는 것이 김 조합장의 구상이다.
또한 완공을 앞둔 목포북항에 들어설 위판 관련 시설을 보완·확대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서남권 친환경 수산종합지원단지사업으로 조성된 북항으로 이전할 선어위판장과 냉동·제빙시설, 젓새우위판장 규모가 협소하다. 사업 유치와 실시설계 당시 조합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해 완공될 경우 이전 효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선어위판장도 외부와 차단된 위생적이며 현대화된 시설로 보완해야 한다.
 

북항 이전 시설 보완 및 확대 필요
특히 어획물량이 올해와 같은 상황이 된다면 위판 지체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선임에도 불구하고 어업인들이 울상인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곳으로 이전할 경우 얼음 공급은 턱없이 부족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를 위해 선어위판장 규모를 확대하고 냉동시설과 제빙공장 등을 확대하는 사업이 필요하다.
사상 최대 풍어를 기록하며 위판 대기표까지 등장한 목포수협은 원활한 위판과 어가 보장을 위해 북항시설 임시 사용 허가를 목포시에 요청한 상태다. 수용공간이 협소해 2∼3일 대기하면서 품질까지 하락하는 것을 방지해 어업인 피해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김 조합장은 “준공을 앞두고 있지만, 길거리에서 대기하는 참조기와 갈치를 위해 임시 사용 허가를 요청해놓고 있다”며 신속한 조치를 촉구하면서 “북항으로 이전을 앞두고 있는 위판장과 냉동시설 등도 어업인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설을 현대화하면서 충분한 시설이 갖춰질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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