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수협은행장 추천 불발 ‘재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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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수협은행장 추천 불발 ‘재공모’
  • 장승범 기자
  • 승인 2020.10.1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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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추위, 표면상 인력풀 확충 차원에서… 20일까지 서류 접수
정부 측은 관료 출신, 수협 측은 내부인사 추천으로 의견 갈려
공적자금 받은 원죄로 경영 간섭에 무력… 결국 정부 측 인물?

차기 Sh수협은행장 선출이 우려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Sh수협은행은 지난 12일 은행장추천위원회를 열고 행장 후보에 응모했던 5명에 대해 면접을 실시했으나 인력풀 확충이란 명목으로 재공모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면접은 강명석 전 수협은행 상임감사, 고태순 전 NH농협캐피탈 대표, 김진균 수협은행 수석부행장, 김철환 수협은행 부행장, 손교덕 산업은행 사외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재응모할 수 있다.

재공모 서류 접수기한은 14일부터 오는 20일까지며 면접대상자는 26일 통보하고 면접은 28일로 예정돼 있다. 이날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다고 해도 이사회, 주주총회 일정까지 고려할 때 차기 행장은 빨라야 다음 달에 취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 행장이 선임될 때까지 현 이동빈 수협은행장이 업무를 지속하기에 경영 공백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임기는 오는 24일까지였다.

한편 1차 수협은행장 후보 선출 불발은 행추위원들의 행장 후보에 대한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기 때문이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수협중앙회 추천 2명과 해수부·기재부·금융위 등 정부부처가 추천한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5명 중 4명이 동의를 해야 추천이 가능하기에 위원들의 의견이 갈리면 합의가 쉽지 않은 구조다.

수협은행장을 선출할 때마다 수협중앙회와 정부 측의 입장은 달랐다. 정부는 공적자금을 투입했기에 이를 관리하기 위한 관료 출신을 밀었다. 공격적인 영업보다는 안정적인 관리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수협중앙회는 내부 출신의 금융전문가를 바라고 있다. 수협조직을 잘 알고 공적자금 상환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수익 제고를 이끌 수 있는 전문경영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정부의 뜻대로 추천되는 결과를 낳았다. 수협은행장 선출에 정부 측의 입김이 거센 이유는 수협은행은 1조1581억 원의 공적자금을 받았기에 경영에 자유롭지 못한 측면이 있다. 아직도 갚아야 할 공적자금이 8533억 원이나 남아 있어 정부 측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사정인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1차 공개모집에 관료 출신이 없어 무산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수협은행장 선임은 앞서 이동빈 은행장을 선출할 때도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7년 4월 이원태 전 행장이 물러난 이후 행추위가 후보를 선출하지 못해 세 번이나 공모한 끝에 현 이동빈 행장을 추천한 것이다. 그 기간이 6개월이었다. 이에 차기행장 선출도 정부 측과 수협의 의견이 팽팽해 길어진다면 “현 이동빈 행장이 12월 말에 내년 인사까지 하고 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도 들리고 있다.

수산계 모 씨는 “수협은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원죄로 정부 의견에 무력한 것 같다. 정부는 이를 빌미로 수협 경영 등에 간섭이 지나친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적자금을 공짜로 준 것도 아니고 경영 책임도 정부가 질 것도 아닐 텐데 수협이 자율경영을 하게끔 두고 결과로 책임을 물으면 될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전 수협의 상황으로 보면 이번 은행장 추천도 결국 수협 측의 의지보다 정부 측의 입김이 쎌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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