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할퀴고 간 동해안 ‘쑥대밭’
상태바
태풍이 할퀴고 간 동해안 ‘쑥대밭’
  • 안현선 기자
  • 승인 2020.09.14 0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릉도 태풍 직격탄 맞아 600억 피해… 섬 초토화
정세균 총리 울릉도 찾아 “특별재난지역 지정 검토”
경북지역 항만 파손되고 양식장 어류 및 시설 피해 
강원 삼척·양양도 피해 커 특별재난지역 지정 요청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발생한 피해 복구작업이 끝나기도 전에 역대급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0호 태풍 ‘하이선’ 내습으로 전국 어촌 곳곳이 막대한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태풍 하이선은 동해안 지역에 큰 상처를 남겼다. 태풍 직격탄을 맞은 울릉도는 방파제가 유실되고 일주도로가 끊기는 등 섬 전체가 초토화됐다.

울릉군에 따르면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으로 사동항, 남양항 방파제 320m가량이 파손됐다. 유람선과 예인선 3척이 피해를 봤고 여객선 1척은 침수됐다. 어촌 30척도 전도·유실됐으며, 도동항 여객선 터미널과 상하수도 시설도 파손됐다. 울릉군이 집계한 태풍 피해는 218건, 피해액은 600억 원에 이른다. 지난 2003년 9월 큰 피해를 남겼던 태풍 매미로 입은 피해액 354억 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

지난 9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막대한 태풍 피해가 발생한 울릉군을 찾아 “특별재난지역 지정 검토 등 법과 제도에 따라 적극적으로 태풍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총리와 함께 울릉군을 방문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울릉 사동항, 남양항 등 피해 현장을 함께 둘러본 뒤 울릉 일주도로 피해를 점검했다. 

울릉도뿐 아니라 경북지역은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포항시는 태풍으로 어항시설, 수산시설, 해안시설물, 하천 등의 공공피해가 101건이며, 주택, 소상공인, 농업시설, 수산시설 등 사유시설 피해물량이 665건에 이른다.

주택은 반파 115건, 전파 6건, 침수 8건으로 집계돼 삶의 터전을 잃은 시민들의 피해가 심각하다. 특히 포항시 구룡포읍은 해안마을을 중심으로 10m가 넘는 파도가 덮쳐 주택 지붕 42곳이 부서지고 담장 31곳이 무너졌으며, 양식장 등의 시설물이 붕괴됐다. 

구룡포해수욕장 인근에서만 집 3채가 완전히 부서지고 주택 20채가 반파됐다. 바닷가 인근 상가와 식당 수족관의 활어들이 대거 폐사해 주민들은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경북도가 지난 13일까지 파악한 포항시의 잠정 재산피해액은 95억9150만여 원이다.

경남지역 피해도 만만찮다. 연이은 태풍과 산소 부족 물덩어리 발생으로 진해만 일대 어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경남도 집계를 보면 지난 7일 기준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 영향으로 어선과 양식장 등에서 총 90건, 20억9900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강원도도 삼척과 양양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으로 양양 150억 원, 삼척 89억 원, 고성 63억 원, 강릉 12억 원, 속초 11억 원 등 총 430억 원이 넘는 피해를 봤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삼척과 양양이 조속히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게 조치해달라”며 “삼척 임원항, 호산항 등에서 큰 피해가 있었는데 항만 등이 과거 공법으로 지어져 보강과 신설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