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괴석과 출렁다리의 조화, 삼척 초곡용굴촛대바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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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괴석과 출렁다리의 조화, 삼척 초곡용굴촛대바위길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0.09.1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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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삼척의 가을 포구를 찾는 길은 떨림이 있다. 호젓한 바다와 어우러진 해변 길은 파도와 이색 지형이 뒤엉켜 설렘으로 다가선다. 

고요하고 아늑한 포구, 초곡항
초곡항은 삼척의 고요하고 아늑한 포구다.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의 고향으로 알려진 작은 어촌은 최근 기암괴석 해변 길이 공개되며 삼척의 새 명소로 조명받고 있다. 
근덕면 초곡항은 삼척해양레일바이크가 출발하는 궁촌해변과 어촌체험마을로 유명한 장호항 사이에 다소곳이 자리한다. 국도7호선에서 벗어나 문암해변을 거쳐 해안 길을 굽이굽이 지나면 초곡마을에 닿는다.
해안 절벽을 잇는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은 촛대바위, 거북바위, 사자바위, 용굴 등 독특한 지형이 늘어선 해안 절경 외에 출렁다리가 이 길의 주요 자랑거리다. 끝자락인 용굴까지 데크 512m, 출렁다리 56m 포함 총연장 660m의 길이 짙푸른 해변을 따라 이어진다. 용굴 일대는 구렁이가 용이 돼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다.
독특한 바위가 빚어낸 해안 절경은 군사보초구역이라 한동안 육로로 다가설 수 없었다. 장호항에서 배를 타고 감상하거나, 초곡마을 주민이 귀한 손님에게 배편으로 보여주던 숨은 명소다. 예산 93억 원을 투입해서 해안 절벽을 따라 데크를 만들고, 철조망을 걷어낸 뒤에야 이곳의 비경이 일반 관광객에게 공개됐다.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은 초곡항에서 어판장을 지나면 빠르게 연결된다. 잔 파도에 몸을 뒤척이는 고깃배와 흰 등대를 지나치면 길 초입이다. 데크에 발을 디디면 바위 위에 우뚝 솟은 제1전망대가 먼저 모습을 드러낸다. 전망대가 세 군데 있지만,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의 윤곽을 조망하기에는 이곳이 탁월하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드넓은 동해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 좋은 지점이 보인다. 포토 존 모형 안에 푸른 바다가 동그랗게 담긴다. 청정한 초곡항 앞바다는 자연산 문어, 전복 등의 주요 서식처다. 제주에서 건너온 초곡마을 해녀들은 물질로 삶을 꾸려갔다.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의 어머니 역시 제주 출신 초곡마을 해녀다.


바다 위에 걸린 출렁다리
초곡용굴촛대바위길 출렁다리는 바닷가 움푹 들어간 절벽 사이를 가로지른다. 길이 56m에 높이는 약 11m다. 심하게 흔들리지 않지만, 다리 중앙이 유리라 발 아래 파도 치는 바다를 내려다보면 아찔하다.
출렁다리를 지나 모퉁이를 돌아서면 기암괴석의 향연이 펼쳐진다. 뭉툭한 탑처럼 비쭉 솟은 촛대바위 옆으로 거북바위가 있다. 파도가 넘나드는 촛대바위는 이 길의 주요 상징물이다. 예전에 배를 타고 초곡항 구경에 나선 사람들은 바다 위에서 촛대바위를 바라보는 게 큰 즐거움이었다.
거북바위는 커다란 바위 맨 위에 거북 한 마리가 놓인 형상이다.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이 다른데, 용굴 쪽으로 다가가서 보면 삼각형으로 변해 ‘피라미드바위’라고도 부른다. 길 끝자락 절벽에는 사자바위의 윤곽이 또렷하다. 수컷 사자가 절벽에 얼굴을 내밀고 동해와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이다.
용굴 입구의 계단을 내려서면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이 마무리된다. 용굴에는 가난한 어부가 죽은 구렁이를 발견한 뒤 초곡 용굴에서 정성껏 제사를 지내자, 구렁이가 용이 돼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다. 그 후 어부는 그물 가득 고기를 잡았다고 한다. 용굴 위에 구멍이 있어 파도가 칠 때면 더욱 깊은 울림을 만든다. 작은 배는 용굴 사이로 드나들 수 있으며, 6·25전쟁 때 마을 주민들이 배를 타고 이곳에 와서 숨어 지냈다는 아픈 사연도 전해진다.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은 왕복 30분 거리인데, 사진을 찍으며 걷다 보면 한 시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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