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업유산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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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어업유산의 가치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0.08.2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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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회문화적인 가치
김 양식 과정은 김발 짜기, 어장 정리, 포자 붙이기, 김발 막기, 관리 및 채취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시기별로는 6~7월에 김발 짜기, 8월에 어장 정리 및 분배가 이뤄진다. 8월쯤에 미리 바다에서 배양한 포자가 붙은 김발을 수온과 물때에 맞춰 9월에 양식장에 넣는다. 이후 노출 등을 조절하며 김발을 관리하고 12월 무렵에 초사리(첫 수확)를 한다. 추운 곳에서는 4월까지, 따뜻한 남쪽 해역은 좀 일찍 채취를 마감한다.
김 양식의 주기는 1년인데 생산 과정은 준비, 채묘, 채취, 세척, 분쇄, 주형, 건조 등 일련의 연속 작업이며 이후 판매 과정으로 이어진다. 김 양식의 경우 생산 과정은 크게 양식 준비기, 양식기, 채취기, 가공기, 판매기로 구분할 수 있다. 
양식 준비기는 전해의 채취가 끝나는 4월부터 1차 채묘가 이뤄지기 전인 8월까지며, 양식기는 8월부터 11월까지, 채취기는 11월부터 4월까지다. 준비기에는 양식시설 손질과 김발 짜기가 주요한 일이다. 김발은 4~5월에 철거가 이뤄지며 철거된 시설에 붙어있는 물질들을 제거하고 소독해 보관하며 6~7월에 김발을 엮는다. 김 양식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생산도구인 김발은 가구별로 대나무를 로프로 엮어서 만드는 데 양식이 마무리된 후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짜게 된다. 이를 ‘구를 짠다’라고 표현하는데 대나무는 광주나 담양에서 구해온다. 그 외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이 로프값이다.
과거에는 김 양식 어업인들이 가장 바쁜 시기는 8월과 9월로 어장 정리와 김을 막는 시기였다. 당시 어장 정리는 마을에서 공동으로 7~8월에 시행했다. 어장을 정리할 때는 김발을 고정하는 말뚝을 박고, 준비한 김발을 엮어서 양식 준비를 마친다. 이에 앞서 김 양식을 할 어업인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어촌계 회의를 통해 양식지를 추첨을 통해 결정한다. 그리고 음식을 준비해 나누고, 마을에 따라 김 양식이 잘되기를 기원하는 갯제, 풍어제 등 마을제의를 지내기도 했다. 이런 생업의례는 지주식 김 양식이 주류였던 1970년대까지, 지역에 따라서는 1980년대에도 유지됐다. 또 매년 어장의 비옥도에 따라 각각 추첨을 통해 어장을 분배하기도 했다. 이는 자원의 평등한 이용과 관리를 위해 마을공동체가 만든 적응방식이었다. 하지만 부류식으로 전환되면서 김 양식은 마을공동체의 규제에서 벗어서 산업화되고 시장 질서에 편입됐다.
김 양식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채묘가 얼마나 잘됐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그래서 어업인들은 과거에는 시설에 김 포자가 잘 붙기를 기원하는 고사도 곧잘 지내곤 했다. 
1990년대 초반까지는 대부분 자연채묘 방법을 이용했다. 어장 중에서 김 포자가 많이 있는 곳에 김 양식시설을 설치해 부착하도록 했다. 벼농사의 모판과 같은 역할을 했다. 어느 정도 포자가 붙어서 자라면 양식장으로 옮겨 본격적으로 김 양식을 한다. 
이후 포자를 인공으로 배양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육상에서 굴 껍데기 등을 이용해 포자를 배양해서 바다에 설치된 김발에 매달아 부착시키는 방법이다. 그리고 2000년 초반에는 마침내 완전 육상채묘 방식이 개발됐다. 이 방법은 정수된 바닷물을 담은 수조에 잘 성숙된 포자를 방출시켜 지름 2m의 물레형 육상채묘기를 회전시켜 발에 포자를 부착시키는 방법이다. 
김 양식은 수온에 민감하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채묘 적기가 다를 수밖에 없고, 지자체는 그 시기를 확인해 어업인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보통 채묘의 적기는 9월 중순에서 10월 초순까지다. 수온은 23℃ 이하의 맑은 날씨와 바람과 조류가 적당한 시점을 잡아야 한다. 
<자료 제공=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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