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수산생물병원체로 고부가가치 자원 강국의 시대를 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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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수산생물병원체로 고부가가치 자원 강국의 시대를 열어간다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0.05.2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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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영 국립수산과학원 전략양식부 병리연구과 박사

작년 연말까지만 해도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 우리에게 가져다줄 ‘변화’와 ‘희망’이라는 키워드로 기분 좋은 몸살을 앓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선언된 지금, 감염병이 몰고 온 대위기는 엄청난 위력으로 4차 산업혁명이 펼치던 청사진을 새로운 암흑시대 극복이라는 화두로 뒤바꿔놓았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동안 진단키트 개발, 역학조사, 차단 방역 등에서 매우 훌륭한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병원체자원은행(질병관리본부 산하)이 국내에서 분리된 코로나 바이러스를 분양한다는 기사도 보도됐다.

관련 부처와 연구기관에 분양된 바이러스는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진단제, 치료제, 백신 개발 등에 활용된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입증된 것처럼 병원체자원은 인류가 안전하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건과 의료기술을 발전시키는 데에 가장 중요한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주변에는 간혹 ‘병원체자원’이라는 말에 “병원체가 자원인가? 자원이란 석탄, 목재 같은 것들을 말하는 게 아닌가?” 하고 되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자원’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면, ‘인간생활 및 경제 생산에 이용되는 원료로서 광물, 산림, 수산물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는 정의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인간 생활 및 경제 생산에 이용되는 노동력이나 기술 따위를 통털어 이르는 말’로 정의돼 있다(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이제는 왜 병원체에 자원이라는 말을 붙이는지도 이해가 될 것이다. 예전에는 광물이나, 산림, 수산물 등이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됐다면,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의 위험이 커지고 있는 지금은 병원체자원의 가치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 생물자원에 대한 이익은 약 700조 원으로 추정되고 이 중 병원체자원 활용을 포함하는 제약 및 생명공학 시장규모가 85% 이상을 차지한다는 자료도 있다. 병원체자원은 유행 양상과 토착성에 따라 각기 다른 특성을 나타내고 있어, 우리나라에 적합한 고부가가치 병원체자원의 확보가 필연적이다.

국내에서는 국립보건연구원이 인체병원체를 관리하고(국가병원체자원은행),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가축병원체(한국수의유전자원은행)를 관리하고 있다. 수산생물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는 국립수산과학원 병리연구과에서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수집·관리·활용하고 있다.

병리연구과는 수산생물의 건강관리와 양식생물의 안전한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2002년부터 어류 병원체를 수집해 자원으로 보존하면서 진단법 및 치료제 개발 등의 연구에 활용해왔다.

2005년에 공식적으로 균주은행 운영을 시작한 이래, 올해로 만 15년이 됐다. 2006년부터는 분양 규정을 만들어 연구기관이나 업계에서 희망하는 경우, 에드워드균 등을 3종을 무상으로 분양했다. 2011년에는 수산미생물 기탁등록보존기관으로 지정됐으며, 2014년에 분양균주를 7종으로 확대했다.

초창기에는 수산 시험연구를 수행하는 과정 중에 수집되는 병원체를 보존·관리하는 수준이었으나, 2016년부터 나고야의정서(생물다양성 협약으로 2017년부터 시행) 발효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균주은행 고도화 전략’을 자체 수립하고, 적극적으로 병원체 수집을 확대해나갔다.

그 일환으로 2017년부터 수산미생물의 종 동정 서비스를 추진해 능동적으로 병원체자원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특히 민간 진료기관인 수산질병관리원, (사)대한수산질병관리사회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양식 현장에서 임상진료 후에 폐기되던 병원체를 수집했다.

고부가가치 병원체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진료를 담당하는 수산질병관리원의 진단 역량을 높이는 일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했다. 전국에 거점병원의 형태로 협력질병관리원을 지정하고, 정기적으로 진단기술 교육 서비스도 제공했다.

이곳에서 수집된 병원체는 균주은행으로 보내져 특성을 구명하고 자원으로 보존해왔다. 균주를 제공한 수산질병관리원장에게는 무상으로 병원체 종 동정 검사 서비스를 지원함으로써 민간진료의 질을 높일 수 있었다.

수산과학원과 수산질병관리원과의 양방향 소통의 결과로 2017년부터는 신규 병원체 수집이 크게 증가했고, 현재 균주은행에서는 4700여 점의 수산생물병원체를 보존하고 있다.

이렇게 수집된 병원체자원은 수산과학원의 연구에 활용될 뿐만 아니라 대학 등 연구기관, 민간 기업 등에 분양돼 다양한 진단용 키트, 수산용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보급됐다.

또한 2019년에는 ‘수산생물병원체 빅데이터 구축 및 유전자변이 관리시스템 운영’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해양수산과학기술대상에서 단체 학술연구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의 글로벌화로 감염병의 발생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식품으로 공급되는 육류나 수산물에서도 질병으로 말미암은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도 기후변화와 서식처의 악화로 병원체의 변이가 쉽게 일어나고, 그로 인해 병원성이 증가한 병원체들이 새로운 질병을 발생시키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인 대응태세를 갖추고 인체·가축병원체 관리기관과 함께 원헬스(One-Health)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 균주은행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올해 세계미생물자원은행연맹(World Federation for Culture Collections, WFCC)에 가입해 국내에서 분리된 미생물 자원의 주권을 확보하고, 수산생물질병 연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분양 균주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데이터베이스로 구축된 병원체자원의 유전 정보를 활용한 유전자 변이 감시기술을 통해 신종 병원체의 출현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균주은행의 표준화된 병원체자원 정보는 공공데이터로 가공해 관련 연구정보의 서비스를 확대하고 대국민 활용도도 높여갈 계획이다.

미생물 자원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국가·지역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앞으로도 미래 고부가가치 병원체자원을 개발·활용하고, 세계 수산미생물 자원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며, 자원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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