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는 생산을 저하시키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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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는 생산을 저하시키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없다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0.05.1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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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문 쌍끌이대형기선저인망선주협회장
정성문 쌍끌이대형기선저인망선주협회장

“심봤다!” 심마니는 산속 비탈에 미끄러져 다치기도 하고 나뭇가지에 피부가 상하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심봤다는 메아리를 듣기 위해 고난을 마다 않으며 깊은 산을 헤집고 다닌다. 

우리 어업인들도 거친 파도에 배가 넘어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알면서도 물고기 떼를 만나기 위해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바다를 헤매고 다닌다.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사람의 욕망은 치열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수산업법 어업허가와 관련해 허가가 취소된 자의 경우 해당 취소어업에 대한 새로운 어업허가와 어선 또는 어구에 대한 허가의 제한기간(수산업법 제11조 제1항) 관련 조항이 2020년 4월 14일 개정됐다.

이 법 최초 제정 당시에 비해 오래전에 기존의 제한기간에서 딱 2배로 강화됐고 다시 이번 개정을 통해 5항의 경우 1년에서 2년, 7항의 경우 10개월에서 2년, 8항의 경우 10개월에서 1년 6개월로, 최초 제정 당시보다 4배 이상 무시무시하게 강화됐다. 

2019년 봄에 정부는 어업인의 불법조업에 따른 허가 취소를 기존의 삼진아웃에서 단 두 번의 위반에 적용시키려고 하다가 어업인들의 반발로 거둬들인 적이 있다. 이번 법 개정은 작년의 실패를 다른 방법으로 재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어선의 경우는 2년을 조업 없이 물양장에 방치하다가 다시 사용하는 것은 경제적·물리적으로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허가가 취소되면 재신청기간이 1년 6개월이지만, 1년 단위의 어기를 감안한다면 사실상 2년이다. 2년 후 다시 어선어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는 결국 허가권을 국가가 몰수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밖에 없다. 사회주의 국가가 국민의 사유재산권을 몰수하는 전초전으로 보인다. 어업인은 부도덕한 집단이 아니다. 고래(古來)로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거친 바다에서 목숨을 걸고 물고기를 잡아 생활을 영위하고 잉여생산물이 있다면 시장에 팔아서 조금 더 윤택한 생활을 하기 위한 삶의 도구로 어업을 운영할 뿐이다. 

육지와는 달리 바다는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물고기가 한자리에 생활하지 않고 이동을 하기 때문에 정치성 어구를 사용하는 어업인은 어구의 제한 사항을 잘 지키면 된다. 그러나 정치성 어구를 사용하는 어업인도 다량의 물고기를 잡기 위한 욕심으로 어구를 적극적으로 개량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끌이형 어구를 사용하는 어업인은 남의 구역에 간혹 들어가기도 한다. 이동하는 물고기를 쫓아가는 것은 어업인의 본성일 뿐이다.

물론 욕심에는 대가와 책임이 따른다. 바로 그것이 불법조업에 대한 허가의 제한 조치이다. 현행법은 조업금지구역 위반의 경우 1차 40일, 2차 60일, 3차의 경우 허가가 취소된다. 그리고 재허가를 신청하는데 현행은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둔다. 그런데 이것이 1년 6개월이 된다는 것은 사실상 국가가 허가를 몰수해가는 조치로 볼 수밖에 없다.

지금 국내 연근해어업의 생산량이 90만 톤 이하로 줄어들었다. 우리 쌍끌이어업의 경우 허가정수는 37통이고 현재 36통의 어선만 유지하고 있다. 어선 척수는 72척으로 선사당 연간 약 2000톤의 어획물을 생산하며 약 6만 톤 규모로 우리나라 연근해 생산량의 약 7%의 부담을 하고 있는 수산물 생산 분야의 효자이다. 

수산물은 우리 국민들의 단백질 공급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어업인들이 거친 바다에서 목숨 걸고 물고기를 잡아서 국민들의 식량 안보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정부 당국자가 알아주었으면 한다. 어업인들은 식량 안보의 역군이다. 규제는 생산의 저하를 가져온다. 수산물은 쌀과 마찬가지로 국가의 중요한 식량 안보 자원이다. 

3차례의 제한조치, 1년의 어업정지는 불법조업에 따른 충분한 고통과 반성의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개정을 철회해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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