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업 유산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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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어업 유산의 가치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0.05.1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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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식량의 가치 측면 - 양식어업

1960년대 굴 양식은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1970년대 중반부터는 경남 지역에 굴 양식이 급격하게 확산됐다. 이는 초기 굴 생산이 자연산 중심에서 갯벌지역에 투석식 방법을 활용해 이뤄졌지만, 1970년대 이후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과 기술 지원에 힘입어 깊은 바다를 중심으로 수하식 양식이 대규모화됐기 때문인데, 최근 무분별한 간척사업과 해양오염 등의 갯벌 파괴로 굴 양식장은 축소되고 있다.

현재 전라남도 고흥 나로도 지역, 여수 가막만 해역, 경상남도 남해군 청산 해역, 고성의 자란·사량 해역, 거제·한산만 해역에서 대규모로 수하식 양식이 이뤄지고 있다. 서·남해안의 굴 양식은 어업인들에 의해 공동 경영되는 형태를 띠고 있지만 경남 통영 일대 수하식 굴 양식은 이미 기업적 성격을 띤다.

가장 단순하고 원시적인 방법으로 인간이 단백질을 얻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그곳은 갯벌이요, 바다다. 때로는 맨손으로, 때로는 작은 호미로 식품회사나 제약회사가 야심차게 선전하는 알약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영양분을 얻을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봄 도다리, 가을 전어’, ‘봄 주꾸미, 가을 낙지’, 술꾼들과 미식가들의 사람을 듬뿍 받는 매생이와 겨울 꼬막, 음식의 간을 결정하는 천일염과 젓갈은 모두 갯벌에서 생산되는 것들로 바다와 갯벌은 어업인들의 삶뿐만 아니라 도시민들의 식탁도 풍요롭게 만든다. 곳간에서 인심난다 했던가, 갯벌에서 ‘맛’이 난다.

바다 음식은 철이 있다. 육지 음식과 달리 바다 음식은 인간의 힘으로 철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갯벌에 유리 온실을 만들 수도 없고, 수온을 높여 여름철이 제철인 민어를 겨울에 잡을 수도 없다. 설령 철 모르는 고기를 잡는다 하더라도 제맛을 느낄 수는 없다. 

갯벌과 바다에서 나는 것치고 젓갈로 담글 수 없는 것이 있을까. 젓갈의 종류가 아무리 많아도 젓갈의 대표는 역시 새우젓이다. 젓새우 어장은 인천·경기지역은 강화, 옹진 장봉도, 용유도가 유명하고 충남 지역은 천수만, 전북지역은 곰소, 위도 부근의 칠산어장, 그리고 전남지역은 전장포, 안마도, 비치도와 허사도 외해, 칠발도 어장, 도초도와 우이도 근해, 진도 조도 해역에 형성돼 있다. 이 중 인천·경기지역은 영종도에 인천 국제공항이 건설되면서, 충남지역의 어장은 천수만 간척사업으로 축소되거나 훼손되고 있다.

전남 지역의 젓새우 어장은 연안자원의 고갈로 깊은 바다로 이동하고 있으며, 진도 조도의 서거차도 부근에 새로운 어장이 형성되기도 했다. 새우가 성장하는 곳은 풀등이라는 바닷속 모래언덕이다. 어업인들은 이를 풀치라고 부르는데 지방자치단체 재원 확보 차원에서 한때 추진된 해사 채취로 새우 서식처가 파괴돼 어업인들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 중 최고로 쳐주는 것은 오젓과 육젓으로 한 통에 몇백만 원이 훌쩍 넘는다. 새우를 이용한 젓을 백하라고 하는데 젓을 담가놓으면 새우 색깔이 하얗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새우젓은 3, 4월에 잡는 봄젓, 5월에 잡는 오젓, 6월에 잡는 육젓, 가을에 잡는 추젓, 중하젓(봄 중하, 가을 중하)으로 구분하는데 오젓과 육젓이 최상품이다. 5월과 6월에 잡히는 새우가 육질과 색깔 측면에서 가장 좋기 때문이다.

좋은 젓갈을 만들기 위해 새우나 생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소금이다. 소금 맛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갯벌인데, 좋은 개벌에 바람과 햇볕이 잘 만나야 좋은 소금이 생긴다. 그때가 바로 5월과 6월이며 그 젓갈이 바로 오젓, 육젓이다. 오젓과 육젓은 너무 비싸 옛날 서민들은 쳐다보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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