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수산물 품질 판정시스템 산업화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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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수산물 품질 판정시스템 산업화방안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0.05.0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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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산업 현장서 활용 가능

법적 근거나 관련 규정 없으면 시스템 개발 무의미
품질 측정 장비도 고가인 만큼 업체 부담 줄여줘야
생산이력제 등과 함께 관리하면 시너지 효과 제고
수산물 품질 보증, 소비 촉진 등 긍정 요소도 많아

 

남택정 부경대학교 미래수산식품연구센터장

온 나라가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게 잠시 멈춘 듯한 삶을 체험하고 있다. 그 때문에 소비 패턴도 온라인 시장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수산업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필히 해야 할 것이다. 
작년 보고서에 나온 결과를 보면, 수산식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지 않는 이유 중에서 응답자의 약 77%가 배송 중 상품 신선도 저하에 따른 변질이 우려된다고 응답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가 수산식품을 안심하고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신뢰도 높은 신선도 유지 유통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미 콜드체인 시스템으로 신선식품의 유통은 실행되고 있지만, 품질 이력까지 검증이 가능한 유통 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지능형 수산물 품질 판정시스템 개발
현재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들을 활용하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이미 모든 분야에 융·복합 형태로 스며들고 있으며, 전통적인 수산업도 스마트라는 이름으로 재도약하고자 하는 의지가 많은 정책들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수산식품은 안전에 대한 걱정 없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품질 검정 및 유통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생산지부터 가공, 유통 전 과정이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요소 기술들을 수산식품 가공 및 유통 관리에 적용될 수 있게 지속적으로 개발해 실용화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작년에 부경대학교와 ㈜디바이스넷이 공동으로 지능형 수산물 품질 판정시스템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적색육인 고등어를 원료어로 사용해 컨베이어 벨트 위를 통과하는 고등어의 눈을 영상으로 분석해 신선도를 판정할 수 있게 했고, 가공 처리하는 과정에 고등어 필렛을 분석 챔버에 넣어 TMA(트리메틸아민)를 저농도에서도 측정 가능하게 개발했으며, 동시에 방사능을 현장에서 신속하게 측정 가능한 장치도 개발했다. 또 포장지에 비가역적적인 온도 인디케이트를 부착해 유통과정 중에 저장온도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이러한 전 과정을 소비자가 직접 스마트폰으로 품질 이력과 방사능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앱도 함께 구축했다.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기 위한 조건
이렇게 개발된 수산물 품질 판정시스템이 많은 관심을 가질 만한 기술을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산업 현장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즉 여러 형태로 산업화방안을 모색할 수 있겠지만,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업보다는 정부가 주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것은 수산물 품질 보증과 국민 건강 그리고 수산물 소비 촉진 등 파급효과가 동시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중요한 것은 이러한 품질 평가시스템을 활용하는 데 법적 근거나 관련 규정이 없으면 가공생산업체 입장에서 생각하면 품질 판정시스템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오히려 영업에 방해가 될 것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책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로는 품질측정 장비 또한 고가의 장비이므로 정부에서 장비구축 지원사업을 기획해 수산식품 가공업체에서 큰 부담 없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농업 분야에서는 일찍부터 농기구를 개발해 농민에게 널리 보급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있었듯이, 수산 분야도 재정적으로 정부 지원이 가능하면 국민 건강과 관련된 수산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품질 판정시스템 보급은 더 용이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미 시행하고 있는 수산물 가공시설에 대한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처럼 품질판정 설비도 법적 근거를 통해서 관리하면 쉽게 실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스템을 널리 보급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서는 품질 판정시스템을 설비한 식품제조업체의 생산 제품에는 국가기관에서 인정하는 마크를 부착시키면 소비자들은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을 것이고, 기업에서는 매출액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산업적 파급효과는 점점 커질 것으로 본다. 


공공기관 시스템과 연계 필요
한편으로는 산업화방안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안심하고 수산식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국가 기관인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과 시스템을 연계해 품질정보를 공유하는 것과 ‘식품안전나라’에 정보를 공개해 공공성을 가진 품질의 신뢰성 확보도 가능하다. 공공기관과의 시스템 연계는 소비자들이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고, 다양한 수산식품의 선택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 현재 구축돼 활용하고 있는 생산이력제와 원산지 증명 등과 함께 통합 관리하면 시너지 효과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수산물의 다양성에 의해 수산식품 가공 원료로 사용되는 각종 어종별로 수산물 품질 판정시스템으로 분석한 기초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어느 어종이든지 적용 가능한 맞춤형 시스템을 개발해 모든 수산원료에 대한 품질 판정이 가능하게 활용 범위를 넓혀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염려가 되는 부분은 우리나라 수산물 소비 형태를 보면 아직까지 가공식품보다는 가공 전단계의 수산물 유통이 더 다양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가공 생산 규모가 작은 시설이나 마트 및 재래시장에서도 품질을 확인할 수 있는 포타블 방식의 측정장비도 개발해야 수산물이 유통되고 있는 어느 곳에서나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신선한 수산물 또는 수산가공식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로부터 신뢰 얻을 수 있어야
위와 같이 수산물 품질 관리를 엄격히 실행하고 또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기존 타 업종의 온라인 유통업체처럼 품질 책임제를 시행해 판매한 제품에 품질 이상이 발생한 경우 환불 및 보상을 하듯이 수산식품의 품질 이력 관리시스템을 통해서도 철저한 품질 보증과 함께 품질 이상이 있는 제품에 대해서는 다른 업종과 동일한 방법으로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 활용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품질 판정시스템 개발에 활용된 측정 요소 장치 중의 일부는 국내 기업에서 보유하고 있지 않아 원천기술 개발을 통한 국산화가 필요한 핵심장비 개발도 관련 산업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어종별, 가공 규모, 유통 방법이 각각 다른 수산식품 제조 유형별 품질 판정시스템을 개발해야 하고, 또 휴대용 검증장비도 개발하기 위해서는 분석 방법의 간소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시스템은 고등어 가공공장에 맞게 개발됐기 때문에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 있다. 그래서 산업화를 안정적으로 성공시키기 위해 산업 현장의 시장 및 수요 조사와 소비자들의 요구도 수렴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기술 개발자는 정부와 함께 끊임없는 정보 공유와 첨단 시스템 운영 관리가 가능한 수산전문인력 양성을 동시에 시도해 지능형 수산물 품질 판정시스템을 활용한 산업화가 성공적으로 실현돼 수산업 발전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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