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수산인들이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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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수산인들이여, 파이팅!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0.04.27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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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달상 한국농수산대학 수산양식학과 학과장

요즈음 양식장에 젊은 친구들이 보이고 어촌에 활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양식업은 소비자의 변화와 요구에 따라가기 어려운 데다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되는 등 산 넘어 산인데 젊은 친구들이 양식장에 많이 보인다. 또한 아들딸들과 같이 양식장에서 일하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다. 한국농수산대학 수산양식학과 졸업생들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곳에선 보이지 않은 전쟁이 일어난다. 부모님들이 지금까지 발전시켜온 양식장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아들딸에게 전수하려고 애쓰면서 양식장에 붙잡아두려고 하는데 이 녀석들은 철이 없는 건지, 생각이 없는 것인지 일하다가도 친구 만난다고 도중에 나가버린다. 중간에서 어머니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한 채 눈치도 보고 양쪽을 달래기에 바쁘다.

그래도 기특하게 양식이 이젠 자기 일이 된 것처럼 다음 날 새벽에 또 일을 나간다. 친구들을 만나 술만 먹고 노는 줄 알았는데 모여서 경매 나온 양식장의 환경이 어쩌구 저쩌구 하며 사야 되나 말아야 하나 떠들고 양식물을 가공하면 어떨까, 또는 직판하기에 어디가 좋을까, 같이 투자하자 등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부모님과의 갈등도 서로 달래며 풀기도 한다. 참 쓸 만한 청년들이다.

대학 다닐 때는 과제물은 대충 하면서 다른 과 학생을 만나거나 교수 몰래 선후배가 서로 사귀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여 결국에는 결혼해 아들딸 낳고 잘 지낸다. 졸업 후 수산업의 정착에 문제가 없는지 혹은 부모님과의 갈등은 없는지 등을 상담하기 위해 가끔 볼 때마다 애들까지 데리고 나온다. 이젠 부모님들도 졸업생에게 양식장을 맡기기까지 한다고 들었을 때 이들을 가르쳤다는 뿌듯함과 보람을 느낀다.

해양수산부는 2010년 당시에는 농림수산식품부였다. 수산 분야에 젊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한국농수산대학에 수산양식학과를 만들었다. 한국농수산대학 수산양식학과에서는 연간 30명씩 뽑아 전액 국비로 교육시켜 지금까지 20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생의 대부분은 양식장에서 일을 한다. 졸업생들은 6년간 의무적으로 어업에 종사해야 한다. 따라서 대학에서 어업을 실제로 하고 있는지를 매년 조사한다. 이 결과에 의하면 수산양식학과 졸업생은 농업 분야의 졸업생보다 소득이 많고 어가소득보다 약 1.8배 많게 나타났다.

11년째 맞은 수산양식학과가 2021년부터 어류양식학과와 수산생물양식학과로 분과한다. 입학정원도 각 25명씩 모집한다. 즉 기존의 수산양식학과 30명에서 2개 학과 50명으로 확대된다. 따라서 올해 수산 분야 지원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겐 기회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바다에서 살고 싶지만 어촌에 아무런 연고가 없거나 수산에 대한 기반이 없어 고민하는 학생들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이미 졸업한 젊은 수산인들이 각 지역에서 열심히 하고 있어 이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수산업으로 어촌에 정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꿈이 있다면 도전해볼 만하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지만 양식업은 생물과 환경을 다루기 때문에 더 어렵다. 특히 우리나라 양식업은 생산, 유통, 가공이 서로 연결되지 못하고 제각각인 것 같다. 소비자의 변화와 흐름을 모르고 생산자는 생산에만, 유통업자는 유통에만 열심히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젊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양식업도 사양산업이 될 수 있다.

스마트폰만 만진다고 혼나는 친구들이 이젠 세상에 누구보다 더 빨리 적응하는 것 같다. 20대 청춘이 부모님이 만들어온 양식업을 승계하려고 마음먹은 것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들이 어촌과 수산업에 정착해서 잘살 수 있도록 격려와 박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면 더욱 힘차게 우리의 바다와 수산을 가꾸고 키워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똘똘하고 야무진 젊은 수산인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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