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소쿠리에 고등어를 담네
강현숙
장날, 남자는 리어카에
한껏 부려놓은 고등어를 소쿠리에 담네
나는 고등어를 장만하는 남자를 기다리네
칼로 배를 쫙 가르고 내장을 빼낸 후
척척 소금을 뿌려 반으로 자르는
일사불란한 동작이 확신으로 가득 차 있네
고기를 건네는 그의 손으로
전해지는 하루의 넉넉한 기운
흰 소금이 담긴 플라스틱 통 한편에
질서정연한 천 원짜리 지폐들처럼
제자리에 놓여 기다리는 힘의 정결함을 보네
파장 무렵, 그가 다 팔린 소쿠리를 정리하네
고등어를 팔고 하루를 버는,
하루에 대한 지불이 끝난,
텅 빈, 그러나 충만한
웃음을 둥근 소쿠리에 채우네
※ 강현숙 작가는…
경남 함안 출생. 2013년 <시안> 등단. 울산작가회의 편집위원. 규당약국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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