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업 유산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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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어업 유산의 가치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0.04.2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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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사회문화적 측면-갯벌과 어촌 마을
배타적인 소유가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에 갯벌의 이용 방식과 분배 방식은 훨씬 체계화됐다. 
마을어장 이용 형태는 어장 분배, 의사결정 과정, 노동 방식, 생산량 등을 고려해 분류했다. 
어장 분배는 공동 이용과 개별 이용으로, 노동 방식은 공동 노동과 개별 노동으로 나눌 수 있다. 공동 이용이나 공동 노동은 마을 성원 모두가 참여하거나 마을어장에 대한 이용 권리를 갖는 사람들이 몇 개의 집단으로 나누어 참여한다. 어장 운영과 관련된 의사결정은 마을 총회를 통한 결정과 개인 차원의 결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마을 총회는 어촌 마을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품목 변경 및 어장 확대, 생산 시기, 생산 방법, 분배 방식 등 모든 과정을 논의한다.
어장은 배타적 소유에 준하는 재산적 성격이 강해 생산 시기와 생산량, 판매 방식 등은 개인이 결정한다. 마을어장에서 생산된 수산물은 작업에 참여한 마을 구성원이 균등하게 나누는 공동 분배, 능력에 따라 분배하는 능력 분배, 생산량을 정해놓고 이를 초과할 경우 마을 공동기금으로 회수하는 제한 분배, 마을의 결정이나 노동시간에 관계없이 필요할 때 능력껏 채취하는 개별 분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판매 방식은 자원을 개별 혹은 사적으로 점유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공동으로 판매한다.


3. 식량의 가치 측면-양식어업
어업인들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지만 갯벌에서 김, 미역 등 해조류나 바지락, 백합, 꼬막, 굴과 같은 패류를 채취하기도 한다. 이 중에서 특별한 면허 없이 낫, 호미, 갈퀴 등을 이용해 자연산 미역, 낙지, 바지락 등을 잡는 어업을 맨손어업이라 한다. 모두 펄갯벌, 모래갯벌, 혼합갯벌, 바위 등 조간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조간대 어업이라 할 수 있다. 조간대 몽돌, 바위 등도 넓은 의미에서 갯벌이다. 특히 돌이 많은 조간대는 소라와 전복이 많고 바위에 세모, 가시리, 미역, 톳, 듬북이 등 열손가락이 부족할 정도로 다양한 해초들이 자란다. 이를 서남해역 어업인들은 ‘갱번’이라 했으며, 한때 논과 밭처럼 귀한 대접을 받았다.
먹거리가 없던 시절 민초들은 톳이나 파래 등을 넣어 밥을 해먹었다. 그리고 톳과 미역을 팔아 생활용품을 구하기도 했다. 요즘에 이러한 작업은 노동력 부족과 고령, 그리고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대부분 중단됐다. 다만 자연산 전복, 미역 등이 많이 나는 어장은 해녀를 고용해 채취하거나 입찰을 통해 사고팔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맨손어업은 갱번작업, 관행어업, 마을어업에서 이뤄진다. 이들 어업 형태는 명확히 구분되지는 않는다. 갱번작업은 마을어업이나 관행어업에 속하기도 하는데 경상남도 통영의 매물도, 전라남도 여수, 완도의 생일도, 진도의 조도·관매도, 신안의 홍도·흑산도·만재도 등 먼 섬에서 유지되고 있다. 면허가 없는 관행어업이나 면허가 있는 마을어업에서도 갯벌에서 패류 등을 채취하는 맨손어업은 여전히 활발하다.
서해는 물이 들고 나는 거리가 수십 리에 달한다. 바닷물이 들어와 가득할 때와 빠져나갔을 때의 차이가 크다. 이를 조수간만의 차라고 한다. 이곳은 바다생태계의 근간을 이루는 갯벌생물들이 서식하는 공간이자 어부들에게도 소중한 삶터이다. 
이곳에서는 일찍부터 해조류와 패류가 발달했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심한 펄갯벌에서는 김 양식을 많이 했고 모래갯벌이 발달한 강 하구 지역은 백합의 산지다. 혼합갯벌에서는 바지락이나 굴 양식이 활발하다.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사리 때에도 바닥을 드러내지 않는 곳에서는 가두리양식이 발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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