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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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0.04.06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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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세상을 바꿔놨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이제 전 세계로 번져나가 100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다.

우리나라 국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혼밥이 자연스러워지고, 교실 수업을 대체한 온라인 강의도 등장했다.

국가 간 문이 대부분 닫혔다. 생산원가 절감과 근로 환경을 감안해 진출한 나라에서 입국 금지조치까지 내려졌다. 인적 왕래가 끊어지면서 많은 것이 달라지고 있다.

사람이 감염의 매개는 물론 전체 국가 경제와 산업,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로 떠오르면서 사람을 대하는 방법과 정도가 변하고 있다. 질병이 확산되는 지역은 외부 외출이 금지되고 대면 접촉도 최소화하고 있다.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생산과 소비 환경도 전에는 볼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사람과의 관계 변화는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다. 위기 상황에서 보여준 국가 간 신뢰 문제는 물론 개인 간의 관계도 어떻게 달라질지 예측이 어려울 정도다.

전 세계 사람들의 일상을 바꿔놓은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 끝이 없이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이후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비록 현재진행형이지만 이후를 대비해야만 한다.

내일 상황을 알 수 없을 만큼 크나큰 위기에 직면한 마당에 미래를 준비하라는 것이 황당할 수 있다.

수산계의 상황도 타 산업과 비교할 때 위기감이 결코 낮지는 않다. 소비 감소와 생산 활동 저하로 곳곳에서 지원 요청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사회 활동이 줄어들고 대면 접촉이 최소화되면서 수산물 소비는 물론 생산품의 수급도 원활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당장 인공호흡기가 있어야 하는 업종도 있다. 폐업이나 파산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도 우려될 정도다.

입국 금지 또는 검역 강화로 외국인 노동자 수급이 거의 차단됐다. 이로 말미암아 국내 노동자 수급에 따른 인건비가 상승하고 생산원가도 높아졌다. 선원 수급이 어렵고 원가 상승이 우려되는 일부 어선들은 항구에 배를 묶어두고 있다. 생산활동을 포기한 것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소비 활동이 크게 줄어 수산물 소비 역시 격감했다. 특히 계절적 소비 성향이 강한 멍게와 무지개송어, 향어 등은 가격 하락과 출하 감소로 타격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진 해안가 도시들은 겨우 목숨만 부지하는 실정이다.

연간 5억 달러 수출을 기록했던 김은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크게 줄었으며 매년 봄 실시하는 쿼터 배정도 미뤄지고 있다. 수출 길이 막히면 국내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불리한 상황만 던져 준 것은 아니다. 우선 인적, 물적 교류 차단으로 외국산 수산물 수입이 크게 줄었다. 국내 횟감용 시장을 잠식하던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이 크게 감소하고 일본산 활어 수입도 중단될 상황이다.

출어가 중단되면서 바다 자원에도 변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금어기에 들어간 선망업계는 올해 고등어 어획이 평년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업 축소가 오히려 자원 증가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소비 시장의 변화도 생겨났다. 코로나19 감염 검사 때 사용된 드라이브 스루가 수산물 소비 촉진에 한몫하고 있는 것이다. 경북 포항의 죽도시장과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 등장한 드라이브 스루는 수산물 소비 형태 변화와 소비 확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로 사회 전반에 비접촉 구매 방식이 선호되는 상황에서 온라인 구매도 크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을 통해 유통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수산물 온라인 소비도 증가하는 등 이미 온라인 쇼핑 영역은 우리 일상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코로나19로 사회 전반에 비접촉 구매 방식이 선호되는 상황에서 온라인 구매가 더 크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완도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전국 각지에 광어회 배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배달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

완도군은 지난 4, 5일 양일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침체된 지역의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완도읍과 신지면에서 광어·전복회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판매를 실시했다. 광어회(450g) 2만 원, 광어회(450g)와 전복회(3마리)는 2만5000원, 해조류 말린 것 등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해 수산물 소비 촉진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가지 효과를 거뒀다.

보관에 제약이 있고 변성이 우려되는 수산물, 그중에서도 활어를 드라이브 스루와 당일 배송이라는 방식으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수산업계에 많은 생채기를 내고 있다. 일부 업종은 재기 불능의 위기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위기 상황은 언젠가는 종식될 것이다. 하지만 새롭게 전개되는 미래가 예전과는 크게 달라질 게 분명하다. 미래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승자는 판이 바뀔 때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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