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피해 지원 확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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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피해 지원 확대 시급하다
  • 탁희업 기자
  • 승인 2020.03.02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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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가 코로나19 사태로 전쟁과 같은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감염 경로 확인과 확산 방지 등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하루 수백 명씩 늘어나고 있다. 사망자도 10명을 넘어서면서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전국 광역지자체 모두에서 감염자가 발생할 만큼 청정지역이 없어졌고 환자들이 집중적으로 관리되는 병원이나 종교 시설에서의 환자 대량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어떤 시설에서 대규모 감염자가 나올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사회적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해외 40개국 이상이 한국인에 대해 입국 금지나 격리조치를 취하고 있다. 심지어 최초 코로나19 환자 발생지역인 중국에서조차 우리 국민들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민들의 일상 생활이 달라지면서 산업 전반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전국 최대의 수산물 소비지인 부산 자갈치시장이 개장 이래 처음으로 일주일간 휴장했다. 중국을 비롯한 외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던 서울 노량진수산시장도 썰렁하기 그지없다.

지난해 수입산 연어와 방어 등으로 극심한 소비 부진과 가격 하락을 겪어 고사 직전까지 몰렸던 제주도를 비롯한 광어 양식업계는 코로나 사태로 파산 직전이다. 출하 가격이 최근 10년내 최저 수준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잘 팔리지 않는다.

어업인들의 아우성은 곳곳에서 넘쳐난다. 올해 작황 부진을 겪고 있는 김은 물론 전복 양식업계도 울상이다. 김은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히고 상담조차 어려워졌다. 특히 수출용 원초가 부족하지만 내수용은 잘 팔리지가 않아 이중고다.

비교적 따뜻한 겨울로 강원도 등지에서의 겨울 축제가 개최되지 못해 울상이던 송어양식업계 역시 관광객 감소로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재고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키울 종묘 입식을 해야 하지만 상품 출하 지연으로 입식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활어 수출업계 역시 코로나19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이나 베트남, 중국으로 수출되던 활어는 시장에서의 소비 감소로 주문량이 절반 이하로 대폭 줄었다. 미국과 베트남의 중국인(화교)과 우리 교포들의 소비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데 해양수산부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대책에만 골몰하고 있다. 항만과 해상 여객 운송에 대한 유입 방지도 중요하다. 내부에서의 방역도 중요하지만 외부의 요인을 차단하는 것이 더 근원적이고 올바른 대응책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야기된 업계의 어려운 점을 파악해 지원대책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 감염원 차단이나 확산 방지도 중요하지만 산업 기반이 붕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마침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24일 해양수산 정책 현장을 점검하고 해양수산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현장점검팀 ‘바다드림’을 출범시켰다. 비록 3개월간의 한시적인 운영이지만 우선 코로나 사태에 따른 업계 지원을 위한 대책반으로 전환 운영해도 될 것이다. 해양, 수산, 해사, 항만 등 분야별 정책담당자로 구성돼 코로나 사태 피해를 파악하고 지원대책을 마련하기도 안성맞춤이다.

‘바다드림’팀에서 조사된 내용은 매월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보고되고 담당 부서에 전달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비상 시국에서는 즉각적으로 장관에게 보고하는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가 자고 일어나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조차 어느 정도까지 지속될지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암울하기 그지없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지금이라도 업계의 현황을 파악하고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영어자금 수요 조사를 실시해 지원 규모를 확인하고 긴급한 사항에 대해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17일 코로나19 대응책으로 어업인 긴급경영안정자금을 근해안강망 업계를 대상으로 12억 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이후 감염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새로운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어류양식업계는 사료구매자금의 상환 연기 또는 이자 감면 요청을 추진하고 있다. 김과 전복 역시 자금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어선원이나 외국 인력 수급도 시급하다. 1월 하순 춘절 때 중국으로 돌아갔던 어선원들이 미복귀해 선원 인력 확보가 어려웠으나 이제는 국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우리나라로 들어오려는 외국 인력도 크게 줄어든 상태다. 비싼 인건비 때문에 출어를 포기하는 어선들이 속출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27일 대통령에게 올해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하지만 이날 보고에서는 코로나 피해대책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바다에서 시작하는 혁신성장, 활력 넘치는 연안·어촌’이라는 주제를 내세웠으나 연안과 어촌은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주력 해양수산 산업의 가시적인 성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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