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수산어업사박물관 섭립을 검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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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수산어업사박물관 섭립을 검토하자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0.03.0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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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렬 경남연구원 연구위원
채동렬 경남연구원 연구위원

해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수산업에 초점을 맞추면 아직 전 세계를 대표할 만한 해양어로활동과 총체적인 수산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은 없다. 비록 수산업 선진국 중에 스코틀랜드 어업박물관, 노르웨이 어업박물관, 대서양어업박물관 등이 있으나 전시된 유물은 해당 국가의 특정 시기에 번성한 어업에 집중돼 있다. 

국내에는 수산 역사를 주제로 한 대규모 박물관 시설은 없다. 해양자연 그리고 지역어로에 대한 전시공간은 마련돼 있지만, 인류의 유구한 경제활동이자 생활양식인 어로활동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와 분석을 수행하거나 전시하는 기관은 없다고 봐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 인류가 만들어온 어로기술과 이와 관련된 문화와 생활사를 종합적으로 전시하고 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기획한다면 수산어업사 분야의 세계 대표급 박물관이 될 수 있다. 인류가 그동안 축적한 어업유산과 어로문화, 해양생활사를 보전·관리·연구함으로써 인류 진화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이해하는 공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런 박물관에서 다룰 수 있는 분야와 내용 그리고 형식은 상당히 다양하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분포하는 대표적 어업 유산과 유물을 전시하고, 실물이 보존되지 않은 것은 모형이나 3D영상으로 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최근의 스마트 양식에 관련된 첨단 기술에 대한 소개는 물론 조금 더 확장하면 원양어업, 포경어업, 심지어 그린피스의 반대 활동, 멸종 위기 바다동물을 지키고 바다 환경을 개선하는 활동까지 포함한 인류의 다양한 해양·어로활동을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박물관 실외 공간에 원시 인류의 생활공간을 재현한 원시어로생활체험장을 갖춰 방문객이 박물관에 전시된 어로도구와 기술을 사용해 실제로 어로행위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면 특색 있는 관광지로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또한 국제적인 수산어업사 학술 연구와 국내외 학술 교류행사를 개최하는 학술 연구 기능을 갖춘다면 세계적인 수산어업사 연구의 중심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경남은 수산어업사 박물관 건립의 최적지가 될 수 있다. 세계 1위의 조선업은 물론 독특한 수산 역사와 문화가 있어 수산어업사박물관을 지을 수 있는 적지이지만, 그 위상에 걸맞지 않게 규모 있는 해양 관련 전시시설이 없다.

부산과 인천에는 이미 국립해양박물관이 건립 완료 또는 건립 중이고, 바다가 없는 내륙지역인 충북조차 ‘국립미래해양과학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전남의 경우 목포에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설립돼 있지만 종합적인 수산어업사박물관과는 거리가 멀다. 그 필요성에 대한 합의를 이뤄낸다면 앞으로 타당성 조사와 국비 확보, 민자 유치 등 설립 방법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또 소재 도시도 다각도로 검토돼야 한다. 근대 수산업 발달의 중심지인 통영시, 세계적 어업유산이 분포한 남해안 관광의 중심도시인 사천시, 세계 1위의 조선산업 도시인 거제시, 마산해양신도시를 개발 중인 창원시 등 각각의 해안도시가 특유의 장점을 지니고 있으므로 각 도시의 장기발전계획과 연계하는 방안과 추진 여건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장 적합한 도시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전 세계를 대표하는 종합적인 수산어업사박물관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항공, 철도 등 광역 교통망의 접근성과 경남 해안지역 관광산업의 연계 발전 파급효과가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그물추가 발견되고, 선사시대부터 고래잡이가 성행한 곳, 8000년 전의 목선 유물이 발견됐으며 현재까지도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대형 어살 유적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세계 유일의 종합적인 수산어업사박물관을 건립해 인류의 어업 역사를 체계적으로 보여준다면 세계인의 관심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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