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불러온 킹크랩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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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불러온 킹크랩 해프닝
  • 안현선 기자
  • 승인 2020.02.2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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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입량 늘어 가격 하락하는 듯했으나
언론 등의 홍보로 수요 급증해 다시 상승세
대형마트 할인행사도 소비자 몰려 조기 종료 
상인들은 킹크랩 덕분에 늘어난 방문객 반겨

최근 유통가에선 킹크랩이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킹크랩 값이 떨어지면서 소비자 수요가 급증해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고,  대형마트에선 7일간 킹크랩 할인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물량이 없어 4일 만에 종료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킹크랩 가격은 설 연휴 이후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중국 우한에서 발발한 코로나19가 각국에 전파되며 확진자가 급속히 증가하던 때였다. 러시아 업체들은 중국 춘절 연휴에 맞춰 킹크랩을 수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수출길이 막히자 국내로 물량이 대거 쏟아져 들어오면서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실제 노량진수산시장 주간 수산물동향 자료에 따르면 1월 27일부터 2월 1일까지 거래된 킹크랩 평균가격은 kg당 4만7300원으로 전주(1월 20~25일) 6만2000원보다 20%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현재 킹크랩 가격은 다시 치솟고 있다. 이달 초부터 일부 언론과 수산물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로 킹크랩 가격이 떨어졌다는 내용을 홍보하기 시작했고, 그 바람에 소비자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노량진수산시장 자료를 보면 2월 10일부터 2월 15일까지 거래된 킹크랩 평균가격은 kg당 5만8900원으로 전주(2월 3~8일) 4만9000원보다 2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거래된 평균 도매가격일 뿐 소비자들이 소매점에서 구입하는 가격은 kg당 10만 원에 육박한다. 지난 19일 기준 노량진수산시장 소매점에서 팔린 킹크랩은 9만~9만5000원이었다.

노량진수산시장의 한 상인은 “이달 초부터 킹크랩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 가격이 올라가긴 했지만 덕분에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값이 비싸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횟감 등 다른 제품을 사갔다”고 밝혔다.

대형유통업체도 킹크랩으로 말미암아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이마트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입량이 늘었다며 2월 13일부터 19일까지 7일간 킹크랩을 100g당 498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으나, 소비자가 대거 몰리면서 4일 만에 물량이 모두 동나 행사를 급히 마무리했다.

이마트가 이번 행사를 위해 확보한 물량은 총 20톤으로 2kg크기 킹크랩 1만 마리가량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평소 킹크랩은 하루에 1~2마리 정도 팔리고, 연간 35톤 규모가 소비되고 있다”면서 “물량을 많이 확보한 상태였는데도 예상보다 이번 행사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어서 수요를 따라잡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장만큼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잘 통하는 곳도 없다”며 “합리적인 가격에 수산물이 공급되기만 한다면 소비자들의 소비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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