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시를 만나다] 고래, 소망 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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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시를 만나다] 고래, 소망 우체국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20.02.1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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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소망 우체통

류인서

동해는 태평양으로 열린 길, 고래가 오가던 길
이 바다, 언덕, 어디 고래의 땅 아닌 곳 없어서
수평선은 저렇게 지구의 둥근 가장자리

간절함은 고래만 한 우체통의 몸으로 동굴처럼 앉아있기도 한다고
바다는 이따금 산정의 풀밭처럼 순하게 엎드렸으니
먼 바다 파도 골짜기 사이로 춤추며 오는 그의 미끈한 지느러미 날개 보이는 듯,
그도 우리 마음 모르지는 않을 것이어서

바다에서 적어 부치는 내 막막한 몇 줄의 엽서
여기서부터 고래의 시작일 것만 같아서

 

※ 류인서 작가는…
대구 출생. 2001년 <시와 문학> 등단. 시집 <여우>, <신호대기> 등. 육사시문학상 젊은시인상, 지리산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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